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우리들과 함께 영원히 사는 노무현 대통령

▲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서 우리들과 함께 영원히 사는 분이다.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가 논둑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 자체가 온 국민에게 공직자의 본보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깊은 감동과 교화를 주었다.

古之學者(고지학자), 比物丑類(비물축류)①, 鼓無當於五聲(고무당어오성) ②, 五聲弗得不和(오성불득불화), 水無當於五色(수무당어오색), 五色弗得不章(오색불득부장)③, 學無當於五官(학무당어오관), 五官弗得不治(오관불득불치)④, 師無當於五服(사무당어오복), 五服弗得不親(오복불득불친)⑤.

君子曰(군자왈), 大德不官(대덕불관)⑥, 大道不器(대도불기)⑦, 大信不約(대신불약)⑧, 大時不齊(대시부제)⑨, 察於此四者(찰어차사자), 可以有誌於學矣(가이유지어학의).三王之祭川也(삼왕지제천야), 皆先河而後海(개선하이후해), 或源(혹원)⑩也(야), 或委(혹위)⑪也(야), 此之謂務本(차지위무본)⑫.

풀이

옛날의 학생은 같은 종류의 사물을 서로 비교 연구하였다. 북은 다섯 가지 소리에 속하지 않으나 북소리가 없으면 오성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물은 다섯 가지 색깔에 속하지 않으나 오색은 물이 없으면 색깔이 불분명해진다. 배우는 것은 五官(오관)에 속하지 않지만 배우지 않으면 五事(오사)가 바르지 않게 된다. 스승은 오복의 상에 해당되지 않으나 스승의 가르침이 없으면 五服(오복) 이내의 親族(친족)이 和愛(화애)할 수 없을 것이다.

군자가 말하길, 위대한 덕행은 그 敎化(교화)가 四方(사방)으로 퍼져 한 官(관)을 다스리지 않으나 諸官(제관)의 본보기가 되고, 성인의 도는 어느 한 용도에만 머물지 않으며. 위대한 신용은 期約(기약)이 없음에도 約束(약속)을 지키고, 위대한 시령은 한계가 분명하지 않으나 생사가 가지런하다.

이 네 가지를 잘 살펴서 가히 학문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

고대에 삼왕(夏禹, 商湯, 周 武王) 이 수제를 지낼 때 모두 먼저 하천에 제사를 올린 연후에 바다에 제사를 지낸 것은 어떤 것은 근원이고 어떤 것은 말미로 선후 분별이 있어 이를 일러 근본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하는 것이다.

오늘의 교훈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서 우리들과 함께 영원히 사는 분이다.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가 논둑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 자체가 온 국민에게 공직자의 본보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깊은 감동과 교화를 주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라는 운명의 화두는 이미 생사를 초월한 위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록 한 줌 흙으로 돌아가셨지만, 권위주의 타파와 대한민국의 자주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일생은 소박한 서민생활의 교화로 온 나라에 퍼지고, 노무현 정신이 이 땅에 베풀어지지 않는 곳이 없으며, 청렴한 공직자의 약속은 죽음으로 지켰으며. 이미 오래전 생각으로 작은 비석 하나 남긴 그의 자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언제나 봉화마을에 가면 만날 수 있다.

학기에 ‘위대한 덕행은 그 교화가 사방으로 퍼져 한 관을 다스리지 않으나 제관의 본보기가 되고, 성인의 도는 어느 한 용도에만 머물지 않으며. 위대한 신용은 기약이 없음에도 약속을 지키고, 위대한 시령은 한계가 분명하지 않으나 생사가 가지런하다.’ 하며 이 네 가지를 잘 살펴서 가히 학문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삶 자체가 학기의 당부를 몸소 실천하여 우리들의 사표로 삼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選註(선주)

① 比物醜類(비물추유) : 物(물)은 事(사). 醜(추)는 比(비). 同類(동류)의 事物(사물)로 서로 比較(비교)하도록 하여 배움을 쉽게 하는 것.

② 鼓無當於五聲(고무당어오성) : 五聲(오성)은 宮(궁), 商(상), 角(각), 徵(치), 羽(우). 북소리는 五聲(오성)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五聲(오성)은 북소리가 없으면 調和(조화)를 이루지 못함.

③ 水無當於五色, 五色弗得不章(수무당어오색, 오색부득부장) : 五色(오색)은 靑(청), 黃(황), 赤(적), 白(백), 黑色(흑색). 章(장)은 明(명). 맑은 물은 色(색)이 없어 五色(오색)의 班列(반열)에 들지 못하지만 그림은 물이 없으면 分明(분명)하게 못함.

④ 學無當於五官, 五官弗得不治(학무당어오관, 오관부득불치) : 五官(오관)은 耳(이), 目(목), 口(구), 鼻(비), 心(심)으로 荀子(순자)의 正名(정명)에 보인다. 朱熹(주희)는 ‘五官(오관)은 귀, 눈, 입, 코, 마음으로 바로 洪範(홍범)의 五事(오사)이다.’라고 했다. 五事(오사)란 貌(모), 言(언), 視(시), 聽(청), 思(사)를 말한다. 즉, 배우는 것은 五官(오관)에 속하지 않지만 배우지 않으면 五事(오사)가 바르지 않게 된다.

⑤ 師無當於五服, 五服弗得不親(사무당어오복, 오복부득불친) : 五服(오복)이란 喪服(상복)의 다섯 등급. 즉 斬衰(참최), 齊衰(재최), 大功(대공), 小功(소공), 緦麻(시마)를 말함. 제자는 스승을 잃었을 때 마음은 슬프지만 상복을 입지 않으나 스승의 가르침이 없으면 五服(오복)이내의 親族(친족)이 和愛(화애)할 수 없을 것임.

⑥ 大德不官(대덕불관) : 大德(대덕)은 聖人(성인)의 德(덕). 不官(불관)은 職責(직책)에 拘礙(구애)받지 않음. 聖人(성인)은 위에 있어서 그 敎化(교화)가 四方(사방)으로 퍼져 한 官(관)을 다스리지 않으나 諸官(제관)의 본보기가 됨.

⑦ 大道不器(대도불기) : 大道(대도)는 聖人(성인)의 道(도). 不器(불기)는 聖人(성인)의 道(도)가 너무 커서 베풀어지지 않는 곳이 없음.

⑧ 大信不約(대신불약) : 大信(대신)은 말이 없는 約束(약속. 즉, 天地(천지)의 四季節(사계절)은 말이 없이도 순환되는데 이는 大信(대신)으로 期約(기약)이 없음에도 約束(약속)을 지킴.

⑨ 大時不齊(대시부제) : 大時(대시)는 天時(천시)로 春夏秋冬(춘하추동)이 각기 때가 있어 限界(한계)가 분명하면서도 나란히 하지 않는 것은 각기 적당한 때가 있기 때문임.

⑩ 源(원) : 샘물이 솟아나는 곳.

⑪ 委(위) : 물의 흐름이 모이는 곳.

⑫ 務本(무본) : 務本(무본)이란 根本(근본)으로부터 시작함.

 

덧붙이는 글

고전 1화 학기는 12회 연재를 끝으로 모두 마칩니다. 그 동안 애독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전 2화로는 ‘삼국지연의’ 제 오십 회 ‘諸葛亮智算華容(제갈량지산화용),關雲長義釋曹操(관운장의석조조)’를 총 4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입니다. 고맙습니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종운 주주통신원  jong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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