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라는 말에서 먼저 ‘따뜻함’을 떠올렸습니다

[<한겨레:온>창간 축하기고 1] 홍세화. 사유-실천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 홍세화l승인2014.12.16l수정2014.12.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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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 우리나라 대표 지식인입니다.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2002년 귀국하여 <한겨레> 기획위원, 시민편집인,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편집인을 지냈습니다. 2011년 진보신당 당 대표로 당선되었습니다. 지금은 사유-실천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으로 조합이 발행하는 종합 인문주의 정치 비평지 <말과활> 발행인입니다. 지은 책으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생각의 좌표>,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빨간 신호등> 등이 있고 다수의 함께 지은 책과 번역한 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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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온>이 세상에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국민주 신문으로 세계에 드문 한겨레인 만큼 주주매거진으로서 <한겨레:온> 또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일이겠습니다.

저는 온라인 매거진의 성격을 드러낸 ‘온’이라는 말에서 먼저 ‘따뜻함’을 떠올렸습니다. 저만의 일일까요, 언제부턴가 심성이 강퍅해지는 게 아닌지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불친절이나 냉대도 사회가 나를 버린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고 했는데, 권력이든, 자본이든 가진 자들이 밀어붙이는 세상은 더욱 더 모질고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이 세상이 강요하는 냉소와 좌절에 굴복하지 말자고 따뜻하게 손 내미는 <한겨레:온>이 되길 바랍니다. 26년 전 한겨레를 창간했던 당시 주주들의 뜻이 그러했다고 믿습니다.

권력이나 금력에는 그 자체에 힘이 있어서 ‘권력’, ‘금력’이라고 쓰는 반면에 진실과 정의에는 그 자체에 힘이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한겨레가 건강하려면 시민들이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한겨레가 정론지로서 자본권력과 정치권력에 맞설 수 있는 힘은 시민들에게서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분들은 주주들입니다. 그런데 주주들 중에 한겨레 구독을 하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서글픈 소식을 들은 지 꽤 오래됐습니다. 한겨레의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답하는 분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논조의 70-80% 정도, 아니 51%만 동의하더라도 구독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내 견해를 100% 만족시키는 신문이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저 또한 한겨레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나 사설을 종종 만나는데, 오히려 당연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한국에서 나오는 신문을 진보신문(한겨레, 경향)과 보수신문(이른바 조중동)으로 구분하는 통념에 저는 동의하지 않으며, 그 대신 ‘상식적인 신문’과 ‘몰상식한 신문’으로 나누는 편인데, 상식과 몰상식 사이의 중간은 몰상식에 속하지 않을까요? 사회 불의와 뻔뻔함이 판치는 사회에서 참여하지 않는 것은 중립이 아닙니다.

제가 <한겨레:온>에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쓴다면서 평소 한겨레 주주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신문은 사회의 거울이다.”라는, 널리 퍼진 말에 “한겨레의 건강성은 한국사회 건강성의 척도”라는 말을 얹기도 했던 제 뜻을 드러내고 말았네요. <한겨레:온>이 주주와 독자, 한겨레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들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따뜻한 가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홍세화  hani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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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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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병길 2014-12-31 18:25:04

    '한겨레:온'의 힘찬 출발,
    한겨레 발전에 기여하고, 이 시대에 따뜻한 희망을 키워가는 하나의 큰 주춧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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