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과 강변 사이에 있는 '바세빌'(Lower Town)

Escalier Casse-Cou'(Breakneck Steps, 목 부러지는 계단)

오트빌 구경을 마치고 '바세빌'로 가기 위해 'Prescott Gate'를 지나  'Côte de la Montagne'(꼬뜨 드 라 몽따니으) 거리를 가다 보면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 초입에 수공예품과 아이디어 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이 가게를 지나 가파른 계단인 'Escalier Casse-Cou'(Breakneck Steps)을 내려가면 바세빌에서 중 가장 예쁘다는 '쁘띠 샹플레인'거리가 나온다. 보행자 거리인데 양옆으로 예술품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재미난 것은 Escalier Casse-Cou란 말이 Escalier(계단), Casse(부러지다), Cou(목) 란 뜻으로 정말 목 부러지는 계단이라는 뜻이다. 계단이 가파르긴 해도 그리 심하진 않은데 왜 그런 말이 붙었을까? 정말 궁금하다.

이 계단도 역사가 있는 계단이다. 퀘벡 시에서 가장 오래된 야외 계단으로 59칸이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이 계단 초입에서 '쁘띠 샹플레인'거리를 내려다보며 '바세빌' 관광을 시작한다.  

초록 철제 계단  Escalier Casse-Cou에서본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초록 철제 계단  Escalier Casse-Cou에서본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1620년 퀘벡 시의 창시자 '사무엘 드 샹플레인'은 언덕 위에 집을 짓기로 결정한다. 가파른 경사면을 우회하기 위한 도로인 'Côte de la Montagne'을 만들고 지름길로 나무 계단도 만들었다. 이것이 'Escalier Casse-Cou'의 시초다. 1893년 나무 계단은 철 계단으로 대체된다. 현재의 계단은 1960년 보수작업을 거친 것이다. 아름다운 거리에 반해 눈이 팔린 관광객이 가파른 계단에서 발을 헛딛을까 염려하여 관광가이드들이 지은 이름이 '목 부러지는 계단'이란다. 하지만 목이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동화 속 거리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1879년에 개통한 Funiculaire(케이블 카)가 멀리 보인다. 전기 케이블카로 올드 퀘벡의 오트빌(upper town)과 바세빌(low town) 사이 59.4m를 오르내린다.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에서 본 수르 포트 거리(Rue Sous-le-Fort)와 케이블 카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에서 본 수르 포트 거리(Rue Sous-le-Fort)와 케이블 카  

'쁘띠 샹플레인'을 반 정도 걷다보면 다정하게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Parc Félix-Leclerc'(펠릭스 레클레르크 공원)이 나온다. 펠릭스 레클레르크는 퀘벡 주에서 태어난 프랑스계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이며, 시인, 작가, 배우, 퀘벡 정치운동가라고 한다. 이 공원 절벽 바로 위가 '더플린 테라스'다.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에서 만난 펠릭스 레클레르크 공원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에서 만난 펠릭스 레클레르크 공원

공원을 앞에 두고 한 아저씨가 기타를 치며 연주하고 있다.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쁘띠 샹플레인'(Rue du Petit-Champlain)거리

꾸드싹 가(Rue du Cul-de-Sac)

꾸드싹 가에 있는 우산 골목(Umbrella Alley)이다. 원래 다양한 색의 우산을 걸어놓기도 하는데 이번엔 파랑과 흰색으로 무늬를 맞춘 우산만 걸어놓았다. 우산 골목 저 위로 '샤토 프롱트낙'이 보인다. 정말 대단한 위용이다. 

5 Rue du Cul-de-Sac 에 있는 Umbrella Alley
5 Rue du Cul-de-Sac 에 있는 Umbrella Alley

파리 광장(Place de Paris)

'파리 광장'을 앞에 두고 있는 두 건물 사이에는 늘 어떤 뭔가가 매달려있다. 이번에는 여자가 그네를 타고 있다. 위험하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바심을 내며 점점 가까이 가본다.  

앞을 보니... 인형이다. ㅎㅎㅎ 속았다. 그래도 재미있다.

로얄 광장(Place Royale)

파리광장 바로 옆의 '로얄 광장'은 1608년 '사무엘 드 샹플레인'이 미대륙에 프랑스 정착지를 건설한 최초의 장소다. 처음에는 요새, 상가, 거주지가 모두 하나로 합쳐진 공간이었다. 나무로 건축되었는데 1682년 화재가 나서 모두 불에 탔다. 이후 석조 건물로 재건축했다. 이 광장은 바세빌에서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광장이다. 작은 돌이 깔린 길에 석조로 건축된 상점들 그리고 성당이 서로를 뽐내지 않고 잔잔하게 어우러져 있다.

