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3월18일 28번째 '윤석열 정부 퇴진' 시국기도회.

우리가 처한 후퇴와 역진은 고도성장 동안 내면이 고갈되고, 공동체 붕괴로 이루어진 일.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행로가 '윤석열 집권'의 변칙적 사건 하나로 막히지 않는다

윤석열 퇴장 후, 계속해서 여러 단계의 어둠을 통과하며 위험한 길을 걷게 될 것이지만

하느님 나라를 향하고 있는 역사의 추세를 확신하며 어떤 변칙과 세력도 이를 거스를 수 없다.

▲ 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3월18일 28번째이자 '윤석열 정부 퇴진' 마지막 시국기도회를 안양 중앙성당에서 열었다. 사제단은 지난해 3월 전주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기도회를 시작으로 지난 2월19일 전주 전동성당에서 27번째 기도회를 마쳤다.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기도회에는 전국에서 신부 50여명이 참석했으며 650명의 수도자, 신자 및 시민들이 참석했다. 김형중 신부(중앙성당 주임)가 주례를 맡고, 양기석 신부(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장)가 강론했으며 성명서는 청주교구 김인국 신부가 낭독했다. 미사 후에는 성당 마당에서 안양역까지 약 800여미터 행진했다. '윤석열 탄핵', '민주주의 회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 강론하는 양기석 신부(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강론하는 양기석 신부(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범죄피의자의 호주대사 임명은 법치가 사라진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천명한 사건 

양기석 신부는 강론에서

“성경에서 저항한 수산나의 죽음은 대중이 권력자의 교묘한 언어에 빠져 수산나의 무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졌다. 권력자와 동조하여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수천 년이 지난 현재도 이런 일은 벌어지고 있다.

집권한 지 2년이 안 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을 비롯해 노란 봉투법, 방송 3법, 간호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과 대장동개발 50억 뇌물수수 관련 특검법 그리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총 9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조적 부당함으로 고통당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도를 애초에 막아버렸다. 사회적 혼란과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왜 이런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지 헤아려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며, 아예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배우자를 비롯하여 이권으로 얽힌 카르텔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범죄 행위의 진상규명과 처벌을 위한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다. 권력을 사적으로 전용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헌법이 보장한 거부권을 사용함으로 법을 악용하고 있다.
 
작년 여름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해병대 채 상병의 죽음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넣은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당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범죄 피의자를 호주 대사로 임명한 행위는 역사 속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놀라운 일이다. 한국과의 외교 창구로 범죄 피의자를 받은 호주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법치가 사라진 독재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천명한 사건이다.

검사 시절부터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사항에서는 기획 수사를 서슴지 않았고, 때에 따라서는 선별 기소를 일삼던 악습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대통령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오만과 법 위에 군림하는 악한 습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요즘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을 돌며 케이블카 허가, 핵발전소 추가 설립, 그린벨트 해제 등 약속하고 있다. 핵진흥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핵오염수를 오히려 안전하다며 일본의 공범 역할을 하고 있다. 윤석열의 죄는 사람만이 아니라, 하늘과 땅, 바다를 포함하는 지구에 대한 죄다.

주님께서는 그 행실에 따라 갚으신다고 약속한다.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인권이 무너지고, 약한 이들의 삶이 처참해지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자신의 무력함에 좌절하고 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의 절규를 잊지 않고 갚아주실 것이다. 우리의 지난 삶은 고통 당하는 친구들을 외면하고 나만이라도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눈감고 침묵하는 철부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악과 맞서 싸워야 한다. 사탄처럼 하느님의 뜻에 맞서 악을 일삼고 약한 이들을 궁지로 내몰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집권 세력의 악행에 맞서야 한다. 

이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는 이미 국정농단을 일삼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시절 악습들을 제대로 끊어버리지 못한 결과, 박근혜 정부 이상의 비정상적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선거에서 죄를 끊어버리고 당신께 되돌아오라는 주님의 요청에 응답해야만 한다. 이 악한 정권의 만행들을 끊어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한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으시고 갚아주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 양기석 신부  강론 전문 듣기

 

 

▲ 발언하는 김정민 변호사(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발언하는 김정민 변호사(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박정훈 대령의 법과 원칙에 따라 시작한 일이 어마어마 일이 되었다. 

이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의 법률 대리인 김정민 변호사의 연대발언이 있었다.

김 변호사는 “박 대령이 죄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했고 이첩하려고 했다. 최고 권력자가 나섰음을 알면서도 고민 없이 원칙을 지켰다. 부하들도 엄청난 불이익이 따를지 모르는데 평소 봐왔던 박 대령의 그 정직한 모습, 법과 원칙에 따르는 모습을 보고 따랐다. 그렇게 작은 일로부터 시작한 일이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고 있다.

