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여행기간 주로 기차이동을 많이 했다.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5개 방향으로 움직여  헬싱괴르, 로스킬레, 스웨덴 말뫼, 보딩보르그, 오덴세 역에 가보았다. 기차역사는 코펜하겐부터 스웨덴의 말뫼까지 비슷했다. 로마네스크인지 바로크양식인지..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사용했다. 예전 우리 서울역청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 역의 모습은 이러하다.

▲ 코펜하겐 중앙역에 무지개가 떴다
▲ 헬싱괴르 역
▲ 로스킬레 역
▲ 스웨덴의 말뫼 역(바다에 다리를 놓아 기차가 다닌다. 코펜하겐에서 약 20-30분 정도 거리)
▲ 보딩보르그 역 . 작은 역이라서 땨로 매표창구가 없다. 세븐일레븐에서 매표를 대행한다.
▲ 오덴세의 구역사(지금은 문화관으로 사용 중인 것 같았다)
▲ 오덴세 신역사

 

기차표는 역사에서 판다. 근무 외 시간대나, 작은 역에서는 역사 내에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기차표를 살 수 있다. 기차표를 구입할 때 날짜가 지정된다. 지정 날짜에 목적지까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 목적지 내에 있는 아무 역에 내렸다가 그 동네를 실컷 구경하고 다시 타도 추가로 돈을 내지 않는다. 좌석은 예약하지 않았다. 지정되지 않은 일반석 좌석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 10시 경 스웨덴 말뫼로 가는 기차를 탔을 때나 목요일 아침 출근시간대에 오덴세에서 코펜하겐 공항으로 가는 기차에도 좌석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차가 와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뛰거나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하지만 예약된 좌석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로 1등석만 좌석을 예약하는 것 같았다. 1등석에는 커피, 차 등 음료가 준비되어 있는 것 말고는 좌석의 공간 등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기차 좌석은 어떨까? 널찍하고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좌석이라고나 할까?

▲ 기차 좌석

 

젊은 덴마크 남자의 평균키가 180cm가 넘고 여자는 170cm에 육박한다던데 그래 그랬을까? 좌석이 정말 넓고 길었다. 우리나라의 특실+ 수준 정도다. 머리를 받혀주는 머리받이까지 있는데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대부분 2인씩 나란히 배열된 좌석이거나,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4인 좌석이다. 일자 좌석은 유모차나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는 칸뿐이다.

▲ 테이블 아래에 쓰레기를 담는 비닐 봉투가 걸려있다
▲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들이 플러그에 노트북 코드를 꽂고는 뭔가를 하기 바쁘다

 

기차 승무원들은 어떨까? 덴마크 인구는 560만 정도, 우리나라 인구는 5100만이다. 그런데 땅은 우리의 반 정도가 된다. 우리는 평지가 35%지만 덴마크는 90% 이상이 평지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도 발달했을 거다. 대충 따져봐도 국민 일인당 활용가능한 평지가 우리보다 11배나 많다. 공간적으로 여유롭다는 것은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또 여러 가지 태도에서도 여유로움을 줄 거다. 그래 그런지 승무원들도 슬렁슬렁 여유롭고 친절하다. 기차를 탈 때나 내릴 때 검표를 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기차와 같다. 도중에 역무원이 와서 검표를 한다. 그 때 표를 보여주면 끝이다. 기차에 타고 있으면 다음 역을 일일이 알려주는데 덴마크어 발음은 좀 익숙하지 않아 긴장이 된다. 코펜하겐을 괴흔하븐(?)이라고 발음한다. 이를 알기 때문인지 어떤 승무원은 우리가 내릴 역을 알려주러 다시 우리에게 오기도 한다. 검표할 때 어리바리한 동양 사람들이 내릴 역을 기억해두었던 것이다. 또 한 번은 좌석이 꽉 차서 한 여성이 서 있었다. 잠시 후 한 승무원이 그 여성을 데리러 왔다. 다른 칸에 자리가 있으니 그리로 가서 앉으라는 거였다. 검표를 하면서  빈자리를 봐두었다가 그 여성에게 안내하는 거였다. 흔히 볼 수 없는 친절한 배려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삶에 여유가 있으면 저렇게 친절해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적인 여유가 좀 있어야 하는데... 인구가 더 분산이 되던지 인구수가 좀 줄어야 되지 않을까?  작은 땅에 너무 복닥복닥 치여 살다 보니 서로 피곤하고 성격도 나빠지는 것 같다. 그런데 지역감정까지 부추키면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로 만드니.. 한국은 아직 답이 멀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 비관적인가?

1. 재미있는 사진 하나.

▲ 코펜하겐 공항역의 매표 창구

코펜하겐 공항역의 매표 창구는 이렇게 생겼다. 다른 역에서는 보지 못했다. 표를 주문하고 돈을 넣으면 검은 쇠가 회전되고 거스름돈을 돌려서 받는 구조다. 잘 모르고 거스름돈을 받으려 손을 내밀었다가 빙 돌아오는 저 검은 쇠에 부딪쳤다. 덴마크 사람들은 무인판매대가 있을 정도로 정직하다는데 공항역은 외국인들이 많아서 저런 구조를 만들었을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못했다.

2. 재미있는 사진 둘

▲ 스웨덴 말뫼역의 화장실 이용창구

 스웨덴 말뫼역에서는 화장실 가는데 돈을 받았다. 스웬덴화 10크론, 우리 돈으로 1250원 정도. 손만 씻으러 간다고 한 아가씨도 친구에 묻어 슬쩍 가려다 10크론을 내야했다. 코펜하겐 중앙역은 좀 싸다. 5크론이다. 우리 돈으로 800원 정도. 화장실 한번 사용하는데 치고는 비싼 돈이다. 서울역에서도 한 500원 받고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는 노숙자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둑해지니 노숙자들이 모여드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 800원은 과한 요금일까? 아니면 당연한 요금일까?

3. 궁금한 것 하나

▲  보딩보르그 역사 내의 세븐일레븐. 없는 게 없을 정도.
▲  보딩보르그 역사 내의 세븐일레븐. 없는 게 없을 정도.

덴마크에는 세븐일레븐이 참 많다. 우리가 가본 모든 역에도 세븐일레븐이 있었다. 큰 역의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수준이 아닌 마트 수준이기도 했다. 어떤 알뜰 여행객은 역사 세븐일레븐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했다고도 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싸게 판다. 그런데 어떤 역의 세븐일레븐 직원들은 각종 물품을 파는 동시에 기차표를 판다. 계산기에 기차표 판매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것 같았다. 기차표를 파는 것뿐만 아니라 기차노선들까지 꿰뚫고 있어 뭘 물어봐도 척척이다. 마치 기차역 직원이 세븐일레븐에서 추가 알바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 그래서 한 덴마크인에게 DSB(덴마크 국철)가 세븐일레븐을 소유하고 있느냐고 물어봤다. 모른다고 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소유의 기업으로 알고 있는데... 여튼 좀 이상하다.

 

▲ 이 날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되는 날이다. 그런 날에 나는 좋다고 여행을 왔다. 미안한 마음에 이 날 만큼은 노란 셔츠에 글을 써서 입고 다녔다. 글 내용은 이러하다. We want the Truth of the Sewol Ferry Tragedy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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