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성서> 소금항아리(출처 : 정우열 필진)
<생활 성서> 소금항아리(출처 : 정우열 필진)

어제 밤 내린 눈으로 산과 들,  온 세상이 온통 흰 눈으로 뒤덮혔다.

오늘은 새해들어 첫 번째 맞는 주일이다.

올해부터 교중 미사 시간이 오전 11시에서 10시30분으로, 30분 당겨졌다. 

서둘러 미사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섰다.

문을 나서니  그때  누군가 문앞에 쌓인 눈을 쓸고 있었다.

"아이구! 수고하시네요!"하고 내가 인사를 했을 때, 그는 
구부리고 쓸던 허리를 펴고 "눈이 많이 왔어요. 눈길 조심하셔요"했다.

그는 아파트 관리소  ㅇㅇㅇ주임이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관리소  ㅇㅇㅇ주임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 했다.

그도 "어르신, 빙판길 조심해 다녀오세요!"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관리소 ㅇㅇㅇ주임이 아니라 분명 내게 다가온 주님이셨다.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레 눈을 밟으며 성당을 향해 걸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났다.

踏去聲聲六月蛙!

그렇다. 밟고 가는 소리 소리가 오뉴월 개구리 소리다.

허나, 그건 개구리 소리가 아니라 분명 주님께서 "어서 오너라!"하는 환영의 소리였다.

건널목을 지나 주차창 앞을 지날 때  주차 봉사를 하던 어느 형제님이 "아이구,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역시 주님이셨다.

내게 다가온 성모상(출처 : 정우열 필진)
내게 다가온 성모상(출처 : 정우열 필진)

다시 성당 입구 왼편에 서계신 성모님께 인사하고 성당문을 들어섰을 때,  어깨에 '레지오'란 노란 띠를 두른 자매님이 "아이구! 눈길 어떻게 오셨어요?"하며 나를 반기며 포옹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구역 3반 반장 자매님이셨다. 아니, 내게 다가 오신 성모님이셨다.

새해 첫 주일, 오늘은 이렇게 많은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났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24. 1. 7. 새해 첫 주일

김포 여안당에서
한송 정우열 다미아노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정우열 주주  jwy-han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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