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하느님의  딸
어머니, 하느님의 딸

지난 봄, 별이 된 사슴이를 보내고 불과 사흘 만에 선종하신 어머니를 가슴에 여읜지 벌써 다섯 달여, 계절은 경칩에서 어느덧 처서를 지나 한가위를 맞고 있습니다. 영원의 세계에서 어머니, 평안하신지요. 육신의 고통과 영혼의 갈애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우신지요. 이 아들은 어머니께서 저희에게 하셨던 것처럼, 어머니의 손주들에게 사랑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문득문득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삶을 그려봅니다. 시대의 간난과 무명의 사회에서 그토록 신산한 삶을 견뎌내야 하셨던 시간들. 이제 다 마무리하고 우리의 기억에만 남아 계십니다. 지난 시절 당신네 삶이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우리나라, 사회는 정치, 경제, 국제적으로 비루한 상태에 있습니다. 하루하루 들려오는 소외된 이웃들의 비참한 소식은 당신들의 세월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난 오월 34년간 몸담았던 직장도 졸업하고 이제 다시 사회초년생이 되었습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그동안 못다 이룬 꿈을 고이접어 한가위 상에 올리고 따스한 순백의 계절 겨울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저도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었고 곧 언젠가 완성될 것입니다. 살아온 날보다 적게 남은 생명의 의지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지난날 당신의 삶을 기억하면서, 영원의 세계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편집 : 김미경 편집장 

 

박종운 주주  tsm123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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