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꼭 해볼 것 중 하나가 튀르기예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는 거라고 하니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싶었다. 1년 넘게 튀르키예 여행을 생각하다가 드디어 올 1월, 9월에 출발하는 8박 10일 튀르기예 상품을 예약했다.

개별 관광을 좋아하는 내가 단체 관광인 이 상품을 선택한 이유는 튀르키예가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선 나라이기 때문이다. 언어 소통이 가능할까? 굉장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는데 교통 편이 수월할까 등등 솔직히 겁이 났다. 고민하지 말고 쉽게 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 다른 선택 이유는 ‘달려라, 버스’를 피하기 위해서다. 튀르키예는 면적이 783,356㎢로 우리나라(남한/100,266㎢) 면적의 약 7.8배이다. 그렇게 넓은 튀르키예에서 볼만한 곳을 버스로만 다니려면, 마구 달리는 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튀르키예 여행을 ‘달려라, 버스’라고 부른단다. 이런 여행은 체력 면에서 시원찮은 나에게 매우 힘들 것 같았다.

이 상품은 튀르키예 국내선 비행기를 두 번 탄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동쪽 여행지인 아디야만까지 비행기로 약 2시간 날아간다. 버스로 가면 13시간 걸린다.  

아디야만에서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파묵칼레, 에페소 방문 경로 
아디야만에서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파묵칼레, 에페소 방문 경로 

아디야만에서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파묵칼레, 에페소 방문은 '달려라, 버스'로 이동한다. 지도상에는  최소 이동 시간이 전용버스로 23시간 39분(1,702 km)이라고 나온다. 중간중간 관광지 이동, 식당 이동, 휴식시간 등등 합치면 실제 이동 시간은  40시간 이상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에페소 방문을 마치고는 이즈밀 아드난 메데레스 공항으로 이동하여 약 1시간 이스탄불을 향해 날아간다. 버스로는 5시간 거리다. 두 번의 비행기 이동으로 최소 약 18시간(1,700km)의 버스 이동을 줄이는 거라 그래도 좀 편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 번째 이유는 단체 관광에서는 잘 들어있지 않은 아디야만의 넵룻산에 가는 거다. 믿거나 말거나 튀르키예인이 주장하는 고대 8대 불가사의라고 하니 가고 싶었다. 

네 번째 이유는 카파도키아의 '로즈밸리 트레킹'이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은 한 곳을 깊게 오래 볼 수 없다고 한다. 사진 찍고 뜨고, 찍고 뜨고 한다는 것을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 여행의 정식 상품명에 ‘로즈밸리 트레킹’을 넣었기에 나름의 여유가 있는 트레킹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출처 : 위키미디어
출처 : 위키미디어

튀르키예는 어떤 나라인가?

튀르키예는 서아시아의 아나톨리아 반도 와 유럽의 발칸 반도 일부에 걸친 국가지만 영토의 대부분(97%)은 아나톨리아 반도에 있다. ​​아나톨리아 반도 위에는 흑해가 있고 아래에는 지중해와 시리아, 이라크가 있다. 서쪽에는 에게해와 그리스, 불가리아가 있다. 동쪽에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이란이 있다.

아나톨리아는 '소아시아에 있는 태양의 땅'이라는 의미다. 이 지역은 해안지역을 제외하곤 해발 800~1,200m 고도의 유목민이 살던  실크로드의 땅이다. 30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대량의 화산재와 용암, 암석 파편이 퇴적되어 굳어진 응회암, 현무암 분포 지역이다.

이렇듯 아나톨리아 반도는 서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중요 지역으로 약 12,000~10,000년 전부터 인류가 거주하며 상호작용하고 문명을 일구었던 땅이다. 요충지이기에 서로 가지려고 전쟁도 많이 치렀다. 이런 연유로 인구 대부분은 튀르키예인이지만 쿠르드족, 아랍인, 알바니아인, 보스니아인, 유대인, 조지아인, 그리스인, 아르메니아인 등이 소수 집단을 이루어 살고 있다.

인구는 약 8,581만 명으로 세계 18위이다. GDP는 약 1조 293억 달러로 세계 19위이다. 인구 약 90%는 이슬람이며, 튀르키예어를 사용한다.

지중해, 에게해에 접하고 있는 남부와 서부 해안 지방은 온화한 기후를 보이지만, 중부의 건조한 고원지대와 동부의 고산지대는 온도 차가 큰 대륙성 기후라 겨울이 몹시 춥다. 동부 산악 지역은 겨울에 영하 30도에서 40도까지 내려가지만, 서부 겨울 평균기온은 영하 1도로 지역 간 온도 차가 크다. 9월이라 날씨가 비교적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지역 간 날씨 탓에 고원 지대로 갈 경우 얇은 오리털 잠바가 필수다. 

튀르키예의 유적 

예정한 여행지는 아디야만의 넵룻산과 유적, 카파도키아 경관과 마을 유적, 안탈리아 유적, 파묵칼레의 유적, 에페소 유적 그리고 이스탄불 유적이다. 이 유적들은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유적을 돌아보기 전에 튀르키예 역사와 우리가 다닐 유적의 역사를 초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시기

튀르키예 역사

유적 시기
(기타)

방문지

수백만 년 전

화산 폭발, 지각 변동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기암 지대

 

카파도키아
(괴레메 계곡)

기원전
1만년~8000년 

아나톨리아 동남쪽
인류 최초 신전 도시 괴베클리 테페 

2018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원전
 7500년~ 5700년

아나톨리아 콘야 근처 차탈회윅에 정착민 거주

2012년 문화유산 등재

 

기원전
1900

청동기시대 전후 도시국가 / 히타이트 제국 

1986년 문화유산 등재

 

기원전
1200

프리기아+ 리디아 + 아르메니아 왕국

 

 

기원전
600

페르시아 제국 +
그리스 도시국가 + 
헬레니즘  시대

기원전 2세기

에페소스 그리스 유적

기원전 190

파묵칼레의 히에라폴리스

기원전
100

파르티아 +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 +
로마제국

기원전 69~31년 아디야만  넵룻산 고분
기원전  30~20년 아디야만 카라쿠쉬 고분
로마시대~ 동로마까지 카파도키아 괴레메의
암굴 교회, 암굴 마을, 지하동굴  등
2세기

안탈리아
 하드리아누스의 문 + 
아스펜도스 원형극장

2세기~3세기

에페소스 로마 유적
파묵칼레의 히에라폴리스

198~200

아디야만 첸데레 다리

4세기 이후

동로마 제국

532 ~ 537

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11세기 이후

튀르크인 유입으로 서서히  튀르크화 진행

 

 

1299~1923

오스만 제국

(1453년 콘스탄티노플 정복  /동로마제국 멸망)

1475~1478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1617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

19세기

이스탄불 성스테판 교회

1859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

1923~ 현재

튀르키예 공화국

 

 

 

표에 정리된 것처럼 그리스, 로마와 오스만 시대를 맛볼 수 있는 유적과 수억 년 전의 자연경관을 보는 여행으로 짜여 있다. 드디어 부푼 꿈을 안고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숙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아디야만행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이스탄불 공항이 참 멋지다. 나중에 다른 것과 묶어서 글 한 편 쓰고 싶다. 

이스탄불 공항
이스탄불 공항

참고 사이트 : 다음 백과, 위키백과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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