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단계 교육과정에 의하여 운영되는 양평 조현초

혁신학교 운동의 견인차로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던 시골 작은 학교 김광철 주주통신원l승인2020.06.22l수정2020.06.22 11: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용문산 자락에 자립잡고 있는 양평 조현조등학교

곽노현 교육감 인수위에서 활동하던 이모 전교조 활동가의 권유를 받고 혁신 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을 모았다. 김병업, 송정희, 권혜진, 권양순 등 10여 명의 교사가 중심이 되고 일부 교사들이 들락거리면서 1주일에 한 번씩 모였다. 모여서 혁신학교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면서 혁신학교에 대한 학습을 진행시켜 나갔다. 경기도 시흥의 장곡중학교 사례나 양평의 조현초등학교 사례, 광주 혁신학교 연구 모임에서 모은 자료들을 가져다 분석하는 등 자체적인 공부를 해 나갔다.

당시 핀란드나 스웨덴 등 북유럽 교육을 소개하고, 사람들을 모아 북유럽 교육 탐방을 하고 있던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은빛초등학교의 정기훈 선생 등을 불러 혁신학교에 대한 철학, 사례 등을 청취하는 활동을 하였다.

▲ 학교 탐방에 열중인 우리 강서지역 혁신학교 연구모임 회원들

강서 혁신학교 준비모임은 2011년 7월 양평 두물머리 애벌레 생태학교에서 1박 하면서 MT를 하였다. 서길원 경기 성남의 보평초 교장과 서울강명초에서 서울형 혁신학교의 모델을 일구고 있는 이부영 선생을 불러 혁신학교 운동의 방향과 사례를 들었다. 다음날은 양평 조현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조현초등학교의 혁신 교육에 대한 탐방을 하였다. 당시 그 학교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박성만 선생의 안내를 받았다.

▲ 복잡한 교육지원실(교무실과 행정실이 같이 들어 있는 교육지원실). 신은초도 본받아야 할 것임, 지금도 그렇지만 교무실이라 불리는 학교들이 많은데, 혁신학교답게 교무실이 아니라 교육지원실이라는 용어로 불리고 있었다.

다음은 양평의 조현초 혁신교육에 대하여 안내받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7월 30일 강서교육혁신 교사 동아리는 MT를 가서 마지막 일정으로 양평군 용문면에 자리 잡은 용문사 입구의 조현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이 학교는 해방 직후에 세워진 학교로 옛날 건물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중축을 통하여 리모델링을 하는 정도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학교였다.

▲ 우리를 안내했던 조현초 교무부장 박성만 선생님이 맡고 있는 3학년 교실

미리 연락해 두었던 박성만 교무부장(환생교 사무처장을 거친 분으로 필자가 과거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임)이 우릴 반갑게 맞아주었다. 박선생의 교실로 안내되어 조현초가 혁신학교로서 걸어온 길에 대하여 담담하게 설명해 주었다.

과거 2007년 자신이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타이어끌기, 마라톤 등을 통하여 양평군 육상대회를 9연패 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던 학교였다. 당시 2013년에 아동들 수가 6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학교인데, 이중현 교장 부임과 그 후 혁신학교로서 면모를 일신하여 운영해 온 결과 지금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아이들 때문에 방을 얻지 못하는 대안학교 아닌 대안학교로서 자리 잡아 239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변모되어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 중에서 아이 교육을 위하여 아빠는 서울 등지로 2-3시간씩 출근을 하고, 엄마는 집에서 살림하는 기형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이는 세대들이 많다는 것이다.

2007년 공모에 의하여 가까스로 이 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전교조 전 경기지부장 이중현 선생님이 이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혁신학교의 기초를 닦으면서 발전시켜온 결과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학교로 변신해 있는 것이다.

▲ 이 학교에서는 보여주기 위하여 복도 등의 환경구성에 요란을 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도 자연스럽게 붙여 있는 것이다.
▲ 교실 뒷벽면에는 아이들의 작품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져 있었다. 당시만 하여도 일반 학교에서는 뒷면의 구성까지도 교장, 교감 등이 간섭을 하던 시대였는데, 이 학교는 이미 그런 간섭이 없고 담임들이 재량껏 구성하고 있었다.
▲ 도서관 행사 관련 안내문
▲ 아담한 도시실의 모습. 신은처럼 돈이 없어서 절절매는 서울의 개교 학교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 초등학교인데도 학생회 알림판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이 학교는 학생회를 할 때 전교생이 다 모여서 학생회를 연다. 광장의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학교인 것이다.
▲ 이 학교의 특색사업을 알리는 안내판

이중현 교장의 캐치 프레이즈는,

'교원의 자발성으로 농촌 작은 학교의 모델을 만들자' 였다.

