기득권의 반란을 생각한다
이제 1월 하순, 이번 겨울 순례의 세번째 나라를 지나고 있다. 슬로바키아 지도를 보니 산지가 훨씬 많다. 위키사전에 보면, 인구는 550만인데 밀도는 역시 걸어온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의 1/5 수준이다.
https://ko.m.wikipedia.org/wiki/%EC%8A%AC%EB%A1%9C%EB%B0%94%ED%82%A4%EC%95%84
한적한 길을 걷는 동안 저절로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생각난다. 예전 같으면 말이 안되는 수준이하의 사람이 어째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을까. 기득권의 모든 힘을 다하여 그런 인물에 올인하는 것 같다.
그 원인은 역설적으로 한국민중의 약진에 있는 것 같다. SNS시대에 개개인의 1인권력도 커졌다. 모든 분야에서 기득권이라는 완장권력의 힘을 패싱하여 지구촌과 직거래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민들의 에너지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기득권의 자리를 저절로 무너뜨리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다하면서 생떼를 부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4대강이나 핵발전소는 자본세력의 과시다. 부동산금융세력에다가 검찰 쿠데타 그리고 관료기득권도 행세하고 있다. 그 몸통이자 나팔수인 언론은 막장 수준이다. 기득권의 반란이다.
이 글을 연재하는 2025년 초입에, 우리는 그 기득권에 의한 쿠데타의 절정을 겪고 있다. 2년반의 줄기찬 아스팔트 촛불 투쟁에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가세로 큰 고비를 넘었다. 하지만 완전한 해결까지 긴장이 연속되고 있다.
해결된 후에는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헤쳐 갈 것인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긴장과 동시에 희망과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번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온돌은 한국이 원조다. 구들식으로 제대로 시공하면 열효율이 뛰어나다. 필자가 체험한 한국의 어느 구들방은 나무장작 몇개만 불붙여서 아궁이에 넣고 닫아두면 서서히 타면서 열기가 방바닥 전체에 밤새도록 전달된다. 매서운 추위에 방안 공기는 차가울지라도 바닥은 뜨끈하다. 가성비가 뛰어난 열효율장치다.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긴 그런 구들방에서 겨울밤을 보내고 나면 그 자체로 보신이다. 그런 열효율 기술이 널리 퍼지면 지구에 이롭다.
https://sayhikorean.blogspot.com/2020/12/ondol-traditional-heating-system-in.html?m=1
농지의 밭갈이(경운)를 기계로 하게 되면 균일하게 갈아야 하므로 필요이상으로 깊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깊게 갈면 토양속의 이산화탄소의 대량배출이 불가피하다. 편리한 만큼 과잉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수십년동안 이런 경운이 계속되면 아래쪽 지층이 단단해진다. 즉, 경반층이 생겨서, 작물이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토양깊은 곳의 영양소를 끌어올리지 못하므로 비료가 더 필요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비료는 장기적으로 토양을 부실화시킨다. 세계 어느 곳이나 현대 관행농의 구조적 문제다. 이런 방식이 백년 이백년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편집: 이원영 객원편집위원
(글쓴이 이원영은, 국토미래연구소장이자 원전위험공익정보센터 대표로서, 주로 도보행진을 통하여 탈원전운동 및 핵폐수투기저지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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