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안의 나, 꿈의 단어들을 상상해요' 전시회
- 기간 : 2025. 4.16 - 6.15
양주 기산 저수지 바로 옆에는 '안상철미술관'이 있다. 한국화가인 안상철 작가를 기리는 전시관이다. 지난해 5월 양주 기행 4. 안상철 미술관 '온전한 나' 특별전에서 글에서 안상철 미술관을 소개했었다.
올해는 이지현 작가와 김숙경 작가의 초대전으로 전시 문을 열었다. <내 안의 나, 꿈의 단어들을 상상해요> 전시회로 2025년 6월 15일까지 열린다. 두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한 중견 여성 화가다. 서로 다른 독특한 화풍으로 그린 34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 이지현 작가
그림을 보면 이지현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가는 그녀가 살던 시대의 대중문화 아이콘인 아톰이나 미키마우스를 소재 삼아 유쾌 ·발랄한 그림을 그렸다.
이지현 작가는 이중 비단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린다. <Amuse 23> 작품의 일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먼저 아래 비단에 매우 은은한 색상으로 섬세한 바탕 그림을 그린다. 그 위에 새로운 비단을 올려 선명한 주제를 넣어 그림을 완성한다.
이지현 작가는 반복적인 칠 작업으로 고된 노동과 소모적 시간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부질없는 듯 보이는 노동과 시간의 에너지가 환원하여 생명을 가진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도 어린아이와 같은 감성을 지닐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작가는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불러오기도 하고 최근 문화상품인 '베어브릭' 이미지를 전통적 채색화 기법으로 밝고 경쾌하게 묘사한다. 작가는 '상상 속 유토피아로 안내하는 평온한 메시지로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라고 말한다.
- 김숙경 작가의 작품
김숙경 작가는 주로 여성을 그린다. 주 사용 물감은 분채(紛彩)다. 분채는 자연 색을 갖고 있는 흙을 여러 차례 불순물을 제거하고 정제하여 건조한 후 미세한 가루로 만든 채색 재료다. 가루를 아교나 물과 섞어 사용하는데 입자가 매우 곱고 농도 조절을 통해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화나 산수화, 동양화, 화조화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먼저 분채로 그린 그녀의 세밀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연도순으로 구경해보자.
<오후 3시> 작품의 일부에서 보듯 그녀는 선으로 그림을 그린다. 장지에 분채로 색을 입힌 세필로 끝없이 한 줄 한 줄 세밀하게 그린 선이 면이 되고 모양이 된다. 이지현 작가처럼 고통스러운 공덕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함축하여 작품이 탄생한다. 이 순간은 열 달 아기를 품었던 어머니가 순산하는 기쁨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작품에는 실타래, 꽃, 새, 나비, 인형, 거울, 그릇 등의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그림 속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할 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소재를 넣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꽃은 생명력을, 새와 나비는 자유로운 비상을, 실타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삶을 비유한다. 작가는 전통적 상징과 기법으로 독자적인 코드를 만들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 되는 분들이 시간을 낸다면, 지난해 12월 이후 수차례 쿠데타로 탈탈 털린 영혼에게는 위로의 시간을... 내란 불면증에 시달린 몸에게는 휴식의 시간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운이 좋으면 '내 안의 꿈 속의 나'를 찾을 수 있을지도....
참고 사이트 : https://www.ahnsangchul.co.kr/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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