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대 바로 아래까지 올랐을 때다. 산딸기나무가 하얗게 꽃으로 덮여 있는 풍경이 아름다워 정신없이 바라볼 때였다. 바로 그 옆에 날 향해 함박웃음을 웃고 있는 꽃을 보았다. 이 곳을 수십 번 아니 백번도 더 지났을 텐데 처음 보았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한 걸음씩 가까이 간다. 함박꽃나무가 예쁜 꽃들을 피우고 있었다.
목련과 나무인데 산에서 자라는 목련이라고 산목련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함박꽃나무는 목련과 달리 잎이 다 자라고 난 후 꽃이 아래로 달린다.
북한에서는 목란(木蘭)이라 부르며 국화(國花)로 지정하였다. 김일성주석이 이 꽃을 보고 꽃 중 최고는 난꽃인데 이 꽃은 나무에서 피는 꽃 중 최고이니 목란으로 부르면 좋겠다하여 그리되었다 하는데 전수태교수에 의하면 예부터 그리 불렀다 한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80180.html
같은 길로 올라도 매 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관악산이 참 좋다.
온 나무를 하얗게 덮은 산딸나무가 자주 눈에 띈다.
온통 푸른데 하얗게 덮인 나무가 사방을 비추어 준다고 사조화(四照花)라고도 했단다.
정말 녹음이 가득한 요즘 갑자기 하얗게 덮인 산딸나무가 눈을 확 끈다.
계곡을 지나 커다란 바위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박쥐나무를 찾아간다. 큰 나무들 아래서도 살아남기 위해 박쥐날개를 닮은 큰 잎을 가지게 되었다 한다.
조롱조롱 달린 꽃봉오리들 사이에 하나가 예쁜 꽃을 피웠다. 박쥐나무 꽃은 신기하게 생겼다. 새끼손가락 길이의 하얀 꽃봉오리가 먼저 달리고 그 하얀 꽃잎이 뒤로 말리면 노란 꽃술이 나타난다. 돌돌 말린 꽃잎이 아가씨 머리를 고데로 만 것 같다.
꽃이 나나니벌을 닮은 나나벌이난초가 피고 있다.
버찌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미역줄나무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수영장 계곡 초입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연구중이라 적혀있다. 새를 연구중인가 보다.
커피 한잔 마시며 쉬는데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는 토끼와는 달리 물을 마시러 왔다 목욕중인 나방이 애처롭다.
마징가제트가 초록으로 덮여 가고 있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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