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계시는 집

어머니께서 오늘 중환자실에서 1인실로 옮기셨다. 작별을 준비하는 과정인데 헤어짐을 준비하며 어머니도 다른 가족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지낼 시간과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길다면 길었을 생이지만 어머니는 영원한 나의 신이시다. 지난주 내내 목포, 대전을 오가며 회복을 위한 수술을 기대했으나 수술을 진행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위태로운 2~3일이 지나 각 부분의 전문의사 선생님들의 소견과 형제들이 고심해서 내린 결론은 1인실로 모시고 헤어짐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로한 것이다.

지난 2월 3일이다. 불과 두 달전인데 어머니께서 우리와 헤어질 결심을 하신건가? 침대에서 낙상하신 작은 사고가 이런 아픔의 시간으로 다가오다니, 오! 어머니, 어서 일어나세요.
지난 2월 3일이다. 불과 두 달전인데 어머니께서 우리와 헤어질 결심을 하신건가? 침대에서 낙상하신 작은 사고가 이런 아픔의 시간으로 다가오다니, 오! 어머니, 어서 일어나세요.

나는 최근 2~3년 이런 헤어짐 이전에 부모님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했고 그때마다 나의 심정을 써왔다.

 

부모님이 계시는 집

                                                                                                김형효

지쳤다
몸도 마음도
그래서 또 엄마 보고 아부지 보러 갔다
먼 나라에서 날 보고 온 아내랑 함께
그렇게 또 일요일 밤길을 달려 
엄마 보고 아부지 보러 갔다
달도 별도 바라볼 새 없이 달려간 밤길 세 시간
내가 본 엄마 아부지와 함께 한 시간
고작 1시간 남짓
그래도 오성호텔보다 좋고
그래도 몸이 아파 찾는 대학병원보다 
좋고 좋은 최고의 병원이다
밤 11시가 다 되어 찾았고
아침 병원 가시는 7시까지
고작 8시간 한 지붕아래서 숨쉬었고
고작 8시간 품에 안긴 듯한데도
60이 다된 아들과 50이 된 며느리도
몸과 마음이 모두 맑고 깨끗이 씻기는 아침을 맞았다
엄마는 1934년 갑술년 개띠해에 태어나셨고
아부지는 그 뒤로 2년 후인 1936년 쥐띠해에 태어나셨다
이제 두 분 모두 구순이 눈앞이시다
그런 엄마께서 새벽 2시 달그락거리며 밥을 짓고 계셨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시는 두 분께서는 
아들 며느리 아침이 걱정이신거다
"밥 많이 먹고 가그라와"
언제까지 들을 수 있는 엄마의 법문일까?
유행가 가사처럼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듣고 있어도 듣고 싶은" 
성스러운 엄마와 아부지의 법문이다
그 밤과 그 품, 그 집의 향기로 
오늘도 내일도 삶이 맑다
엄마, 아부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지난 4월 15일 어머니께서 수술 대기중이실 때 모습이다. 수술을 마치고 곧 회복하실거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그날 오후 다음 수술날짜에 다시 오리라고 대전으로 오던 길 중환자실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헤어짐을 위해 내일 어머니를 뵈러 가야한다. 어머니께 기적이 찾아올 수는 없는 것인가?
지난 4월 15일 어머니께서 수술 대기중이실 때 모습이다. 수술을 마치고 곧 회복하실거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그날 오후 다음 수술날짜에 다시 오리라고 대전으로 오던 길 중환자실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헤어짐을 위해 내일 어머니를 뵈러 가야한다. 어머니께 기적이 찾아올 수는 없는 것인가?

☆내 바램은 이제 지나간 것인가? 부디 회복의 기적이 있었으면 하고 기도합니다. 어머니!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김형효 객원편집위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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