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햇살이 창문 사이로 비쳤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에 누워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베란다 유리창 너머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초록색 산이 보였다. 잠시 멍하니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느꼈다. 마치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은 정확히 7시였다. 자연스럽게 녹차를 마시며 책을 읽으며 차분히 하루를 시작했다. 디지탈 디톡스 여행 3일 차, 이제 핸드폰 없이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단순한 일상이 왔다.‘몬타냐 데 오로 주립공원’에서 등산하기로 했다. 몬타냐 데 오로 주립공원은 험준한 절벽, 모래 해변과 아름다운 언덕으
대만에 10여 년 살면서 공포를 느낀 지진이 서너 번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 아침 8시경 리히터 7.2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진앙은 북동쪽 해안이라 제가 사는 타이난은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지요. 그날 새벽 3시경에 핸드폰이 울리며 지진 경보가 떴습니다. 통상 1~2초 후면 흔들리는데 여러 번 경험한 정도인지라 일어나지도 않고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아침에 식탁에 앉아있는데 지진 경보와 함께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진동이 일어났습니다. 옆에 있는 정수기 물이 출렁이는 폭이 대단했고, 빨리 끝나지도 않았습니다.동영상을 찍어야지
1번 국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봄이라 그런지 도로 주변에는 노란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었다. 드라이브하며 보이는 광활한 바다는 마음을 활짝 열게 했다. 자연과 드라이브의 즐거움에 푹 빠져 우리는 연신 "우와~"를 외쳤다. 노래조차 필요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좋은 캘리포니아 날씨가 예측할 수 없이 계속 변했다. 갑자기 맑은 하늘에 순식간에 소나기가 내리거나, 비가 약간 내리다가 다시 화창해지기도 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조차 흥미로웠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어떤 날씨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1번 국도는 바다를 끼고, 초록
캘리포니아에 봄이 찾아왔다. 다채로운 색상의 꽃들이 산들을 뒤덮기 시작하면서, 온 동네가 푸릇푸릇 울창해졌다. 한동안 일이 바빠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한숨 돌리고 나니 여행이 그리웠다. 남편과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남편은 이번 여행은 무리하지 않고, 편하게 쉬며, 계획을 최대한 배제하고, 핸드폰과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는 '디지탈 디톡스(Digital detox)1' 여행으로 하자고 했다. 바로 지금, 내게 필요한 힐링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보통 여행을 계획할 때 많은 것을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유명한 맛집을
대만 사람들에게 경쟁 관계라고 생각하거나 경쟁 상대를 지목하라고 하면 아마도 가장 위에 자리 잡을 나라는 대한민국일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대만은 안중에도 없겠지만.이미 언급했지만, 야구나 농구 국가대항전에서 한국과 대만이 붙으면 한:일전만큼 뜨겁습니다.예전에 타이베이 시장이 아무리 공을 들이고 광고를 해도 쓰레기 분리수거가 도저히 안 되더랍니다. 그래서 내건 구호가 “한국에선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느냐“이었고, 그게 먹히면서 분리수거가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고 하더군요.지난 20여 년(2005~2021) 일 인당 국민소득에
대만에서는 하루 최저 온도가 15도를 내려가면 겨울 분위기입니다. 올겨울 다행히 비가 자주 오지 않아 덜 춥게 느꼈고, 오리털 파카를 꺼내지 않고 지납니다. 최근 북쪽에서 찬바람이 내려오며 30도 넘기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대만에서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질 때면 따뜻한 온천이 그리워집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유명한 꽌즈링(關子嶺)온천이 있습니다. 일본 통치기(대만 사람들은 강점기라 부르지 않음)에 개발된 온천으로 전쟁 중에 군 장교들이 상처를 치료하며 요양하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꽌즈링(關子嶺)온천은 세계에서 3곳만 있는 진흙
