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는 환경을 중시하는 나라다. 1972년 세계 최초로 환경법을 도입했다. 그리고 이 법을 발전시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환경보호법을 갖고 있다. 이 강력한 법으로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철저한 규제와 더불어 새로운 친환경 기술 개발도 이루어왔다.

한 예로 1970년대 석유위기에 고통을 겪은 덴마크는 이후 에너지에 대한 높은 세금부과와 승용차 요일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 건축 등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나갔다. 1970년대에 비해 경제는 70% 이상 성장했는데 에너지 소비량은 그때와 비슷하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나라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현재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43%이며, 재생에너지의 약 70%는 풍력에너지이다. 이전 글에도 썼듯이 덴마크는 95%가 평지고 바람이 세다. 풍력발전에 아주 적합한 지형과 기후를 갖고 있다. 또한 풍력기술개발에 넉넉한 투자를 하고 있으니 풍력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풍력발전기터빈의 40%가 덴마크 제품이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기술도 개발하고... 지구를 덜 괴롭히면서 돈도 벌고... 정말 알차게 사는데 일등인 나라다. 그래서 부럽다 못해 얄밉다고나 할까?

에너지 중 가장 큰 위험 요소를 갖고 있는 원전.. 덴마크는 원전을 건설했을까?

최근(10월 9일)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이 부산항에 입항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 활동가는 “세계 원전산업은 가라앉는 배다. 다른 나라들이 하나둘씩 배를 떠나는 상황에서 한국은 거꾸로 장기 승선 티켓을 구매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독일 활동가의 지적처럼 OECD 국가 중 후쿠시마 사고 후에도 원전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등 소수 국가다. 이탈리아는 체르노빌 사고 직후 원전 5기를 모두 폐쇄했다.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는 원전을 폐쇄 중이거나 원전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도 1990년 이후로 원전을 새로 설립하지 않고 있으며, 노후 원전의 가동 중단과 폐로 결정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덴마크는? 전 유럽이 원전설립 유행에 휩싸일 때 덴마크는 단 한대의 원전도 짓지 않았다. 이를 10만 시민의 힘으로 이루어냈다. "정부가 60만 kw 원전 1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는 3만대의 풍차를 만들어서 시민의 힘을 보여주겠다.”하며 정부의 원전건설을 막았다고 하니 위대한 시민들이라고 말할 수 밖에..

이렇게 에너지 정책에서도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덴마크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데도 으뜸이다. 오덴세에는 오덴세 강을 낀 친환경공원 오덴세 공원이 있다. 안데르센 공원은 오덴세 강의 일부를 끼고 있는데 북유럽에서 주는 Green Park 상을 받기도 했다.

먼저 오덴세 공원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안데르센 엄마는 오덴세의 강물로 빨래를 해야 하는 큰 성의 세탁부였다. 그녀는 빨래를 할 때 너무 추워 몸을 데우기 위해 술을 먹다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다. 엄마가 빨래를 하는 동안 안데르센은 그 성의 마당에서 놀기도 하고 엄마를 쫓아다니기도 했다. 동화 <미운 오리새끼>도 오덴세 강에서 보았던 오리와 고달픈 엄마와 서러운 자신의 처지를 기억하면서 쓴 것일 거다.

 사진에서 보듯 강과 사람과 강에 사는 동식물들이 아주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인간이 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자연을 통제하려는 듯한 인위적인 제방 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강을 구경했는데.. 깊숙이 들어갈수록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 어찌 보면 원시림 분위기까지 났다. 파헤치고, 뿌리 뽑히고, 가두고, 메워져서 썩어가는 불쌍한 우리 강이 생각난다.

오덴세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득템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기회를 얻었다. 바로 공짜 그림 구경을 한 것이다. 공원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들어간 그곳은 시(혹은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공공전시관이었다. 관계자의 말로는 유럽의 떠오르는 신예작가의 작품을 선정하여 2주씩 돌아가며 무료로 전시해준다고 했다.

그 날은 마침 여류 화가인 리스베스 엘리노어의 작품 전시 첫날이었다. 그녀가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덴마크어로 설명했다. 우린 못 알아들어 좀 답답했지만 그냥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발레리나와 하늘과 바다와 숲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신문에 난 그녀의 기사에서도 그녀가 그림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하고 있을 텐데 덴마크어라서 좀 아쉽다.

이 전시장 역시 그림을 맘껏 찍게 해주었다. 덕분에 고운 빛이 은은하게도 화려하게도 퍼져나가는 그녀의 그림을 두고두고 볼 수 있는 기쁨을 갖게 되었다. 리스베스 그녀와 전시장 관계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관련기사 : “창조경제ㆍ신재생에너지, 덴마크에서 답 찾을 수 있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politics/201503/e20150329165409120280.ht

관련기사 : “‘원전’은 가라앉는 배…다른 나라는 내리는데 한국은 장기승선” /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12325.html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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