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아이(Kauaʻi)>
하와이 제도 최북단에 위치한 카우아이 면적은 약 1,430㎢로 제주도(1,846㎢)보다 작다. 하와이 주에서 빅아일랜드, 마우이, 오아후 섬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거의 원형에 가까운 섬으로 지름이 약 50km다. 인구는 2024년 기준으로 약 74,000명이다. 이중 백인이 28.9%, 아시아인 28.3%, 태평양 섬 주민 8.9%, 혼혈 인종 21.4%, 히스패닉은 11.6%다. 인종 구성은 하와이 전체와 큰 차이가 없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사탕수수 재배가 주요 산업이었다. 현재는 관광이 가장 큰 산업으로 직업의 40%가 관광에서 나온다.
카우아이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오래된 섬으로 약 2천 8백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성되었다. 약 500만 년에서 600만 년 전,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원 후 600년에서 800년 사이 마르키즈(Marquises) 제도의 폴리네시아인들이 들어와 1차 정착했다. 기원후 800년에서 1000년 사이에 타히티 섬에서 폴리네시아인들이 들어와 2차 정착했다.
1778년, 제임스 쿡 선장이 와이메아 만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 카우아이는 '카우무알리이' 왕이 지배하는 왕국이었다. 1795년 빅아일랜드 왕 ''카메하메하1세'는 카우아이 섬을 제외한 하와이 대부분을 통합했다. 카우아이 왕국은 저항했고 독립을 유지했다. 그러나 1810년 카우무알리아 국왕 전사 후, 카우아이는 하와이 왕국에 양도되었다.
기후는 열대성으로 연중 내내 습하다. 섬 한가운데는 카와이키니산(1,598m)과 와이알레알레 산(1,569m)이 우뚝 솟아 있다. 두 산은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무역풍을 차단해서 섬의 동서 기후를 크게 다르게 한다. 산 북동쪽은 국지적으로 거의 매일 비가 온다. 동쪽 도시인 리후에(Lihue)의 연간 강수량은 941㎜이지만, 서쪽 도시 케카하(Kekaha)의 연간 강수량은 300㎜에도 미치지 못한다.
거대한 카와이키니산과 와이알레알레산에서 발원하는 물은 여러 강을 이룬다. 이 강들은 모두 바다로 향한다. 수량이 풍부한 강은 카우아이 전역에 충분한 물을 공급했다. 오랜 비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수려한 산과 계곡이 만들어졌고, 물을 넉넉하게 먹은 수목은 무성히 자라 울창한 열대 우림을 형성했다. 그에 더해 카우아이는 상당히 자연 친화적이다. 섬의 총면적 중 3%만 상업· 주거지역이고, 나머지는 농업용지와 자연보호지역이다. 상업· 주거지역 건축물도 4층 이상이 없다. 코코 야자수보다 높게 지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카우아이에는 '와이메아 캐니언 주립공원(Waimea Canyon State Park)'과 '나팔리 해안 주립공원(Nā Pali Coast State Park)'등 공원이 많다. 공원들이 카우아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카우아이는 오래전부터 '정원의 섬'으로 불리고 있다. 섬의 70%는 인간의 발길을 허락지 않을 정도로 험하므로 다른 섬에 비해 개발이 덜 되어 좀 더 느긋하고 한적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인간의 손때가 덜 탄 느낌이 난다.
와이메아 강, 와일루아 강 등 여러 강과 쥬라기 폭포로 알려진 마나와이오푸나 폭포, 와일루아 폭포 등 수많은 폭포, 아바타의 촬영지인 와이메아 캐니언 등이 장관을 이룬다. 숨겨진 신비한 해변도 많아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예술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아바타>, <쥬라기 공원>, <릴로 & 스티치>, <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파도>,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 <킹콩> 등 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리후에(Lihue)>
고대에 작은 마을이었으나, 1800년대에 대형 설탕 농장과 공장이 건설되면서 섬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카우아이를 여행하기 위해선 보통 비행기를 타고 '리후에 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리후에는 카우아이 여행의 시작점이다. 카우아이에서 카파아 (Kapa'a) 다음으로 큰 도시로 인구는 8,000명 정도이다. 카우아이 여행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지역이라 상선 및 크루즈 선박 항구도 있다.
카우아이 카운티의 수도이며 국정 중심지이라 카운티 사무소가 있다. 상업 중심지라 카우아이에서 가장 큰 쇼핑 센터인 '쿠쿠이 그로브 센터(Kukui Grove Center)'와 코스트코도 있고, 섬 전체를 운행하는 대중 교통 카우아이 버스(Kaua'i Bus)도 리후에에서 운행된다. 카우아이 박물관과 그로브 팜 홈스테드 박물관이 있으며, 하와이 대학교의 분교인 '카우아이 커뮤니티 칼리지(Kauai Community College)'도 있다.
<와일루아 폭포(Wailuā Falls)>
리후에 바로 북쪽에 있는 와일루아 폭포에 잠시 들렀다.
