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탐방은 화림계곡 선비 문화 체험으로 시작하였다.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함양이 선비 문화의 본류를 이어 왔다는 말이 되겠다. 그중에서도 화림계곡은 근사한 정자가 늘어서 있어 함양 유림의 선비 문화를 간직한 장소이다.

화림동은 함양을 흐르는 남강의 상류 지역을 말하는데 푸르고 풍부한 물줄기가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경승지를 만들고 그곳에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 등의 정자를 짓고 사화와 당쟁을 피해 산수에 은둔하면서 음풍농월을 즐겼던 장소이다.

그중에 거연정은 17c에 중추부사를 지냈던 전시서가 지은 정자로 무지개다리를 따라 계곡을 건너면 계곡의 기암 위에 주변의 노송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자를 만들었다.

또 농월정은 지족당 박명부가 지은 것으로써 냇물에 비친 달을 한 잔의 술로 희롱한다는 뜻을 지닌 정자인데, 이곳은 달밤에 벗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한 잔 하면 그 흥취를 제대로 느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금도 함양에는 동네 마을마다 정자를 짓고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여 이번 여행 중에도 몇 번인가 신발을 벗고 올라가 쉬어가기도 했다.

이처럼 옛 선비들은 사화와 당쟁을 피해 자연 속에 은둔해서 풍류를 즐기면서도 근처의 서원에서 후학을 길러내어 영남 선비 문화의 면면을 이어 온 것으로 생각되었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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