우리 사회 곳곳에 총과 칼만 부딪히지 않을 뿐 적개심의 강도는 이미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적이 되어 부딪히고 있습니다.‘임금이 백성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80, 90 노인들이 땅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던 요순시대’ 그 태평성대에 부르던 격양가(擊壤歌)입니다.日出而作(일출이작 : 해 뜨면 나가 일하고),日入而息(일입이식 : 해지면 돌아와 쉰다),鑿井而飲(착정이음 : 우물을 파면 마실 물 나오고),耕田而食(경전이식 : 밭을 일구면 배고플 일 없으니),帝力於我何有哉(제력어아하유재 : 나 어찌 제왕의 권력이 부러울까)!이 격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옥불탁이면 불성기요 인불학이면 부지도'라는 이야기는 사극의 단골 멘트입니다. 5경의 하나인 예기에 나오는 문장이라 한자 좀 배웠다면 반드시 아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옥이라고 해도 쪼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도 배우지 않으면 도리를 모른다. 현대 중국어에서 知道는 '안다', 不知道는 '모른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배우지 않으면 무식, 무지한 인간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스스로 노력하여 배우지 않으면 멈춤이 아니라 오히려 퇴행입니다. 쇠는 녹슬면 고철의 효용이라도 있지
인생은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긴 여정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생각과 느낌은 모두가 다르겠지요. 그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또한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류의 많은 스승이 여행을 권합니다.현명한 이는 여행을 통해 지혜를 얻겠지만, 어리석은 이는 탐욕과 주색으로 미로를 방황할 것입니다.우린 이미 지천명을 넘어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나이! 이번 일정 중에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계곡을 낀 트레킹 코스와 陽明山 국립공원 안에 있는 칠성산에 오르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섰습니다.한국의 산수는 강인하고 거친 느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국내 대부분의 언론은 친미 후보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清德)가 친중 후보를 누르고 총통이 되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렇게만 보면 그림자만 보고 실체는 모호해집니다.총통 선거와 동시에 치른 국회의원(입법위원) 선거에서 친중이라고 보는 국민당 후보가 기존 37석에서 15석이 늘어난 52명(지역:39, 비례:13)을 당선시켜 제1당이 되었고, 여당인 민진당은 61석에서 10석이 줄어 51석(지역:38, 비례:13)으로 제2당이 되면서 국회의장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 단체장 선거에서 국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은 위산(玉山, 옥산)으로 한국에서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최고봉인 옥산에 오르고자 시도했지만, 사전에 입산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인솔자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을 맞추지 못해 지금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다니던 東海大學校 등산반에도 옥산에 가자고 요청하고 계획도 물었지만 모두 허사였지요.반면에 合歡山은 그런 제약이 없으면서 해발 3,000미터가 넘기에 등산 서적을 구입해서 1985년경 혼자 정상에 올랐던 산입니다. 한국에서 산을 많이 다닌 편이고, 1,000미터 넘는 산은 다 오르겠다고
둘째 날 : Lake trail일찍부터 기상했다. Sequoia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등산로, 'Lake trail'을 오르기 위해서다. 이 등산로는 왕복 18.6km에, 986m를 올라가야 한다. 총 7시간이 걸린다. 만만치 않은 코스지만, 등산하는 동안 아름다운 호수 세 개와 멋진 경관이 펼쳐진다고 한다. 지인의 추천으로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로 했다. 신랑과 함께 7시간 등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긴 등산 경험은 약 4시간이었기 때문에, 조금 떨리고 걱정도 됐다. 어린 시절 멋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 6~7시간 등산 경험은
한국에선 추석, 설날을 모두 손꼽아 기다린다. 긴 연휴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연중 어떤 날을 가장 기다릴까?뭐니 뭐니 해도 미국은 연말이다. 11월 말에는 추수감사절이 있어, 주말을 포함해 4박 5일 동안 가족과 여행을 떠나기 좋다.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들어, 일보다는 축제 분위기에 더 몰두하곤 한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2월 셋째 주부터는 'Shut down' 즉 휴가철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은 휴가를 사용해 연말에
