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커피 한잔하며 쉬어가는 계곡 가에 노루오줌이 피어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못 보았는데 말이다. 참 반갑다.

▲ 노루오줌

이름이 좀 지저분하다. 노루가 물마시고 오줌도 누는 물가에 많고, 뿌리냄새가 노루오줌 냄새 같아서 그렇단다.

▲ 노루오줌

시로 노래하기도 한다.

노루오줌

             김관식

노루가

물 마시러 온

옹달샘가에

연분홍 노루오줌꽃

 

서리 꽃같은

아이스크림같은

살살 녹을 것 같은

먼지털이개 같은

만지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그렇게 보송보송

고운 꽃송이

▲ 노루오줌

시인에게는 한겨울 찬바람에 나무에 핀 서리꽃(상고대)같아도 보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으로도 보이고, 어릴 적 집집마다 하나씩 있던 깃털로 만든 먼지털이개처럼 보이기도 한 모양이다. 정말 그렇게 보인다.

▲ 노루오줌

나나니벌을 닮은 나나벌이난초가 이제 꽃을 많이 피웠다.

▲ 나나벌이난초

꽃이 나나니벌 암컷을 닮았고 향도 암컷 페로몬 향을 내어 나나니벌 수컷이 와 나나벌이난초를 수정시켜 준다고 한다. 신비롭다.

▲ 나나벌이난초

산딸나무 꽃들이 관악산을 밝혀주고 있다.

▲ 산딸나무

꽃처럼 보이는 십자로 생긴 하얀 잎은 사실 꽃잎이 아니고 잎이 변형된 포엽(苞葉)이란 것인데 꽃으로 위장하여 곤충을 유혹하는 것뿐 아니라 맛도 좋은 모양이다. 그 잎을 먹으러 왔다가도 충분히 수정을 시키고 갈 것 같다.

▲ 산딸나무

박쥐나무는 이제 꽃을 활짝 피우고 떨어지기 시작한다.

▲ 박쥐나무

싸리비를 만들던 조록싸리도 예쁜 꽃을 피웠다. 간 밤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날 머리에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는 키도 싸리로 만들었다.

▲ 조록싸리

함박꽃나무에는 이제 저 높은 곳에만 몇 개의 꽃이 달려있을 뿐이다.

▲ 함박꽃나무

나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 털중나리

털중나리가 여러가지 나리꽃중 가장 먼저 황적색 예쁜 꽃을 피운다.

▲ 털중나리

참나리보다는 작고 꽃이 중간을 바라보아 중나리인데 줄기에 털이 나 있어 털중나리가 되었다.

▲ 털중나리

바위를 잡고 오르다가 보면 바로 코앞에 나타나는 돌양지꽃이 귀엽다.

▲ 돌양지꽃

새집을 찍으며 계속 연구 중이다.

▲ 연구중

혹 카메라가 없어지면 어쩌나 내가 괜히 걱정이다.

▲ 새집 연구중

참나무 옆에 그보다 훨씬 큰 버섯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 버섯과 참나무 한그루

정상 근처에서 점심을 먹다 소나기를 만났다. 갖고 있던 자리로 지붕을 만들어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린다. 자리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정겹다.

▲ 소나기

비가 그치고 연주암으로 향한다. 요사채 마루에서 잠시 물 한잔 마시고 불성사로 향한다.

▲ 연주암 요사채

오랜만에 찾은 불성사는 여전히 참 좋다.

▲ 불성사

교통이 불편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불성사가 반갑다.

▲ 불성사

불성사를 나서는데 입구에 큰 소나무가 쓰러져 있다. 지난 강풍에 쓰러진 모양이다.

▲ 불성사 입구 쓰러진 소나무

불성사 계곡으로 내려오는데 줄딸기가 한창이다.

▲ 줄딸기

잘 익은 놈으로 몇 개 따 먹어 보는데 제법 달다.

▲ 줄딸기

역시나 불성사계곡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 계곡이 좋다.

▲ 불성사 계곡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박효삼 부에디터  psalm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