박성만 선생 학급인 3학년 1반의 경우 21명이 공부하고 있는데, 부모님 고향이 원래 이곳인 분은 2분이고, 이곳에 입학한 아이 4명 나머지는 다 중간 전입생들이라는 것이다.

이 학교에서는 각종 공모 사업에 응모를 하여 지원받은 돈을 잘 활용하여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에 돈을 내지 않으며, 1년에 우유 값과 중국 자매학교(산둥성 소재) 방문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 11만 원 정도만 개인 부담이고 나머지 일체의 비용은 공모 등을 통하여 지원받은 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4년 동안은 쓸 수 있는 돈을 비축해 두었다고 한다.

▲ 역점 사업 등을 소개하는 안내판, 이런 면은 과거의 전시성 교육의 형태에서 아직은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도 하였다.
▲ 이 학교는 교실 창틀에도 식물들을 심어 가꿀 수 있도록 시설을 해 놓고 있었다.
▲ 병설유치원 입구 텃밭! 유치원 입구에는 보는 바와 같이 가지, 오이, 고추, 토마토 등이 자라고 있었다.
▲ 실습지에서 자라고 있는 고구마
▲ 시골학교답게 학교 나무숲에서는 버섯도 재배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과거부터 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소수이고 대부분 외지에서 아이들 교육을 위하여 유입된 인구가 많은 학교와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었다. 특히 ADHD 아이들이 전입을 많이 오고,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전입을 온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전입을 온 아이들의 학부모들과 기존 학부모들 간의 친목과 유대를 위한 노력을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고 있는 것이 이 학교의 또 다른 특색사업이었다. 학부모 체육대회를 통한 친목 다지기, 생태체험 논을 활용한 친목 다지기 등 의도적인 학교의 노력이 돋보였고, 학부모 동아리도 '독서', '요가', '마음공부', '자원봉사' 등이 조직되어 학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었다.

이 학교의 또 하나의 강점은 생태학습과 문화예술 활동이다.

2008년에는 인근에 있는 자연휴양림을 이용한 다양한 숲 체험 활동 중심으로 운영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많이 전입을 오면서 인원수 증가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2010년에는 학교 앞에 있는 논을 이용한 생태학습이 이루어졌고, 그 논에서 생산된 쌀은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그걸 나누어 받은 아이들은 그걸 제사상에 올리기도 하는 등 학부모들 자랑거리로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은 연 6회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갖는다거나 외부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여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이 학교의 강점이었다.

이 학교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공교육 내의 대안학교'라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이런 활동이 알려지면서 외부에서 전입생이 몰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9단계 교육과정에 의하여 운영되는 특색을 갖고 있는 이 학교

배려와 존중의 의사소통 - 혁신학교 운영을 중심으로

조현 교육과정 운영

Ⅰ. 조현 교육과정 9형태

교육내용의 다양화를 위한 주된 활동은 아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는 ‘조현교육과정 9형태’다. 이것은 획일적인 교육내용의 극복과 학교체제 중심의 다양화 방안에 대한 대안이며 사회의 변화에 따른 학습 역량의 강화나 학력 향상에 대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하고, 지역사회의 장점인 생태 환경의 우수성을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지역사회의 문제점인 문화예술교육의 기반이 전무함을 극복하기 위한 창의적인 교육과정 편성 운영방안으로 재구성하였다.

 교과 영역에서 6가지 형태(디딤돌 학습, 다지기 학습, 발전 학습, 통합 학습, 문화예술 학습, 생태 학습)로 재구성하고, 재량활동은 한 형태(창조 학습)로, 특별활동은 두 형태(동아리, 어울 마당)로 모두 아홉 형태로 조현 교육의 배경과 지향에 맞는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다.

