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벚꽃도 지고, 석촌호수 벚꽃도 진지 오래지만 관악산에서 난 오늘도 벚꽃놀이를 즐겼다.
높은 곳에 자리잡은 산벚나무는 지금 꽃을 피운다.
산벚나무는 왕벚나무와 달리 꽃과 잎이 동시에 달린다. 계곡 따라 흐르는 벚꽃잎도 예쁘다.
길따라 날리는 벚꽃잎들이 발을 가볍게 해준다.
저절로 입에선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가 나온다. 혼자 걸어도 참 좋다.
연주암 관음전에서 바라보는 계곡에도 벚꽃들이 한창이다.
암반계곡 상류에서 만난 산벚나무들이 환상이다.
바위에 앉아 계곡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을 보노라면 잠시나마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산벚나무들이 보통 키가 크다. 처음엔 땅만 보며 걷다 저 위에 피어 있는 벚꽃을 보지 못했었다. 요즘엔 땅에 떨어진 벚꽃잎을 보면 하늘을 쳐다 보게 된다.
해서 나홀로 멋진 벚꽃놀이를 즐기게도 되었다.
계곡을 수놓은 벚꽃잎들이 현란하다.
가까이 다가가 본 벚꽃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요즘 족도리풀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바위 아래 숨어 수줍게 홀로도 피고..
사이좋게 옹기종기 모여도 피고..
재미난 것은 처녀치마 꽃이 질 때쯤 족도리풀이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마치 처녀가 족도리 쓰고 시집가는 것처럼 말이다. 뒤에 처녀치마 꽃은 졌는데 족도리풀은 막 꽃을 피우고 있었다.
여러가지 제비꽃들도 한창이다. 잎이 고깔을 닮아 고깔제비꽃이다.
일본에서는 귀한 몸이라는 노랑제비꽃도 지천이다.
관악산 정상에서 만난 제비꽃이다.
남산서 처음 발견 되었다는 남산제비꽃도 반갑다.
노랑제비꽃과 큰개별꽃이 사이좋게 같이 피어 있다.
개별꽃도 예쁘다.
세대교체 중인 민들레도 만났다.
복사꽃도 예쁘다. 가을에 돌복상이라도 하나 먹을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병꽃나무도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하얀색도 있다.
애기나리는 천지삐까리다.
아무데나 지천으로 피는 산괴불주머니도 관악산에선 귀하신 몸이다.
독이 있다는 천남성도 피었다.
정상부근에는 이제 진달래가 만발했다.
연주암에서 관악사지 가는 길에 현호색이 한창이다.
양지 바른 곳엔 각시붓꽃도 수줍게 피었네.
황소 한마리가 앉아 쉬고 있다. 자연이가 이중섭처럼 잘도 그려 놓았다.
얼마나 많이 이 길을 지나 다녔는데 오늘에야 첨 보았다.
솔봉을 지나 관악산 정상에 오르면 입술을 닮은 소나무가 보인다.
항상 쉼터에서 듣는 스님 독경소리를 오늘은 응진전에서 직접 들었다.
미세먼지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악산을 찾았다.
언제 보아도 연주대는 멋지다.
연주암에는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등들이 가득하다. 하나하나 누군가의 바램들이다. 이루어지길 빌어 본다.
양지바른 곳에선 벌써 올챙이들이 깨어나 꼬물꼬물거린다.
관악산은 이래저래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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