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식뮤직 판타지 3. 모짜르트식 계산법 : 12 = 8

심창식 편집위원l승인2019.07.01l수정2020.07.31 14:2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부부간에 문제가 불거지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부부사이에 별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의 슬픔이라면 경제적인 문제일 확률이 크다. 자녀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모짜르트가 편지에서 언급한 슬픔은 부채와 관련되어 있다.

모짜르트의 생애를 들어다보면  몇 가지 모순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음악은 위대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위대하다고 할 수 없다. 그의 음악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상의 음악일지 몰라도 그의 삶은 돈과 세상적 성공에 연연하여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좌절하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는 평범한 젊은 청춘에 다름 아니다.

나를 괴롭히던 모짜르트의 망령 즉 편지 속의 12자리 숫자만 해도 그렇다. 나는 그의 음악적 재능에 비추어 그 숫자에 심오한 의미가 있다고 여기고 그 숫자에 천착해왔다. 사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모짜르트 탓이 아니다. 전적으로 나의 탓이요, 모짜르트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의 착각에 기인한다.

▲ 악보와 상상

이 숫자를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긴 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 가는대로 내 멋대로 해석해보자. 그렇게 한다고 한들 나를 질책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의 초상화와 반시간을 이야기하며 당신을 109506043082번 껴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보니 12자리 숫자 109506043082에서 나를 그동안 혼란에 빠트렸던 숫자가 있었다. 바로 '0'이다. '0'이 뒤섞여 있는 12자리 숫자는 보기만 해도 나를 좌절감에 빠지게 했다. 나에게 무력감을 안겨주었던 숫자 '0'을 제거해보면 어떨까. 즉 '0'을 의미 없음으로 처리해보기로 했다. 이는 모짜르트 방식이다.

12자리 숫자에서 중간 중간에 있는 숫자 0을 빼면 12자리 숫자가 8자리로 줄어들어 19564382가 된다. 이렇게 하고 보니 숫자가 조금 만만해 보이고 뭔가 손에 잡힐 듯하다. 그런 다음 이 8자리 숫자를 두 개씩 묶으면 19-56-43-82가 된다. 이제 숫자 19-56-43-82의 의미를 파헤쳐본다.

모짜르트의 생애를 통해 4개의 숫자는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모짜르트는 1756년에 태어났다. 두 번째 두 자리 숫자인 56은 모짜르트의 출생년도를 표시한 것이다. 자신의 출생년도를 말할 때 세기를 알리는 두 숫자(17)은 곧잘 생략되곤 한다.

또한 모짜르트는 1782년에  초연을 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 해에 콘스탄체와 결혼했다. 그렇다면 마지막 두 숫자 82는 결혼한 년도이다. 출생과 결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8개의 숫자 중에서 4개는 출생년도와 결혼한 년도인 것이다.

▲ 계산 도구

숫자 19-56-43-82 중에서 56과 82는 풀렸다. 이제 남은 숫자는 19와 43이다. 맨 앞의 19는 출생년도인 56 앞에 있다. 인간이 출생하기 전에는 어둠과 무의 세계이다. 1과 9의 합은 '0'이기도 하다. 또한 19는 모짜르트의 사망년도인 91을 순서만 바꾼 숫자이다. 하지만 편지를 쓴 해가 1787년이므로 4년 후 자신이 사망할 거라는 것을 모짜르트가 알 도리는 없다. 4년 후의 죽음을 미리 알았다고 하면 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은 일이 된다.

게다가 43은 무슨 의미일까? 숫자 배열을 보니 43은 56과 82 사이 즉 출생년도와 결혼년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출생과 결혼 사이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었던 걸까. 모짜르트는 출생과 결혼 사이에서 자신의 무엇을 어필하고 싶어 했을까.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했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데 마음만 조급했다. 

 <계속>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창식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커뮤니케이션팀  |  전화 : 02)710-0124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이상준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준
편집위원 : 김경애, 김국화, 김동호, 김미경,김태평, 서기철, 심창식, 정혁준, 허익배   |  객원편집위원 : 김혜성, 박춘근, 박효삼, 안지애, 양성숙, 최성주, 하성환
Copyright © 2020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