日月潭(일월담)은 대만 내륙에 있는 가장 넓은 담수호입니다. 수면의 높이는 해발 736m이고, 만수일 경우 면적이 서울 여의도와 똑같은 8.4 ㎢에 이릅니다.호수의 형태가 해와 달을 닮았다고 르웨탄(일월담)이라고 하지요. 호수 위에 400m 정도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는데 미국 CNN에서 세계 10대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라고 불렀다고 자랑합니다.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는데, 저는 산책로를 택한 일행이 많아 걸었습니다.제가 90년대 대만에 가면 친구가 추석에 르웨탄 수영대회가 열린다며 함께 참가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여권으로 미리
“대만은 뭐가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좋다고 대답합니다. 대만 생활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밤에도 돌아다닐 정도로 안전하고, 먹거리도 풍부하며, 교통망과 의료 서비스 등이 잘 갖춰진 나라'라고 대답하면서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친절하다’는 반응이더군요.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 한다‘거나 ’뒷간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고 하여도 마누라가 좋으면 처가집 나들이가 즐거울 수밖에 없고, 힘들고 멀다 해도 한달음에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엇갈려 무조건 싸운다고 하던데, 우린 오히려 너무 재미있게 준비해 나갔다.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해서 모든 걸 미국에서 준비해야 했지만, 어려울 건 하나도 없었다. 웨딩플래너 없이 이메일과 영상통화로 결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착착 준비했다. 디자인 전공인 남자친구는 본인이 직접 영상과 결혼사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과학자인 나로선 엄두도 못 낼 것들을 맡아서 해주니 고마울 뿐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그리고 결혼 1주일 전, 우린 한국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웨딩드레스를 결정하고
앞선 얘기만 들으면 우리 커플은 고난이 없었던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4년이 넘는 장거리 연애의 현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과 비슷한 느낌이었다.첫 2년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우린 1년에 많으면 3번,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만남을 계획했고,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퀘벡시티도 가고, 밴쿠버, 토론토, 밴프, 몬트리올 곳곳을 돌아다녔다. 박사과정을 열심히 하면서 3~4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시간은 긴장된 학업,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기에 소중했다. 이 만남을 손꼽아 기다렸다.하지만 코로나가
결혼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 인생의 남자를 물어온 친구 에리카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2008년 9월 큰마음을 먹고 나는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향한 곳은 북미 제일 동부 Newfoundland에 있는 Memorial 대학교다. Memorial 대학은 외국인에게 굉장히 저렴한 학비와 훌륭한 생물학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대학이다. 하지만 대학교가 시골에 있고 기후가 춥기로 유명해서 외국인이 없기로도 유명하다.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여 나는 이 대학에서 생물학 학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어렸을 적 나는 겁이 없었고 어떻게 보면 깊이 생각
즐거운 등산을 마치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Golden Gate Bridge를 건너 San Rafael 동네에 숙소가 있기 때문이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샌프란시스코를 잠깐 구경했는데, 솔직히 그렇게 오래 있고 싶진 않았다. 도시는 생각 외로 쓰레기가 많았고, 노숙자도 많았다.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집들은 철장으로 문을 굳게 잠그고 있었으며, 도시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삭막했다.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양한 색깔의 집들이 언덕을 따라 즐비해 있고, 도시를 누비는 전기버스가 인상적이었
