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갈 날을 기다리며

 

잠잘 때 슬쩍 찾아온 너는
고체 액체 기체도 아니다
내 몸을 감싸 일어난 너는
설명할 수 없이 시원하다
설명할 수 없이 향기롭다
설명할 수 없이 아름답다

 

▲ Y 작가의 그림
▲ Y 작가의 그림

 

에메랄드빛을 가진 너는
어떤 무늬도 질감도 없다
내 몸에서 흘러나간 너는
설명할 수 없이 투명하다
설명할 수 없이 부드럽다
설명할 수 없이 신비하다

 

너를 본 문지기 여인은
느닷없는 너의 등장에 
둥근 눈이 더 동그래졌다
말없이 보기만 하는 그녀 
너의 '안녕~' 손 인사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색하고 난감한 표정

 

그때 너는 그냥 알았다 
곧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말할 수 없이 새로웠지만
말할 수 없이 가벼웠지만
말할 수 없이 편안했지만
오랜 나로 돌아가야 했다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잊히지 않는 생생한 그 꿈
그때의 그 향기를 잊지 못해
그때의 그 촉감을 잊지 못해
그때의 그 본체를 잊지 못해

언젠가 그날이 다시 온다면
내가 아닌 나를 만나는 곳에
누구도 퇴짜 놓지 않는 존재로
온전히 환영받으며 가고 싶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키워드

#꿈 #향기 #본체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