법조인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왔는데 그 대통령에 의해서 인권과 헌법이 유린되는 것을 보고 있다. 또 그것을 집행하고 동조하고 있는 법조인들을 보고 있다. 같은 법을 배웠고, 같은 책을 봤나 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법조인들이 지금 본분에 어긋나고 양심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많은 법조인들이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권력자 주변은 정의로운 승리인양하고 있지만 수많은 사람은 고통받고 절망하고 있다. 국민의 가열찬 분노와 힘이 윤 대통령을 깨우쳐서 우리처럼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윤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 김정민 변호사 발언 보기 ->>: https://youtu.be/TLTPH5eOhqo?si=1gQgWF8RVoOwlQPD

▲ 김인국 신부(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김인국 신부(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마지막으로 김인국 신부가 낭독한  마침 시국 미사 성명서 전문이다. 

<월요시국기도회를 마치며>

1.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작년 3월20일 ‘전국사제비상시국회의’의 결정으로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미사>를 드리고 월요시국기도회를 시작한 지 꼭 일 년이 되었습니다.

서울로부터 마산/ 수원/ 광주/ 춘천/ 의정부/ 인천/ 원주/ 청주/ 제주/ 안동/ 전주/ 대전/ 대구, 3월에서 8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제1차 시국기도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부터 다시 부산 정발장군공원에서 시작하여 서울/ 전주/ 수원/ 의정부/ 마산/ 인천/ 광주/ 전주/ 그리고 오늘 수원교구 안양 중앙성당에 이르기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 월요시국기도회>를 오늘 마치게 되었습니다.   

2. 국가 공동체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비상한 때에 저마다 비상한 각오로 무도하고 무례하기 짝 없는 윤석열 검찰독재의 폭정에 아무도 목숨을 잃거나 상하는 일이 없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이명박의 사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 이른바 ‘사자방’의 전철을 밟더라도 국가경제를 거덜 낼 만큼은 아니기를 바랐으나, 그는 무역강국 코리아를 파탄 일보 직전까지 추락시켰습니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흉내 내더라도 세월호의 비극처럼 아이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는 일만큼은 없기를 바랐으나 이태원에서 수백의 젊은이들이/ 해병대 병사가/ 주말에도 일터로 향하던 시민들이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이미 역사의 심판을 받은 두 전직에도 한참 미달하는 윤석열은 무거운 죄를 뉘우치고 오늘 당장이라도 자리를 내놔야 합니다.

3.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행로가 '윤석열의 집권'이라는 변칙적 사건 하나로 가로막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손에 잡힐 듯 가깝던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그만 고꾸라진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후퇴와 역진이라는 사태는 고도성장을 이루는 동안 내면이 고갈되고, 공동체의 붕괴가 임박하게 됨으로써 벌어진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위기와 난국을 살벌한 각자도생으로부터 따뜻한 공생공락으로 체제전환을 이룰 기회로 삼기만 한다면 오히려 몸에 이로운 약이 되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4.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언제나 빛과 어둠이 혼합된 길입니다. 윤석열의 역사적 퇴장 이후, 더 나은 민주주의를 이룩한 다음이더라도 계속해서 우리는 여러 단계의 어둠을 통과하며 위험한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빛 속에서 경험한 바를 어둠 속에서 기억하는 역사적 경험을 일찍이 십자가의 성 요한은 “밝은 어둠”이라 하였고,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불가피한 과월절”이라 불렀던 바, 아무리 어둠이 깊어도 우리는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향하고 있는 역사의 추세를 확신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가까이 다가왔고,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변칙과 세력도 이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5. 그러므로 있어야 할 것들이 있게 하고, 없어야 할 것들이 말끔히 없어지도록 생활 속의 억강부약을 다짐하며, 환하고 따뜻한 봄기운을 널리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운을 차립시다. 사랑과 정의가 무능과 부패를 구원할 것입니다. 윤석열의 검찰독재를 뿌리뽑는 4월 10일, 심판의 총선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뜨겁게 성원해 주신 전국의 많은 신부님들과 수도자들, 의로우신 여러 교우님들과 선의를 가진 모든 시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제단은 잠시 하느님께 이르는 가장 좋은 길, 침묵의 시간을 보내면서 고통 받으며 신음하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2024.3.18.

성요셉대축일 전야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인국 시국미사 낭독 보러 가기 

 

▲ 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사진 출처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

*  김형중 신부 주례 보러 가기 : https://youtu.be/CnGSWya8fSM?si=qLOkvOux-0m-SOCq
* 김민웅 목사 찬조 발언 보러 가기 :  https://youtu.be/eMhvHgNRzow?si=W_lMNZwanUXjewUR
*  참고 자료 : https://www.youtube.com/watch?v=1zvC5NmC5KU&t=5660s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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