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雙筷子看人品(일쌍쾌자간인품)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비슷하겠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까요? 이곳 대만에서도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 불가한 끔직한 사건도 발생합니다.

눈에 자주 띄는 것이 아직은 어린 남녀가 충동적으로 살인자가 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길 없는 가시덤불 같은 험한 인생길, 때로는 작은 충고가 큰 도움이 됨을 경험하곤 했습니다.

좋은 교육과 훌륭한 모범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요. 어릴 적 밥상머리 교육은 평생을 간다는데, 요즘같이 학교성적에 목매달다 보니 가장의 권위 있는 밥상머리 훈계나 가풍, 전통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지는 않나 걱정이 됩니다.

▲ 밥상머리 교육(사진출처 : 정책공감 대한민국 정부 대표블로그 http://blog.daum.net/hellopolicy/6982006)

밥상이 식탁으로 대체가 되고, 식탁 메뉴가 국, 탕 위주에서 탈피하면서부터는 숟가락보다는 젓가락 위주로 사용을 하게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중국이나 일본은 젓가락 문화입니다. 그들은 주로 사각이나 원형의 가벼운 나무나 플라스틱 소재의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지요.

반면에 한국인들은 매끄럽고 무거운 쇠붙이에다가 납작한 젓가락입니다. 중국인들이 많이 놀라지요. 섬세한 힘의 조절과 기교를 어려서부터 자유자재로 구사해서 그런지 LPGA 대회마다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랭킹 10위안에 5명인가가 한국 국적이지요?

SNS를 통해서 대만에서도 여러 친구들로부터 감동적인 글들을 자주 받아 읽곤 합니다. 그 중에 가벼우면서도 의미 있는 글을 받았기에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젓가락질 하나로도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一雙筷子看人品(일쌍쾌자간인품))'란 글입니다.

『한 친구와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마침 아버님이 저를 보러 오셨기에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아버님은 말씀이 거의 없으셨고, 식사시간 내내 조용히 우리들 이야기만 들으셨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님 : "아까 그 친구 깊이 사귀지 마라!"

놀랍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이 친구는 사업상 알게 되어, 일도 몇 번 함께 하고 인상도 괜찮았었는데...

아버님 : "먹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지를 추측할 수가 있다. 그 친구가 젓가락질을 할 때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하더라. 매번 접시 아랫부분의 음식을 뒤집어 올려 몇 번 뒤적이고서야 음식을 집더구나. 좋아하는 음식은 더욱더 여러 번 뒤집어엎더라. 마치 젓가락을 조리 기구처럼 요리접시 밑을 헤집어 다시 새로 요리를 하듯 뒤집더라.“

저는 꼭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모든 사람의 버릇이 같지는 않지요. 어떤 사람은 조금씩 천천히 씹어서 삼키길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입 안 가득 넣고 빨리 씹기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너무 지나친 평가가 아닐까요?”

아버님은 머리를 가로 저으시며, “만약 생활이 매우 어려운 사람이 맛있는 진수성찬을 마주해서 식사예의에 다소 어긋난다고 하면 이해를 할 수는 있지. 그렇지만 너의 친구는 원래 사업을 하는 친구고, 물질적인 어려움이 없을 텐데 이렇게 식사를 하는 것은 사리사욕을 탐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며 편협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요리 한 접시를 앞에 두고, 다른 사람의 기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반복해서 뒤적이던데, 만약 이익과 관련된 유혹을 받게 되면, 그 친구는 반드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이어서 아버님은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아버님이 5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고아를 거느린 과부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단했겠습니까? 배고픈 게 일상이고 삶이었습니다.

어떤 때 친척집에 손님으로 가게 되면 할머니는 미리 아버님께 반복해서 주의를 주었답니다.

“아들아, 식사를 할 때는 반드시 네가 먹는 모습을 유의해라. 절대로 네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독차지해서 다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마라. 우리 집이 비록 가난할지라도 예절을 잃지 않도록 하자.”

할머니의 당부를 마음 깊이 새겨, 아버님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실태를 보이지 않으셨고, 정도를 벗어나지 않게 통제를 하셨답니다.

끝으로 아버님은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젓가락 한 쌍, 가볍게 여기지 마라. 작은 행동 하나로도 젓가락을 쥔 사람의 수양과 인품을 알 수 있단다.”

나중에 아버님의 말씀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예전에 그 친구가 작은 이익 앞에서 정말로 의리를 버리고 떠나더군요.

그 일이 있고나서 항상 아버님의 말씀을 삼가 명심하고 있습니다. 한 평생을 살다보면 유혹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욕망이 일어날 때마다 좀 더 절제를 하고, 좋은 물건이 생기면 더욱 혼자서 차지하기보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의 됨됨이는 작은 젓가락의 절제부터 시작이 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자기 절제가 몸에 배인 사람들은 대부분 언행이 일치하지요.

현란한 언어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

정의로운 국민이 넘쳐나는 그런 나라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동호 주주통신원  donghokim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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