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판사 제공
그림   출판사 제공

 어른이 되면

 

바다 건너 서울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집에 오랜만에 오셨다

 

바닷가 식당에서 회 먹고

할아버지 팔 그네 타고

용머리해안 하늘 위를 쓩쓩 날았다

 

자주 만나지 못해

늘 아쉬운 할아버지 할머니

 

이담에 어른이 되면

제주 앞바다에 해저 터널 만들어

KTX 타고 씽씽 달려

서울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가야겠다

 

그림  김지원 어린이
그림   김지원 어린이

생일선물

 

엄마 생일

뭘 선물 할까 궁리하다가

미역국을 끓이기로 했어

 

생일 전날 밤 살금살금

세탁실 대야에

미역을 담갔다가

새벽에 끓였어

 

맛을 보니 이상했는데

엄마가 일어날 시간이라

내 방에 가서 자는 척했지

엄마 생일 축하해요

냄비 옆에 써두고

 

깜짝 놀란 엄마

식구들을 깨우며 호들갑이지 뭐야

“4학년짜리가 맛있는 미역국 끓였네!‘

 

국간장을 넣어야 하는데

양조간장을 넣어서 맛이 이상했다는 것

나중에 아빠가 살짝 얘기해 줘서 알았어

 

웃을 일이 없다며

흐린 하늘 같았던 엄마 얼굴

미역국으로 활짝 개어서

행복한 날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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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가족에 대한 사랑을 말로 그치지 않고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저절로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런 애정 표현은 자기만의 방법을 통해 예기치 못한 깜짝 선물을 한다. 생일에 가장 받고 싶은 미역국을 어린 자녀가 정성으로 끓였지만 국간장 대신 양조간장을 넣어 맛이 이상해졌다. 그런데 그런 실수가 웃을 일이 없어 흐린 얼굴을 했던 엄마가 활짝 웃도록 만들었으니 아이러니한 기쁨을 만들어 주었다. 그렇다. 중요한 것은 솜씨가 아니라 마음이다(신현배 동시시인 해설) 

 

편집: 조형식 편집위원

 

전영란 독자  chyr89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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