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29돌 기념식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 3층 청암홀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한겨레 기자 및 직원에게 한겨레상과 청암상, 근속상이 수여되었고, 신문판매지국장, 외부 관계자에 대한 공로패 및 감사패가 전달되었다. 이날 행사는 최근 회사 내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난 데에 대한 자숙의 뜻에서 최소한의 규모로 치러졌다.

기념사에서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는 "지난 29년 동안, 우리의 땀과 눈물은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해왔다"며 "사회의 진보와 변혁 그 자체가 우리의 큰 결실이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겨레가 안팎으로 직면한 여건에 대해 그는 "지난 29년 편안하고 쉬운 길을 걸었던 적도 없다. 가시밭길의 여정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이겨내며 전진했고 이제 가파른 언덕을 넘어설 참"이라며 지금 우리의 아픔과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넘어서면 더 나은 미래가 우리 앞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때로는 외부의 야유와 비난이 억울하지만, 우리 안을 들여다보며 품을 넓히고 내공을 키우자. 저부터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시상은 한겨레대상, 한겨레상, 청암상, 근속상, 공로패, 감사패 순으로 진행되었다. 한겨레 대상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취재팀 김의겸 기자외 6명이 단체 수상했다. 이어 한겨레상은 외부업체와 기술개발 공동 참여해 발송장비(체인링크) 국산화에 성공한 제작국 박종철 부장, 윤명수 팀장, 김영일 사우와 월간 섹션신문 <제주앤> 기획 및 발간한 박영률 팀장, 허호준 기자가 공동 수상했다. 하니허브 사내교육과 소통에 기여한 상을 받았다. 이밖에‘ 청암상은 강대성 출판국 마케팅부장, 최태형 광고기획부장이 받았다. 한편 신문지국장과 광고지사장에 대한 시상에 이어 2013년부터 한겨레 테마여행’의 협력사로 애써온 김수현 ‘스페셜씨티엠(주)’ 대표와 약 2년간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감사패 증정도 했다.

▲ 양상우 대표이사 인사말

한겨레 임직원 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하신 외빈 여러분, <한겨레>가 태어난 지 스물아홉돌을 맞았습니다. 한 세대를 살아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야 할 30돌이 이제 한 해 남았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 사랑하는 동료와 후배님들이 흘린 눈물과 땀방울의 아름다운 결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외빈 여러분을 비롯해 한겨레를 응원하는 많은 시민과 독자 여러분들의 격려와 지원은 한겨레의 역경 극복에 가장 큰 원군이었습니다.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한겨레 동지 여러분,

지난 29년 동안, 우리의 땀과 눈물은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해왔습니다. 사회의 진보와 변혁 그 자체가 우리의 큰 결실이며 보람이었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달콤한 꾐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사사로운 영달과 입신에 안주하지 않은, 우리의 용기가 한겨레의 역사 29년이었음을 잊지 맙시다.

 아프거나 두렵다고 뒤로 물러서지 맙시다. 지난 29년 편안하고 쉬운 길을 걸었던 적도 없습니다. 창간 자체가 모험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한겨레와 한겨레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시밭길의 여정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이겨내며 전진했고 이제 창간 30돌을 앞두고 있습니다. 29년간 먼 길을 걸어온 우리는 이제 가파른 언덕을 넘어설 참입니다.

 폭풍이 휩쓸고 나간 바다는 물고기와 해조류들이 더욱 살기 좋은 공간이 된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의 아픔과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넘어서면 더 나은 미래가 우리 앞에 놓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를 관통하는 숱한 위기와 불우한 아픔들은, 또 다른 30년의 도약을 위해 맞닥뜨려야만 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성찰하고 다짐합시다. 오래 묵은 관습과 부조리를 신중히 되짚어 봅시다. 때로는 외부의 야유와 비난이 억울하지만, 우리 안을 들여다보며 품을 넓히고 내공을 키웁시다. 저부터 달라지겠습니다.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우리 스스로 거듭나는 혁신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으겠습니다.

 사랑하는 사우 여러분,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곤 합니다. 다만 반전의 기회는 거저 오지 않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기쁨으로 열매 맺으려면, 의지와 노력이라는 씨앗이 필요합니다. 신문의 위기, 미디어의 위기가 아니라 한겨레의 위기, 우리의 위기입니다. 위기를 넘어 더욱 도약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다함께 손을 맞잡기를 요청 드립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깊은 터널을 신속하게 통과합시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합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한겨레는 더 높이 비상할 것이라 저는 굳게 믿습니다. 창간 29돌을 맞아, 임직원 모두 전화위복의 지혜를, 꿈과 희망, 미래와 비전을 함께 나누며 흩어짐 없이 함께 나갑시다. 그 길에 들어선 임직원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2017년 5월15일, 대표이사 양상우 드림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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