▲ 9가지 형태의 조현 교육과정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뒤떨어지는 학생이 없도록 하자’라는 뜻으로 언어, 수리 영역의 기초 기능 숙련을 위한 국어과와 수학과의 디딤돌 학습, 우리 학교를 졸업하면 리코더를 연주를 자연스럽게 하고 우리의 민속놀이를 익히고 체력도 키우자는 뜻으로 전개되는 다지기 학습,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발전 학습, 기존의 현장체험 학습 형태를 재구성하거나 교과 간 동일한 주제일 경우 관련 교과의 내용을 통합하여 체험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합 학습, 학교와 마을 주변의 우수한 생태환경을 활용하여 오감을 통한 생태 학습, 지식․기능 중심에서 자신을 표현하며 이웃과 세계를 이해하는 삶의 교육과정, 창의력을 신장하는 교육과정, 지역․사회․삶과 연계된 교육과정이 되고자 한 문화예술 학습, 재량활동 시간을 우리 학교가 가지는 장점인 우수한 생태환경을 활용하여 부족한 문화예술 체험을 보완하고자 생태문화예술 교육과정으로 편성 운영을 하고 있는 창조 학습, 학생들이 학교의 행사를 직접 계획해보고, 운영해봄으로써 자발성과 자립심을 기르고 주인 정신을 갖게 하며 학생 자치 활동의 활성화로 건전한 학생문화를 정착하는 목적의 어울 마당이다.

언어, 수리의 기초 학습 능력과 예술 표현 기능과 탐구 기능을 능숙하게 익히고, 종합적인 문제 해결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학습, 체험중심 교육, 문화예술 교육, 학생 자치 등의 가치를 기존의 학교 교육과정의 틀에서 실현되도록 하였다.

학교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재구성하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재구성의 적극적인 형태로 무학년제가 있겠지만 우리 학교의 재구성 수준은 각 교과 내에서 조현 교육의 지향에 맞는 내용을 선정하여 강조하는 형태이거나 부분적인 교과 간 통합이다. 이 통합도 여러 수준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이상의 학문 분야를 결합시키는 간 학문적 통합, 사회 및 자연현상과 인간의 생활에서 나타나는 문제나 주제와 관련하여 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학문을 다양하게 동원하여 활용하는 다 학문적 통합, 학문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학문이나 교과의 틀을 벗어나 학습내용을 통합하는 탈 학문적 통합 등이다. 우리 학교에서 통합 학습은 간 학문적 통합이며 창조학습이나 생태학습은 탈 학문적 통합 유형에 가깝다.

▲ 역점 사업 등을 소개하는 안내판, 이런 면은 과거의 전시성 교육의 형태에서 아직은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조현초의 교육과정 재구성 수준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학교와 비교할 때는 상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획일성이 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 다양한 재구성을 위한 노력은 교사들의 준비 정도나 예산이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재구성한 많은 학습형태 중 무용, 연극, 디자인, 뮤지컬 같은 문화예술 학습, 생태문화예술 교육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창조학습은 외부 전문 강사가 지도한다. 이 부분에서 교사들 사이에서 많은 토론과 고민이 있었다. 학교의 여건상 이러한 교육은 필요하나 우리 교사들의 역량으로는 하기 어렵다. 교사들이 한다고 해도 업무 부담이 상당하여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대학의 교육과정이 분과 학문 체계로 양성되기 때문에 기존 교사의 역량만으로는 다양한 교육과정 구성이 어렵다. 따라서 다양한 교육과정 구성은 지역사회나 외부 전문 인력의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예산의 증액이 필요하다. 예산 증액과 외부 전문 인력의 학교교육에 참여 없는 교육내용의 다양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겉으로 보기엔 뭐 대단한 교육을 하는 학교 같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 알찬 교육을 하는 학교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신은도 이 학교의 이런 모습을 벤치마킹하면서 형식적인 것에 너무 요란을 떨지 말고 신은초도 신은만의 혁신 교육과정을 갖고 그걸 추진해 나가기 위하여 교사들이 조직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하였다.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조현초등학교의 혁신교육을 돌이켜 보아도 대단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에서 교사들과 함께 시도해 보았던 단계별 학습은 결국 시도를 하다가 성공을 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1,000명이 넘는 다인수 학교와 100명 좀 넘는 작은 학교와의 차이였을 것이다.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와 혁신학교의 쌍벽을 이루었던 조현초, 더도 덜도 말고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들이 조현초 정도만 같아라.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광철 주주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커뮤니케이션팀  |  전화 : 02)710-0124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이상준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준
편집위원 : 김경애, 김국화, 김동호, 김미경,김태평, 서기철, 심창식, 정혁준, 허익배   |  객원편집위원 : 김혜성, 박춘근, 박효삼, 안지애, 양성숙, 최성주, 하성환
Copyright © 2020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