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둘째아들 시온에게 주는 엄마의 글

김시온군이 최근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은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민정씨 제공
김시온군이 최근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은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민정씨 제공

‘유투버 화가’가 꿈인 시온아 수상 축하해 ! 얼마 전 우리 시온이의 정서검사를 받으면서 알게 된 소아우울증…, 엄마는 그동안 시온이가 삼남매 중 둘째 노릇을 잘 해내고 있는 줄만 알았단다 . 여동생보다 체구도 작지만 스스로 우리집 심부름꾼이라며 늘 해맑게 웃던 너, 엄마가 속상할까봐 뭐든 꾹꾹 참던 너, 형과 여동생 사이에서 많이 속상하면서도 양보도 잘하고 배려심도 깊은 너는 항상 엄마의 기분을 살피며 기쁨을 선사하려 했지 . 그런 모습 뒤에서 혼자서 힘들고 아파했을 11살 아이, 시온이를 생각하니 엄마는 가슴이 답답해져 숨을 쉴 수가 없더구다 .

혼자 있을 때 늘 그림을 그리는 시온이, 그렇게 그린 그림들이 어느덧 100 여 점이 넘어가는구나. 엄마는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모아둔 너의 그림들을 보며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단다 . 너의 그림을 본 선생님께서 공모전에 제출해 보라며 추천을 해주셔서 여러번 상까지 탔으니 놀랍구나. 주최 쪽에서 엄마에게 직접 연락해줘서 시온이의 재능을 인정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 .

김시온군이 지난 5월 그림대회에서 받은 상. 김민정씨 제공
김시온군이 지난 5월 그림대회에서 받은 상. 김민정씨 제공

지난 7월 상받는 날 시온이가 소감을 발표하는 순간, 엄마는 또 다시 울컥할 수밖에 없었어 . “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시온아 ~, 미술전 입상을 축하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미술상 덕분에 넌 자신감도 생기고 표정도 밝아지고 자기 생각도 분명하게 표현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 다행이란다.

김시온군이 지난 7월 미술대회에서 받은 상. 김민정씨 제공
김시온군이 지난 7월 미술대회에서 받은 상. 김민정씨 제공

엄마는 조금씩 변화되는 시온이를 보며, 이제는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너에 꿈인 ‘유투버 화가’의 길을 향해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우리 시온이 옆에는 언제나 너의 편 ! 엄마가 있잖아 . 꿈 많고 재능 넘치는 시온아, 다시한번 수상 축하한다.또 한가지, 이 글을 형과 동생이 함께 보면 더욱 더 우애좋은 삼남매로 자라줄 것이라고 믿는다 ! 사랑해.

군포/엄마 김민정

투고를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 이글은 2021년 9월 10일 한겨레 22면에 실린 글입니다. 
* 원문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011187.html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경애 편집위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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