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는데 밖은 봄 날씨다. 산을 오르기도 전에 땀이 난다. 너무 따듯해 혹시라도 봄꽃이라도 볼까 하는 마음에 수영장계곡으로 올랐다. 늘 나에게 예기치 못한 꽃들을 보여줘 자주 찾는 계곡이다.

▲ 무너지고 있는 수영장표지판

언제나 모자를 쓴 바위가 날 반겨준다.

▲ 모자 쓴 바위

수막새에 새겨놓은 신라의 미소를 닮은 바위도 있다.

▲ 신라의 미소

수영장계곡에서 늘 쉬어가는 곳에서 커피한잔을 마신다.

▲ 커피 한잔

물위를 걷는 기적도 연출해 본다. 꽝꽝 얼었던 계곡이 위만 살짝 녹아 그 위를 걸어본 것이다.

▲ 물위를 걸어본다.
▲ 물위를 걸어본 웅덩이.

이등변삼각형을 닮은 바위다. 꼭짓점 A에는 녹색점이 찍혀있다. 이 녹색점이 등산로를 알려준다. 누군가 길을 잃지말라고 곳곳에 이런 점을 찍어 놓았다. 

▲ 이등변삼각형

‘관시암보살’, ‘나무하미타불’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다. 관악사에 기도드리러 다니던 한 필부의 귀에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그리 들렸을 것이다. 부처님세상을 꿈꾸며 한 자 한 자 새겼을 그 분을 생각해 본다.

▲ 관시암보살
▲ 나무하미타불

수영장계곡의 명물 쌍탑이다. 도림천 계곡의 쌍탑은 몇 년전 무너져서 너무나 아쉽다. 누군가의 바램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진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린 이유는 무엇일까.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믿음들을 너무나 쉽게 미신이라 여겨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수영장 쌍탑만은 영원하길 바라며 길을 떠난다.

▲ 쌍탑

정상이 가까워 오자 안개속인지 구름 속인지 앞이 안 보인다. 아마도 관악산할아버지가 쓰고 계신 구름모자속으로 들어 온 모양이다.

▲ 안개속
▲ 구름속

연주대아래 조용한 쉼터에서 점심을 먹는데 비가 내린다. 우산과 자리로 비를 막아 본다.

▲ 빗속에서 쉰다.

봄기운에 처녀치마가 새싹을 틔우고 있다. 처녀치마는 꽃이 일찍 핀다.  오늘은 아무 꽃도 못보았지만 그녀를 볼 생각을 하면 벌써 가슴이 뛴다.

▲ 처녀치마

꽁꽁 얼었던 계곡이 녹아내리고 있다.

▲ 녹고있는 계곡

갑자기 천둥이 울리고 비는 굵어진다.

▲ 다 녹은 계곡

수열을 알려주는 나무를 보며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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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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