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날은 생일보다 더 기다리는 날>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양규석(89세)씨는 딸(54세)하고 같이 창간주주다. 창간부터 현재까지 오직 한겨레만 구독하고 있는 열혈 한겨레 사랑 창간독자이기도 하다.

창간 당시 양규석씨는 20주를 구입했다. 마침 집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대학생 딸(그 당시 24세)이 한겨레 주주가 되자고 해서 한겨레 창간 취지문을 살펴보았다. 언론 자유에 대한 생각, 정도를 걷는 신문이 되겠다는 다짐 등이 맘에 쏙 들어서 주주가 되었다. 딸은 서울대 수학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알바를 해서 번 돈 백만 원으로 200주를 구입했다. 딸은 이사 준비하느라 못 왔지만 나보다 더 한겨레를 사랑한다.

한겨레 주주총회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생일보다도 주주총회에 오는 날을 더 기다릴 정도로 중요한 날이다. 주총에서 먹는 한 잔의 커피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과 함께 먹는 커피라서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말을 가장 충실히 지키려 애쓰는 신문이 한겨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로 가도록 잘 이끌고 있다. 변함없이 초심을 잘 지키고 있으며 변질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변질되었다면 떠났을 것이다.

한겨레 기자들은 엘리트라고 생각한다. 기자들을 믿는다. 알아서 잘 해주리라 생각하기에 무조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바랄 것이 없다. 어떻게 더 이상 잘 하나? 단지 너무 가지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문이 위기라는데 새로운 사업을 자꾸 벌이는 것이 걱정스럽다. 시네21과 한겨레 21, 한겨레신문에만 집중해서 질 좋은 신문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한겨레는 틀림없는 신문이다. 한겨레가 여론을 앞장서서 주도했으면 한다. 대학생이 신뢰하는 1위 신문 아니냐? 한겨레가 주도하는 여론은 믿을 수 있다.

매일 한겨레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 시간동안 보고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사는 스크랩한다. 몇 권이 될 정도다. 한겨레를 믿는 마음에 금년에 1000주를 더 구매하려고 한다. 이번 달부터 매달 100주씩 금년 안에 1000주를 갖는 것이 목표다.

30년간, 단 한시도 떨어뜨리지 않은 한겨레 사랑. 내년 90세가 되기 전에 1000주 주주가 되고 싶다는 어르신. 어디 가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오직 한겨레 주총에서만 만날 수 있다.

 

<창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산본에서 지국 운영>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정준수(71세)씨도 창간주주다. 창간 1년 전 송건호씨 등 조선투위, 동아투위 기자들이 새 신문 창간을 꿈꾸며 사무실을 얻었는데, 사무실 비용이 없다고 해서 빌려준 돈 500만원을 주식으로 받아 1000주 주주가 되었다. 후에 현금으로 돌려받고 현재는 144주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창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산본에서 지국장을 하고 있다.

주주총회에 해마다 오지만 들러리만 서다 간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이사, 이사, 감사 다 미리 정해놓고 나온다. 실상 주주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도 하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직원들이 추천했겠지 하고 넘어가지만 매번 허전한 맘은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한겨레는 미흡하지만 낙제는 면했다. 기획기사 등 전체적으로 치열한 기자정신이 부족해진 것 같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1인 언론 같은 것도 있는데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진보는 물론이고 보수적인 사람들에게서도 신뢰를 얻었으면 좋겠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보면 고영태는 2년 전 동영상을 TV조선에게 주었다. 왜 한겨레에게 그 동영상을 가져다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면 좋겠다.

창간 이후 주식 배당도 없었고, 주식매매도 없었고 회사 가치는 올라갔다고 하는데 자본 재평가도 없었다. 기자들 월급 주고 신문 만드는데 모든 예산이 들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라도 명맥을 이어줬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겨레가 돈을 잘 벌어 배당을 해주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초기 창간정신을 잃지 않고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사회에 진실을 알리는 데 한겨레가 일조해주길 바란다.

신문지국을 운영하는데 좀 쓴 소리를 하고 싶다. 뉴스를 소비하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종이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1/4로 떨어졌다. 한겨레가 다른 신문에 비해 지대도 비싸고 독자는 줄어들고 해서 지국 꾸려나가기가 힘들다. 한겨레가 이런 사정을 좀 알아줬으면 한다. 영업하는 입장도 이해하긴 하지만.... 한겨레도 갑질한다는 느낌은 들어서야 되겠나?

정준수 주주님의 아드님은 유럽 유명식당의 쉐프라고 한다. 따님은 스페인에 거주한다고 한다. 지국을 그만두고 외국 나가서 살 거라고 하셨다. 30년간 한겨레 지국을 운영해온 것이 힘들어 보였다. 우리는 당연한 듯 매일 아침마다 한겨레를 집어 들지만 그러기 위해 어렵게 지국을 운영하며 땀과 피를 흘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잘 생각지 않는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한겨레 정신 때문에 힘든 상황에도 지국을 붙잡고 계시는 지국장님들께 감사 드린다.

사진 : 권용동 주주통신원, 양성숙 부에디터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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