로얄 광장
로얄 광장

'사무엘 드 샹플레인'의 지은 기지에 'Notre-Dame-des-Victoires Church'(승리의 노트르담 성당)이 세워졌다. 1690년 퀘벡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영국군에 승리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고, 1711년 영국 함대가 악천후로 침몰한 후 지금 이름 '승리'가 붙게 되었다. 1759년 아브라함 평원 전투에서 거의 파괴되었으나 1816년 복원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1988년 캐나다 국립사적지로 지정되었다.

가운데 석조 건축물이 Notre-Dame-des-Victoires Church(승리의 노트르담 성당)
가운데 석조 건축물이 Notre-Dame-des-Victoires Church(승리의 노트르담 성당)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성당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위키 미디어에서 성당 내부 사진을 가져왔다. 제대의 모습이다. 성당도 작고 제대도 작지만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섬세하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otre_Dame_des_Victoires,_Qu%C3%A9bec_city.jpg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otre_Dame_des_Victoires,_Qu%C3%A9bec_city.jpg

로얄 광장을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에 프레스코 벽화(La Fresque des Québécois)가 있다. 1999년에 공개된 이 벽화는 12명의 화가들이 모여 9주 동안 만든 벽화로 퀘벡 시의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5층 높이의 이 벽화에는 십여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샹프레인, 프롱트낙, 더플린 등을 비롯하여 퀘벡에 정착한 탐험가, 퀘벡 영토를 관리하고 조직한 행정가, 지역사회를 이끈 봉사자, 올드 퀘벡의 건립에 힘을 쓴 건축가 및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벽화에서 섬세하고 생생하게 그려졌다. 

사진 출처 : https://www.quebec-cite.com/fr/quoi-faire-quebec/fresque-des-quebecois
사진 출처 : https://www.quebec-cite.com/fr/quoi-faire-quebec/fresque-des-quebecois

주말에 오면 이 거리들은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고 하는데 많이 한산하다. 식당에도 카페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오후 5시가 지나면서 바람이 엄청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몬트리올에서는 따뜻하게 지냈던 터라 반팔에 긴 옷을 걸치고 간 우리는 벌벌 떨었다. 서둘러 저녁을 먹기로 했다. 올드 퀘벡과 한 블록 떨어져 있는 피자집인 'Mille et une pizzas'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피자집으로 가는 도중 또 멋진 건물과 작품을 만났다.  

팔레 역(Gare du Palais/ Palace Station)과 분수대  'Éclatement II'(폭팔 II)

팔레 역과 ' 'Éclatement II'
팔레 역과 ' 'Éclatement II'

팔레 역과 'Place Jean-Pelletier'(진-펠레티어 광장)에 있는 작품인 'Éclatement II'이다.

분수 작품 뒤에 보이는 팔레 역은 퀘벡 시 기차역이자 시외버스터미널이다. 팔레 역은 1872년 건설된 기차역이다. 1915년 재설계를 거쳐 현재의 '샤토' 스타일로 만들었다. 현재 몬트리올 중앙역을 거쳐 오타와까지 하루 12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1992년 캐나다 국립사적지로 지정되었다.

분수 작품 'Éclatement II'는 퀘벡 예술가 'Charles Daudelin'(찰스 다우델린)이 1999년 제작한 작품이다. 큰 쇠판과 대형제트기 그리고 물로 작품을 만들었다. 큰 쇠판은 겹치는 지각판을 나타내고 중앙 대형제트기는 솟아오르는 물로 움직인다. 물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천임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분수는 퀘벡의 유명한 4대 분수 중 하나라고 한다.  

'Mille et une pizza's

 버섯 피자(출처 : https://www.1001pizzas.ca/)
 버섯 피자(출처 : https://www.1001pizzas.ca/)

우리가 간 피자집 'Mille et une pizza's은 33년 된 피자집이다. 50 종류의 피자를 만드는데 모든 피자가 좀 촉촉한 편이다. 그 중 나는 이 피자가 제일 맛있었다. 소스와, 모짜렐라 치즈, 버섯 만 들어간 심플한 피자다. 양송이버섯 향이 가득하고 기름지지 않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저녁 식사를 마치자 밖은 이미 깜깜해져서 어딜 돌아다닐 형편이 못 되었다. 몸도 지쳤다. 국회의사당도 못 갔고... 올드 포트도 못 갔는데... 미술관도... 아쉽지만...  한 번에 다 먹으려하면 체한다. 언젠가 다음 기회가 있겠지... 하면서 숙소로 향했다. 내일은 바로 사그네로 향한다. 기대가 된다.

참고 사이트 : https://www.quebec-cite.com/en/what-to-do-quebec-city
참고 사이트 :  https://en.wikipedia.org/wiki/Notre-Dame-des-Victoires_Church
참고사이트 : https://en.wikipedia.org/wiki/Old_Quebec
참고 사이트 : https://www.1001pizzas.ca/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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