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한자는 만들어지면서부터 이미 각각의 뜻을 가진 여러 글자로 분리되고 결합할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지요. 일찍이 주(周)나라 때부터 이 특징을 이용하여, 한자를 분리 결합하여 개인의 길흉이나 운명은 물론이고, 국가의 중대한 일이나 운명까지도 추리하고 유추하여 판단하는 방법이 있었다네요.

한자를 쪼개거나 분리하는 것을 파자(破字) 또는 탁자(拆字)라고 하며, 한자를 결합하거나 추리하고 유추하는 것을 측자(測字), 또는 상자(相字)라고 하네요.

▲ 사진 출처 : 한겨레 신문( 한자 풀어헤치니 그림이 보이네/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559297.html)

예를 들면, 아침 조朝자를 파자하면 ‘十月十日’이라 하고, 여자 녀女는 ‘左七右七’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한자를 깨뜨리고 결합시켜 새로운 뜻이 나오게 하는 문자유희의 성격이 짙다고 하지요. 따라서 한자를 공부할 때 자원(字源. 어원), 육서법(六書法. 연재물 37회)과 더불어 공부를 하면 지루함도 덜고 한층 흥미롭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겠지요.

파자 또는 탁자는 훈고학(訓詁學)에서 경문(經文)을 주석(註釋)할 때 가차자(假借字)를 제외하고 음이 같은 본체의 글자를 찾아서 그 뜻을 새기거나 해석할 때 주로 사용되던 방법이라네요. 현재 우리들에게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자 의미를 속설(俗說)로 해석할 때 이용을 하면 재미나겠지요.

측자(測字)는 한자의 오른쪽이나 왼쪽을 편방(偏旁)이라 하는데 그것에 획수나 점 등을 더하거나 없애거나 하여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것으로 다른 모양을 가지고 결합하거나 추리하거나 유추 해석한다고 하여 상자(相字)라고도 한다지요. 측자는 글자를 해석해서 길흉을 예측하는 일종의 점술(占術)로 활용되어 왔다네요.

흔히 통틀어서 측자파자, 또는 그냥 측자라고 널리 불리우네요. 한자를 많이 익혔던 옛 선비들은 길흉과 무관하게 측자파자((測字破字)를 이용한 문자유희(文字遊戱)를 많이 즐겼다고 하네요.

일종의 글자 수수께끼인데 중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전국적인 큰 자미(字謎-글자 수수께끼) 대회도 개최되고 있다고 하네요.

측자파자는 당송(唐宋) 때에 이르러서야 크게 유행하고 번성했으며, 입신(入神)의 경지에 들어갔고, 기라성(綺羅星) 같은 고수급 측자 선생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1. 변할 역. 바꿀 역. 쉬울 이 易

1) 갑골문(甲骨文)에서는 상형자로 도마뱀을 본뜬 것. 광선의 형편에 따라 그 빛깔이 변화해서 보이므로, ‘바뀌다’의 뜻을 나타냄. 가차(假借)하여 ‘쉽다’ 의 뜻도 있음.

2) 속설(俗說)에서는 해日(일)가 없어졌다 勿(물) 생겨났다 하듯 인간의 운명은 쉽게 바뀐다는 뜻. 해日와 달月이 변화하는 이치를 의미한다고 함.

2. 길 도. 도리 도 道

1) 갑골문에서는 형성자로 행行 + 수首(음). 또 행行 + 우又 + 수首(음). 行은 ‘길’을 본뜬 것. 首는 목의 상형. 이민족의 목을 묻어 정화 된 길의 뜻을 나 타냄. 전문篆文은 금문金文의 행行부분이 주辵(착)가 됨. 파생하여, 사람이 지키고 실천해야 할 바른 길, ‘도리’의 뜻을 나타냄. 또, 조리있게 말하다 의 뜻도 나타냄.

2) 속설에서는 ‘으뜸으로 삼고 가야할 도리’를 뜻하여 도리, 또는 ‘인간이 살아 가는 길’이다 하여 길.

