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관악구에 사는 박오수(50세)씨는 대학교 1학년 때 20만원을 내서 창간주주가 되었다. 학교 선생님인 형님(56세)도 창간주주다.

87년 6.10 항쟁 후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크게 좌절했다. 그 당시 믿을만한 언론이 없었다. 한겨레가 창간된다고 해서 한겨레에 희망을 갖고 주식을 샀다.

주주총회는 처음 왔다. 주주총회 '평화의 나무' 합창단원의 노래가 좋았다. 주총에 오면서 배당 같은 거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돈이라는 모양을 빌린 마음으로 주식을 샀기 때문이다. 주식이 돈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간 한겨레가 있어줘서 고맙다.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려 애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편집인이 좀 더 분명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사받을 때 한겨레도 조중동식 보도를 쏟아냈다. 칼럼도 그랬다. 사실 확인 보도보다는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보도를 따랐다고 본다. 그 때 '언론이 과연 뭘까' 하는 생각을 했다. 불순한 권력이 흘린 정보를 한겨레 정도는 걸러 내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상당히 실망했다. 이것 이외에는 크게 부족한 점은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진실에 입각한 기사를 써주면 좋겠다. 빈부격차문제 해결을 제시하는 기사도 바란다. 그리고 국가정책, 예를 들면 해외투자, 4대강 사업과 같은 공기업정책 등의 문제를 사후에 살피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검증해주는 기사를 써주실 바란다. 문제가 터진 다음에 비판하는 것은 쉽다. 문제가 터지기 전 한겨레가 사전검증이나 중간검증을 해준다면 훨씬 영향력 있는 신문이 될 것은 물론이고, 세금을 사용하는 사업이니만큼 국민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복지를 더 확장해야한다고 본다. 특히 생후 20세까지, 육아와 교육에 많은 복지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주총에 오니 사은품을 나눠주었다. 사은품을 주는 줄 몰랐다. 작년에 적자라고 하는데 사은품을 주지 말고 더 가치 있는 곳에 예산을 썼으면 좋겠다. 사은품 없이 주총을 진행했을 때, 줄 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참가하는지 실험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고 본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람. 얼굴에서, 말에서, 수줍은 미소에서 그대로 들어난다. 같은 창간주주인 형님도 그때나 지금이나 한겨레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다고 했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 잠시 행복한, 순수의 시간을 가졌다. '한겨레:온'에도 가입하셨다. 조만간 독자로 또는 필진으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란다. 

 

<'한겨레발전연대'에서 활동하는 76세 어르신>

서울 원효로에 사는 현용기(76세)씨는 89년에 주주가 되었다. 가족 중 혼자만 주주다.

67년도 동아일보만 보다가 동아일보가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참여한 기자를 해직해서 끊었다. 한겨레신문이 나왔다고 해서 보니 좋은 신문 같아서 89년도 100주를 구입했다. 한겨레신문에 대한 신뢰로 아무 조건없이 주식을 샀다. 그 마음은 지금까지 변치 않는다. 그 주식으로 무엇을 얻을 것도 바라지 않는다.

주총엔 4~5번 참석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불의에 항거하고 있는 신문이기에 박수쳐주고 싶다. 여러 가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무난하게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신문은 무조건 사실 보도다. 앞으로도 정확한 사실을 찾아서 더 열심히 보도해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청년들이 더 어려운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젊은이들을 위한 직업이 많이 개발되어 젊은이들이 일을 가졌으면 한다.

현용기님은 ‘한겨레발전연대’ 회원이기도 하다. ‘한겨레발전연대’는 명절에 한겨레신문을 서울역 등에서 배포하기도 하고 각종 집회에서 한겨레신문을 홍보하면서 참여하고, 군이나 시설에 한겨레신문을 보내주는 열혈 주주들이 모인 단체다. 17년 동안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겨레 사랑' 하나로 똘똘 뭉쳐 자발적으로 해주는 한겨레의 우군이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활동하셨으면 하고 바래본다.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인천 강화군에 사는 이미경(58세) 창간주주는 국민은행에 갔다가 어떤 남자분이 주주참가를 권유해서 한겨레 주주가 되었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참가했고 한겨레가 자리 잡을 때까지 조금씩 사서 258주를 갖고 있다. 가족 중 혼자만 주주다.

주주총회는 자주 온다. 처음 광화문 근처에서 주주총회를 했는데 빨간 휘장이 있고 젊은 여자 예술가가 북 치고 장구 치고 좀 집회같이 요란하게 시작해서 너무 놀라 괜히 주주가 되었나 생각도 했다. 그 다음에 가니까 주주들이 소리 지르고 싸움을 많이 했다. 그때도 또 괜히 주주가 되었나 생각했다. 지금은 진짜 주주총회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주주총회에 올 때마다 엄마가 왜 주식을 샀는데 배당이 없냐고 한다. 앞으로 한겨레가 영리추구를 좀 했으면 좋겠다. 주총에서 배당을 준다는 소릴 들어봤으면 한다.

서울에 살다가 강화로 이사를 갔는데 서울에 살 때는 아버지가 한겨레신문을 못 보게 해서 못 봤다. 강화도로 가서는 신문을 받아보기가 어렵다. 한겨레는 인터넷으로 보는데 신문에 대하여 잘 모르기 때문에 한겨레신문에 대해 뭐라 평가할 말이 없다.

학교 다닐 때 여유 없는 삶을 살았다. 학창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유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유 있는 삶을 부러워하다가 서울에서 강화로 이사하면서 여유라는 것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듣는 새소리도 다르다. 같은 새일텐데 새도 여유가 있고 내 마음도 여유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전반적으로 지금 사회는 너무 각박하다. 사람들이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심지어 잠자는 것도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미경 주주는 '한겨레:온'과 '문화공간 온'에 가입신청서를 냈다. 앞으로 자주 만나보면 좋겠다. 

사진 : 권용동 주주통신원, 박효삼 편집위원, 양성숙 부에디터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 웹출판 : 안지애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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