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예쁜 꽃들을 보여주는 수영장계곡으로 올랐다. 곳곳에 여러 가지 봄꽃들이 눈에 띄는데 특히 제비꽃이 많이 보인다.

▲ 제비꽃

제비가 날아오는 봄에 많이 피어 제비꽃, 오랑캐 머리모양을 닮아 오랑캐꽃, 반지를 만들어 손이 낀다고 반지꽃, 너무 작아 앉아서 봐야한다고 앉은뱅이꽃, 꽃 두개를 합치면 씨름하는 자세가 되며, 어린이들이 이 꽃을 줄기째로 뽑아 꽃과 꽃을 걸고서 서로 당겨 먼저 끊어지는 사람이 지는 놀이를 하는데서 씨름꽃 등으로 불렀다. 이 꽃이 필 무렵이면 북쪽의 오랑캐들이 식량이 떨어져 남쪽으로 쳐들어오기 때문에 오랑캐꽃이라 하였다고도 하는데 이용악의 ‘오랑캐꽃’이란 시에는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는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라고 나온다.

▲ 이용악시집 '오랑캐꽃'

하여튼 일제강점기 때 일본 학자들은 정식명칭을 ‘오랑캐꽃’이라 하였는데, 해방 후 한국식물분류학회에서 이름이 험악하다고 ‘제비꽃’으로 바꾸었다.

▲ 털제비꽃

김홍도가 그린 황묘농접도에도 제비꽃이 나온다. 오늘 본 제비꽃과 닮았다. 이렇듯 예부터 우리가까이에 늘 있어 온 꽃이다.

▲ 김홍도그림 황묘농접도(黃猫弄蝶圖)속에 핀 제비꽃

제비꽃이 그려진 의미를 오주석님은 자기책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고양이가 나비와 노는 그림"은 생신 축하 선물이다. 중국어로 고양이 묘(猫)는 칠십 노인 모(모), 나비 접(蝶)은 팔십 노인 질(질) 자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각기 칠팔십 세의 노인을 상징하는데, 고양이가 나비를 바라보니 칠십 고개를 넘기고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께 드린 그림인 듯 하다. 왼편의 크고 작은 돌은 두말할 것 없이 장수의 상징이다.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 표면에 푸르스름한 이끼가 끼었다. 패랭이꽃은 석죽화(石竹花)다. 죽(竹)은 축하한다는 축(祝) 자와 통하니 역시 '돌처럼 장수하시기를 빈다'는 뜻이다. 이 꽃은 분 단장한 듯 고운 까닭에 '청춘'을 뜻하기도 한다.

제비꽃! 함초롬한 자태의 이 봄의 전령은 여의초(如意草)라고도 부른다. 제비꽃은 꽃자루 끝이 굽어 꼭 물음표(?) 머리같이 생겼다. 그 생김새가 가려운 등을 긁을 때 쓰던 도구, 즉 여의(如意)와 닮았는데, 여의란 내 맘대로 어디든 척척 긁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나중에 여의는 점차 귀금속으로 만들어져 귀인(貴人)들이 지니는 치렛거리가 되었지만 뜻은 여전히 "만사가 생각대로 된다"는 상징을 갖는다. 그러니 전체 그림을 합쳐 읽으면, 생신을 맞은 어르신께서는 부디 칠십 팔십 오래도록 청춘인 양 건강을 누리시고 또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는 축원이 된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그림'(오주석 지음) 중에서-

여러 종류 제비꽃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 고깔제비꽃

잎이 독특한 남산제비꽃도 자주 보인다.

▲ 남산제비꽃
▲ 남산제비꽃
▲ 남산제비꽃
▲ 잔털제비꽃
▲ 잔털제비꽃
▲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이 한자리에 모여 피어있다.

▲ 노랑제비꽃,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이 한자리에

처녀치마는 지는데

▲ 활짝 핀 처녀치마
▲ 지고 있는 처녀치마

족도리풀은 피고 있다.

▲ 족도리풀
▲ 족도리풀
▲ 족도리풀

큰개별꽃도 예쁘게 피고 있다.

▲ 큰개별꽃
▲ 큰개별꽃

안개가 심하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총선정국 같다.

▲ 짙은 안개에 가려진 관악문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안개가 조금 걷혔다. 관악문도 보인다.

▲ 안개가 조금 걷히자 나타난 관악문

오늘도 북풍을 타고 온 것 같은 삐라 2장을 보았다.

▲ 삐라
▲ 삐라

토요일 KBS 9시 뉴스에서 스포츠 뉴스를 하기 전 30분여 중에서 총선관련뉴스는 약 11분 17초 한데 비해 집단탈북 등 북한관련 뉴스를 11분 23초나 하였다. 같은 날 JTBC 뉴스룸에서는 집단탈북을 다루지도 않았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박효삼 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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