3. 스스로 자 自

1) 갑골문에서는 상형자로 코의 모양. 전(轉)하여 ‘자기, 나’를 뜻하며 가차(假 借)하여 도움말인 조자(助字) ‘부터, 에서’의 뜻도 나타냄.

2) 제 부수 글자로 코의 모양. ‘스스로 코로 숨을 쉬는 것’이니 ‘코, 스스로, 자기’의 뜻.

4. 그러할 연 然

1) 갑골문에서는 회의 글자로 견犬 + 육肉 + 화火. 산 제물로 개의 고기를 불로 굽다의 뜻에서, 일반적으로, ‘불로 굽다’의 뜻을 나타냄. 연燃의 원래 글 자. 뒤에 가차하여, 조사(助辭)로 쓰임.

 2) 속설에서는 고기(月. 肉)가 먹고 싶어 개(犬)고기를 불(灬)에 굽는 그러할 연.

부수 41 ~ 50

<글자 뜻(字意)>

41. 마디 촌 - 오른손목에 엄지손가락을 대어 맥을 짚는 모양에서, ‘재다’의 뜻을 나타냄. 또, 그 엄지손가락의 길이만큼의 길이, 1척(尺)의 10분의 1의 ‘한 치’ 단위도 나타냄. 부수로서 ‘마디 촌’이라 이르며, 손의 동작을 나타내는 문자를 이룸.

42. 작을 소 - 작은 점의 상형으로, 작다의 뜻. 小를 기본으로 하여 ‘작다 적 다’의 뜻을 포함하는 글자가 만들어짐. 상尙 숙叔도 小의 부수에 포함되어 있으나, 특별히 의미상의 관계는 없음.

43. 절름발이 왕 - ‘大대’가 어른이 서 있는 모양인데 대하여, 정강이뼈가 구부러진 사람을 본뜬 것. ‘절름발이’의 뜻을 나타냄. 왕尫이 통용자임.

44. 주검 시 - 죽어서 손발을 뻗은 모양을 본든 모양으로, ‘주검’의 뜻을 나타 냄. 문자로서는 시체를 의미하지만, 문자의 요소로서는 인체를 나타내고 있는 경우가 많음. 또, 가옥이나 신발에 관한 문자로 ‘시尸’가 붙는 것이 있음.

45. 풀 철. 싹날 철. 왼손 좌 - 풀의 싹이 튼 모양을 본뜸.

46. 메 산 - 산山 모양을 본떠, 산의 뜻을 나타냄. ‘山’을 의부(意符)로 하여, 여러 가지 종류의 산이나, 산의 모양, 또 산의 이름을 나타내는 글자를 이룸.

47. 개미 허리부. 내 천 - 물이 흐르는 모양을 본뜬 천川 의 본래 글자. 부수로 서 ‘개미허리’로 이름. 자형의 가운데 丨는 물줄기를 뜻하고 좌우는 인공으로 쌓아 올린 제방을 의미한다. ‘巛 川’을 의부(意符)로 하여, ‘내’의 뜻을 포함하 는 문자가 이루어짐.

48. 장인 공. 만들 공 - 손잡이가 달린 끌을 본뜬 모양이라고도 하고, 대장장이가 무엇을 벼리기 위한 모루의 상형이라고도 함. 공구(工具)를 본뜬 모양에 서, ‘공작(工作)하다’의 뜻을 나타냄.

49. 몸 기 - 사람이 무릎 꿇는 모양. 비슷한 세 개의 가로 평행선이 있어, 그 양 끝에 실을 감았으며, 가운데 가로선을 굄점으로 한 실패의 상형임. ‘기紀’ 의 원래 글자로서, 실가닥을 가르는 기구의 뜻을 나타냈었으나, 가차하여, 자기 몸, 십간(十干)의 여섯 번째의 뜻을 나타냄. ‘기己 이已 사巳’는 각각 뜻은 다르나, 자형이 비슷하므로, 일괄해서 부수로 세워짐.

50. 수건 건 - 헝겊에 끈을 달아 허리띠에 찔러 넣는 형상으로서, ‘헝겊’의 뜻을 나타냄. 건巾을 의부로 하여, 천으로 만든 것을 나타내는 문자가 이루어 짐.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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