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제29기 정기주주총회가 지난 18일 토요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렸다. 한겨레신문이 태동하고 30년이 다 되어간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주총장에 들어서니 입구 오른편에 <한겨레:온>, '문화공간 온'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한겨레:온> 취재팀이 한창 주주인터뷰 중이었다. 취재팀원들이 모두 인터뷰하고 있어 예기치 않게 주주 한 분을 얼떨결에 인터뷰하게 되었다. 

미리 얘기하자면 난 이 인터뷰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ㅎㅎ

1회 주총 이후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주주총회에 참석한다는 이승학 창간주주님. 제주도에 사신다는데 그 먼 제주에서 서울까지 29년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주주총회에 참석하셨단다.

60대 초반의 이승학 주주님은, 님을 만나듯 주총에 오시고 총회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꼭 백범기념관 김구 선생님을 뵙고 간단다. 이토록 <한겨레>에 열정을 지니신 이 분은 중고교 역사선생님이다.

주주님은 초창기부터의 한겨레신문과 <한겨레21>, <씨네21> 모두를 소장하고 계신데, 때가 되면 이 전부를 기증하시겠다고 하신다. 제주 그 먼 거리로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총에 참석하신 것도 놀라운 데 한겨레 소장물을 전부 기증한다는 말에 순간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한겨레 주주가 된 이유를 물으니 “전두환이 미웠고, 조선일보 기사가 왜곡되어서...” 라고 짧게 답하신다.

한겨레가 잘하고 있거나, 바라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서민 약자 편에서 기사를 써주길 바라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삶의 철학이 담긴, 따뜻한 공감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 기사가 더 많았으면 한다. 너무 좌파 쪽인 <경향신문>보다 좌우 치우치지 말고 정도, 정론을 걷는 기사면 좋겠다.”

주총에 참가해 느끼신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재정 상황도 주주들에게 오픈해서 알려주어 흐뭇하고 전국 각지의 주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다.”라고 답했다.

한겨레를 첫사랑처럼 여기는, 신비한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분. 석 달 치 월급으로 주식을 샀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신문을 돌려 봤다는 이야기 등등. 이렇게 열정적이고 멋진 분을 인터뷰하는 시간은 잠시 천국이었다. 인터뷰 할 때까진 몰랐는데 이를 <한겨레:온>에 기사로 올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부담감이 컸으나 달콤한(?) 지옥을 맛보더라도 기사를 써 올리고 싶었다. <한겨레:온>에 등단한 첫 기사다.

사진, 편집: 양성숙 부에디터, 이동구 에디터

배연옥 주주통신원  lsy36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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