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금양초교 가는 길.
효창공원앞역 1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학교 입구다.
길모퉁이 전봇대 앞에 내용물이 드러난 마대가 보인다.
차량용 먼지떨이와 각종 오물이 넘쳐난다.
전봇대 뒤에는 바로 학교 옹벽이다.
누군가가 그 틈새로 터질 듯한 파란 비닐봉지를 쑤셔박아 놓았다.
고맙게도 비닐봉지가 쓰러질까 봐 기다란 막대기로 다부지게 받쳐 놓았다.
그 밑으로 부서진 널빤지와 종이상자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용산구청 자원순환과에서 비닐봉지에 붙인 경고문이 선명하다.
“이 폐기물은 아래 사항을 위반하였으므로 배출자께서는 회수하여 다시 배출하시기 바랍니다. 미회수 시에는 폐기물관리법 제68조 규정에 의거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구청에서 붙인 경고문 말고, 누군가 옹벽에 써 놓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점잖게 꾸짖는다.
‘눈•양심•봉투’
단순하지만 이보다 더 명료할 수는 없다.
쓰레기는 치워져도 ‘어린이’가 갈겨 쓴 경고문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이 경고문을 볼 때마다 누군가는 가슴이 뜨끔뜨끔! 짚이는 데가 많겠다.
편집 : 박춘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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