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도봉구민회관 전시실에서는 50명에 가까운 서정한묵회 회원들이 한글서예 전시회를 열었다.

▲ 오픈식이 열렸다. 도봉문화원, 강북문화원 등에서 초대받은 이들이 모여 즐거워하고 있다. 가운데 모자쓴 분이 서정 현명숙 선생님.
▲ 학생과 축하객들이 오픈식에 참석하고 있다.
▲ 전시된 50여점이 넘는 작품들

2년 전 우연히 한글서예전시를 보게 되었다. 도봉구민회관에서 하는 전시회였다. 강북구와 도봉구와 노원구에서 ‘서정 현명숙’ 선생님에게 한글 서예를 배우는 제자들이 그간 배운 실력을 뽐내는 자리였다.

가서 보고 깜짝 놀랐다. 한글이 정말 너무나도 예뻤다. 궁체 해서와 흘림으로 쓴 한글에서 살아있는 품격이 느껴졌다. 화려하고 멋진 옷을 입은 모습이 아니라, 하얀 모시적삼을 입고 단정하게 쪽진 새색시가 대청마루에 서서 버선발을 살짝 올리고 멀리 밖을 내다보는 자태랄까? 아.. 나도 배워봤으면.. 욕심이 났다. 그렇게 욕심을 내고도 1년이나 지나, 작년 10월부터 한글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 노원구청 이락정기 현판

'서정 현명숙' 선생님은 결혼 전부터 서예를 했다. 결혼하고 어느 정도 자녀를 키운 후 1988년, 우연히 한글서예를 하시는 난정 이지연 선생님을 만났다. 난정 선생님의 글씨를 보고 한글서예에 매료되었다. 그 때 이후로 28년 동안 한글서예에 몸담고 있다. 2004년부터 갈물한글서회의 이사로 있는 '서정 현명숙' 선생님은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추사서예대선 한글부분에서 대상도 받았고, 대한민국부채예술대전 서예부분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천상병시인의 정자와 당현정 정자 현판, 노원구청의 이락정기 현판도 썼다.

▲ 선생님 작품
▲ 선생님 작품

이렇게 실력이 짱짱한 선생님 밑에서 한글서예를 배우면서 ‘한글이 이리도 예쁘구나’ 하는 생각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선생님이 체본을 써주실 때면 선생님의 붓끝은 물 흐르듯 세차게, 또 잔잔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춤을 췄다. 위로 탁 올라쳤다가 슬쩍 내려와서는 꼬리를 감추고 살그머니 사라지는 붓의 놀림은 예술 그 자체였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숨이 멎고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는 언제 저렇게 쓸 수 있을까? 부럽기만 했다.

그렇게 한글서예를 시작한지 1년 막 지나 전시회를 한다고 했다. 배운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 무슨 작품을 낼 수 있으랴~ 생각에 손을 놓고 있었다. 그래도 해보라는 권유에 쓰고 또 쓰다 보니 어쩌다 통과가 되어 부족하지만 작품 한 점을 낼 수 있었다. 아들을 생각하고 쓴 짧은 시다.

이 전시회는 12월 5일부터 10일 토요일 오전까지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다. 전시된 작품 중 일부는 12월 11일 오후부터 24일 오전까지 ‘문화공간온:’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 싶으신 분들은 시간 내서 ‘문화공간온:’에 오시면 된다. 그러기 전에 맛보기로 작품 몇 점 올려본다.

▲ 캘리작품도 전시되었다.

문화공간온에 찾아오실 분을 위하여.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