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어제도
오늘도
사면팔방 온천지가 요란하다. 이쪽저쪽 누구 할 것 없이 ‘윤석열’을 연호한다. 윤석열이 시끄러운지, 그를 부르는 소리가 시끄러운지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그런 현상을 접하고, 또 그를 떠올리는 나가 뒤숭숭한지도 모른다. 아무튼 속 시끄러운 세상이다. 하도 시끄러워 귀를 닫지만 소용없다. 도통 눈을 붙일 수가 없다. 이제는 손 안 대고 코 풀기를 즐기는 대학교수들까지 나서는 걸 보면 봇물이 터지나 보다.

“윤석열 정권은 말기 호스피스 단계에 들어갔다” -가천대-

"윤석열과 그 집권 세력의 정권 연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파괴, 과거 독재 망령의 소환“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이미 공정과 상식을 잃어버리고 국민 대다수로부터 불신임을 받는 대통령” -숙명여대-

“민주주의와 경제를 파탄 내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고 수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으로도 모자라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한양대-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윤석열은 즉각 하야하라” -인천대-

"국정 파탄의 책임자, 대통령 윤석열을 탄핵한다" -전남대-

 

윤석열!
대체 그는 누구인가?
비록 까탈스러운 구들더께 주제라지만 무지렁이 소린 듣기 싫다. 종일 귀 닫고 있으려니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나처럼 굼뜨지 않고 빠릿빠릿한 이들은 그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별명’은 곧 “허물없이 쓰기 위하여 지은 이름”이다. 정감이 서린 말이다. 하지만 그의 별명을 찾아보니 웬걸,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겁나게 많고 다의적이다. 이를 웃프다고 하던가. 재밌고 짜릿하다 못해 눈물이 난다. 고작 이태가 지났을 뿐인데 낡은 구닥다리가 돼 질펀하게 너부러진 것도 많다. 그나저나 대한의 ‘나라님’ 아닌가? 혼겁(魂怯)하고 남을 일이 분명한데 어쩌랴. 그의 별명을 ‘나무위키(2024.11.3.~6.)’에서 가감 없이 인용한다. 다만, 어지럼증을 덜어주기 위하여 가나다순으로 정리한다.

중립적 별명

•윤(尹)
•윤통
•윤총장

긍정적 별명

•강골 검사
•신림동 신선(사법시험 9수 시절에 같은 고시생들 사이에서 모르는 게 없다하여 붙여진 별명)
•어대윤(‘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란 뜻의 줄임말)
•여리(이름의 끝자리인 '열'을 따서 만든 별명)
•윤카(윤석열 + 가카)
•윤파로티(윤석열 + 루치아노 파바로티)
•토리아빠나비집사(윤석열 자신이 페이스북을 개설하면서 소개한 자신의 별명들)

다의적 별명

•대기업 저승사자
•밥카(밥 + 가카 : 미식가 겸 대식가 기질로 생긴 별명)
•석열이 형
•술통령
•식물대통령
•엉덩이 탐정(만화 캐릭터인 엉덩이 탐정을 닮았다고 해서 만들어진 별명)
•애처가(윤석열은 페이스북 개설할 때 소개 글에서 ‘애처가’가 자신의 별명이라고 적었는데, 이를 두고 언론에서 부인 ‘김건희’ 씨가 '쥴리설', '유부남 동거설' 등으로 의혹이 제기하자 바로 복구함)
•윤돌핀(체급이 크다고 고래에 비유함)
•윤버지(‘윤석열 + 아버지’ 합성어로 아버지처럼 자상하고 인자하다는 의미였으나, 나중에 MZ 세대 사이에서 버러지처럼 한심하고 찌질하다고 해서 ‘윤버러지’로 바뀜)
•윤스톤(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별명인 준스톤에서 파생된 별명이나, 안티들은 돌대가리라는 비하적 의미로 지지층과 비토층 모두에게 사용되는 말)
•윤퍼컷
•좋아 빠르게 가(후보 시절 찍은 59초 공약 유튜브 쇼츠에서 윤석열이 마지막에 외치는 말. 한편, ‘좋빠가’로 줄여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발음 특성 때문에 ‘좆’과 일본어의 비속어 ‘빠가(バカ, 멍청이, 모자란 놈)’와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음)

