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학 동기 방에 문자로 뒤늦게  친구 부인이 보내온 부고를 받으면서 며칠 전 운명한 친구의 부고가 새삼 가슴을 아프게 한다.

철없던 60년 전 대학에 입학하여 만나 그는 상공부 쪽으로 공무원을 시작하고, 나는 산업체로 전공을 살려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많은 도움과 혜택을 누리고 살게 되었다.

고인이 된 친구는 국장으로 정년을 맞이한 후 개인 사업을 하면서 사무실을 운영하였다. 우리의 아지트로 한 달에 두 번을 만나서 놀이를 즐기고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자고, 그래야 아지트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농 섞인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어 아지트가 없어져 버렸다.

하나둘 떠나가는 친구들 속에서 둘째 주 만난다고 이목회라고 칭하고, 네 번째 목요일에 만난다고 사목회라고 불렀다. 우리는 한 달에 두 번씩 만나서 싸움질도 하고 사는 이야기를 해대며 즐겼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있다.

고인이 된 친구는 시신과 장기를 기증해서 장례식은 대학병원에서 다 정리된 후 추모회로 갈음한다고 한다. 가는 여비도 못 전해 주어 다음 만나는 날 친구들과 협의하여 결정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이를 추모의 뜻으로 보내고자 한다.

▲ 사진 : 2020년 7월 14일 한겨레(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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