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부지런하다
공원의 어둑새벽
누가 더 부지런한가 경쟁하듯
일제히 눈을 뜨는 새들
빨리 일어나 학교 가라
꾸물거리다 지각하겠다
아이들 깨우는지
참새는 짹짹짹
까치는 깍깍깍
박새는 삐릭삐릭삐리릭
아이들 학교 보내고
아침 해 솟아오르면
기분 좋아 웃다가
굴참나무 책
자작나무 책
전나무 책, 빽빽이 꽂혀있는
구름산 숲속
새들 전용 도서관으로 날아간다
강변의 가족
- 빨리 일어나 학교 가!
- 조금만 더 잘게요
서로서로 소리 지르며
아침부터 실랑이 하는 말매미 모녀
- 구구구! 좀 조용히 살자
먹이 찾다 말고
말매미 모녀 쳐다보며 참견하는 비둘기
이슬 먹고 햇볕 쬐며 쑥쑥 자라
날개가 나오면 날아갈 꿈을 꾸는
풀숲의 애벌레들
식구들이 많아 심심 할 새 없다며
할아버지처럼 헛기침하는
등이 굽은 느티나무
날마다 떠들썩한 강변
흥겨운 가족들
편집: 조형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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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란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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