카우아이에서 가장 긴 강은 와이메아 강이지만, 유일하게 배가 다닐 수 있는 가장 큰 강은 와일루아 강이다. 섬 중앙에 있는 키와이키니산에서 시작한 물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다. 와일루아 강은 '두 개의 물'이란 뜻이다. '노스 포크 와일루아'와 '사우스 포크 와일루아'가 합쳐진 강이라서 그렇다.
와일루아 강에서 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폭포는 '노스 포크 와일루아'에 있는 '오파에카 폭포(Ōpaeka'a Falls))와 '사우스 포크 와일루아'에 있는 '와일루아 폭포'다. 우리는 '와일루아 폭포'만 방문하기로 했다.
와일루아 폭포는 52.7m 높이로 두 세 줄기로 떨어진다. 수량이 많을 때는 하나로 합쳐져 굵은 물줄기로 떨어진다. 하와이 전설에 따르면 와일루아 폭포는 전사와 왕족이 용맹함을 증명하기 위해 폭포 꼭대기에서 뛰어내린 곳이었다. 목숨을 걸고 뛰어내린 이들 중 일부는 살아남지 못하기도 했다. 현재는 폭포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불법이다. 종종 치명적인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와일루아 폭포로 내려가는 오솔길도 있다. 원래는 이도 가볼 예정이었으나, 폭포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이 아주 미끄러워져 임시 폐쇄되었다. 아쉽게도 폭포만 보고 돌아와야 했지만, 공원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잘 따라야 한다. 그래야 여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마칠 수 있다.
<흰꼬리열대새(White-tailed Tropicbird)'>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서기 전,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새를 만났다. 빠른 날갯짓으로 활공하는 '흰꼬리열대새(White-tailed Tropicbird)'다. 하와이어로 '코아에 케아(Koa‘e kea)'라고 한다. 열대 대서양, 서태평양, 인도양에서 발견된다.
흰꼬리열대새는 하와이 주요 섬에서 볼 수 있는 하와이주의 독특한 새다. 주로 빅일랜드 하와이 화산공원의 킬라우에아 분화구나 카우 분화구 근처, 카우아이의 와이메아 캐년, 나팔리 해안 등지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 이 웬 행운인고....
흰꼬리열대새는 여섯 아종이 있는데, 하와이에서 사는 흰꼬리열대새는 한 종이다. 수컷과 암컷 대부분 흰색이다. 좁은 검은색 눈 패치, 윗날개에 검은 줄무늬, 바깥쪽 주요 깃털의 앞쪽 가장자리에 검은 줄이 있다. 중앙 꼬리 깃털은 희고 길고 좁다. 주요 서식지는 바다 섬이지만, 하와이에서는 절벽, 동굴, 나무 구멍, 열대 우림 등 다양한 장소에서 둥지를 튼다. 와일루아 폭포에 나타난 것은 둥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절벽 여기저기 깊고 작은 구멍들이 많았다. 흰꼬리열대새는 한 쌍이 수년간 함께 지낸다. 하와이에서는 1,800쌍이, 전 세계에서는 200,000쌍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멸종위기종은 아니나 미국은 다양한 보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후에 맛집 '하무라 사이민(Hamura Saimin)'>
'리후에'에서 유명한 맛집 '하무라 사이민'에 갔다. 1952년 시작한 전통 일본식 국숫집이다. 그런데 맛이 좀 희한했다. 국수는 베트남 쌀국수 같고, 국물과 돼지고기는 제주 고기국수 같고, 만두는 중국식 같고, 핑크 어묵은 일본식 같고, 꼬치는 우리 간장 닭꼬치 같고... 일본식이라지만 여러 국적의 요리법이 섞인 것 같았다. 배가 고파서 국수는 남기지 않고 먹었지만... 김치 송송 썰어 넣은 시원하고 깔끔한 잔치국수가 생각났다. 잔치국수 팔면 더 대박 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맛난 '릴리코이 쉬폰 파이'를 만났다. 국수와 쉬폰 파이가 어울리는 조합은 절대 아닌데... 카우아이에서 태어난 현지인에게서 꼭 먹어야 한다고 추천받아 우리도 시켰다. 그런데... 와 ~~ 나도 이것만은 꼭 추천하고 싶다. 릴리코이는 하와이 열대과일로 새콤달콤하다. 릴리코이 잼을 파머스 마켓에서 사서 한국에 가져왔는데 너무 맛있어 얼마나 아껴 먹었는지 모른다. 시지도 달지도 않은 상큼한 잼!!! 이 릴리코이가 들어간 쉬폰 파이.... 상큼한 향이 가득한 빵은 찰랑찰랑 흔들흔들 부드럽고, 바닥은 바삭바삭 고소한 과자 같고, 크림은 바로 살살 녹아버리는 눈송이 같은 릴리코이 쉬폰 파이... 한 입 먹고는 눈이 둥그레지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리후에 대형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잔뜩 산 후 우리는 프린스빌로 향했다. 프린스빌 여행은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 위키백과
참고 사이트 : https://dlnr.hawaii.gov/wildlife/files/2019/03/SWAP-2015-White-tailed-Tropicbird-Final.pdf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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