부정적 별명

•간석열(애매모호한 행보로 ‘간철수’라고 놀림받던 초창기 안철수의 모습과 똑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굥정('굥'은 '윤'을 뒤집은 글자)
•(용산) 개고기
•구두맨
•꼭두각시
•도리도리 윤도리
•런석열
•룬(Loon)석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의 기자회견 중 윤 대통령을 룬(Loon) 대통령이라고 부른 바람에, 결과적으로 '미치광이 대통령'이라고 말실수를 한 셈이 됨)
•명예 일본인
•무속열
•연쇄 망언범
•오무라 윤
•운석(隕石)열
•윤격노
•윤나땡(윤석열이 야권 대선후보로 나와 주면 땡큐라고 민주당 측에서 쓴 멸칭)
•윤도리코
•윤도망
•윤돼지
•윤두창(‘윤항문’과 항문성교에 대한 멸칭인 ‘두창’이 합쳐진 별명)
•윤두광(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을 상징하는 인물의 이름을 ‘전두광’이라고 우회해서 나왔기 때문에 붙여진 말)
•윤두환(윤석열 + 전두환)
•윤땅크
•윤로남불
•윤십원(“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하며 의혹을 해명한 것으로 전한 데서 비롯된 멸칭)
•윤석열차
•윤완용(윤석열+이완용)
•윤재앙(윤석열 + 문재인의 합성어)
•윤쩍벌
•윤종말
•윤짜장
•윤차차
•윤춘장
•윤통
•윤틀러(윤석열+히틀러)
•윤항문
•일본 1호 영업사원
•입틀러(입틀막+히틀러)
•조선총독
•폰석열(‘스피커’폰 + 윤석열)
•항카(항문 + 가카)
•21세기 흥선 대원군
•59분 대통령(회의 1시간 중 59분을 혼자 말한다는 뜻)
•K-트럼프

그렇다!
‘윤석열’은 이미 보통 명사가 됐다.
'윤석열하다'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성미가 급해 자주 발끈 화를 낸다'는 뜻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윤똑똑이

‘똑똑이’는 똑똑한 아이다. 그런데 한 글자를 덧붙이면 영 딴판이다. ‘겉똑똑이’, ‘가똑똑이’, ‘과(過)똑똑이’가 그런 말이다. ‘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거나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그러면 ‘윤똑똑이’는 어떤가?
한통속이다. 자기만 혼자 잘나고 영악한 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멸칭이다. 여기에서 ‘윤’은 음력의 ‘윤달’을 이르는 말이다(박남일, 2004). 이는 실제 계절 년을 맞추기 위해 여분의 날이나 달을 끼워 넣은 달, 즉 ‘윤(閏:윤달 윤)’이다. 한편 ‘윤’은 ‘정통(正統)이 아닌 자리’를 뜻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윤똑똑이’는 가짜 똑똑이다. 김가든 이가든 성씨와 무관하다. 그런데도 대부분 윤(尹)가를 떠올린다면 자승자박(自繩自縛) 아닌가? 윤가네 집안에서 개수작 떨지 말라고 을러멜 리야 없겠지만, ‘尹똑똑이’가 아니라 ‘閏똑똑이’가 올바른 표현이다.

윤석열이 윤석열하니

어제도
오늘도
윤석열이 윤석열하니
권마성을 외치는 거덜이 목울대 세운 채 휘젓고 나간다.

이때다 싶었는지 마당질하던 들때밑이 노회한 환관, 조고(趙高) 무리를 휘몰이하는데 하나같이 윤석열스럽게 개나발을 불고 있다. 하다못해 ‘이른바 파우치, 조그마한 백’이라도 들고 용산을 기웃거리는 떨거지까지 성한 놈이라곤 눈 씻고 보려야 볼 수 없다. 그렇게 화적떼가 휘젓고 간 자리, 추깃물만 뚝뚝 듣는다. 보아하니 방안퉁수까지 신작로를 누비는데 광기가 절로 서려 있구나. 내남없이 시퍼런 서슬 드세우고 그악스러울밖에. 형용할 언사 없으니 생급살(生急煞)도 아깝다, 썩을놈들!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선과 악, 유와 무, 생과 사 또한 모두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게 연기되어 있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세계라는데…. 사진은 오봉산 석굴암 불이문(2024.11.4. 박춘근)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선과 악, 유와 무, 생과 사 또한 모두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게 연기되어 있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세계라는데…. 사진은 오봉산 석굴암 불이문(2024.11.4. 박춘근)

편집 : 박춘근 객원편집위원

박춘근 객원편집위원  keun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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