대만으로 옮긴 지 10여 년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지진과 태풍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드물게 2~3년 가뭄으로 고생하더니 올해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여러 차례 태풍이 지나갔습니다.통상의 태풍은 대만 동쪽에서 발생하여 대만 부근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 뒤 올라가면서 일본, 한국, 산둥반도 쪽으로 진행합니다. 6, 7, 8월경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지요. 가을에 접어드는 9월부터는 빈도가 줄어들고 10월에는 아주 드물게 발생합니다.혹시 들어보셨나요? 가을 태풍이 무섭고 피해도 크다는 것! 제 기억에도 나무가 뿌리째 뽑혀
‘Macway Falls’를 구경하고 다음으로 향한 목적지는 작은 '요세미티'라고 불리는 ‘Pfeiffer Big Sur’ 국립공원이다. 공원 크기는 대략 1,000에이커(4.07㎢)이고 빅서 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공원으로 바다 바로 옆에 있다. 이 공원엔 미국삼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삼나무는 소나무목의 나무이고 최대 112m까지 자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무라고 한다. 사진을 보니 삼나무가 마치 하늘을 뚫고 쭉쭉 올라갈 것 같이 보였다.Pfeiffer Big Sur 공원으로 가는 해안가 고속도로는 너무 멋있었다. 절벽을
대만은 4년마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데,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현재 분위기가 심각합니다. 대만 자체로도 복잡한데,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국민당 장개석은 중국에서 공산당에 밀려 1949년 대만으로 옮깁니다. 오기 전에 미리 계엄령을 선포하여 대만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금하지요. 장장 38년 계엄 통치를 하였으니 다른 당이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연합국 일원이자 UN 상임이사국인 자유중국은 1955년 미국과 미・중(자유중국, 대만)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군사령부가 타이베이에 주둔합니다
대만에서는 음력 7월을 '귀신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鬼月'이라고 부릅니다. 1년 중 귀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금기도 많다고 하는데, 빨래를 밖에 걸지 않는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대만은 날씨가 따뜻하고 비옥하지만, 천재지변이 자주 일어나는 곳입니다. 태풍과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지요. 그래서 하늘을 두려워하고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대만은 오랫동안 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 수위에 단골로 오르는 곳입니다. 밤길이 안전하고, 의료 및 기타 생활 수준도 높지만 가장 매력적
'Point Lobos State Natural Reserve'(포인트 로보스 국립공원)은 한국에서 보지 못한 신비로운 식물과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절벽과 바다, 바위가 절묘하게 아름다움을 일궈냈다. 이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지만, 어느 사진 하나 그때 감동을 담지는 못 한다.노랑, 주황, 분홍색 꽃들은 색깔이 화려하진 않지만, 바다와 은은히 어우러져 마치 바닷속 산호초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저 멀리 펼쳐진 절벽과 바다는 끝이 없어 보였다. 광활한 태평양과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자연을 온몸으로 맛
캘리포니아에 산 지 벌써 9개월이 돼간다. 근데 그 유명한 캘리포니아 해안도로 여행을 본격적으로 해보질 못했다. 가까운 곳에 구경할 곳도 많고, 새로운 친구들과의 모임, 7월 초에 있을 결혼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기 때문이다.한 달에 한 번 남자친구와 주로 지출, 적금에 관해 이야기하는 ‘가족회의’를 갖는다. 회의하다가 앞으로 3~4개월을 어떻게 보낼지 의논했다. 근데 대뜸 '집돌이' 남자친구가 짧게라도, 돈이 들더라도, 여행을 가자고 했다. 4개월마다 여행을 떠나 추억을 쌓고 싶단다. 사실 한 달 반 뒤 한국에 들어가 결혼식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외국인 입국이 막혔습니다. 지난해 2022년 3월 학생비자를 신청하여 대만에 입국하였지요. 6월 초까지 수업을 들었으니 무려 일 년 넘게 중국어 공부를 했습니다.만 65세까지 어학원에 등록할 수 있으니 아마도 제가 최고령 수강생이었겠지요. 20대 때 어학원에서 8개월 공부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었는데, 그보다 배 가까운 시간을 60 중반에 20대 젊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배웠습니다.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성조입니다. 몇만 자가 된다는 모든 한자는 네 가지 성조 중
2020년 교사 세미나를 통해 글쓴이는 일제강점기 최고의 노동소설이 『인간 문제』(1934)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간 문제』는 1928년 12월 테제에 기초해 ‘노동자, 농민 속으로!’라는 기치로 내걸고 1930년대 초 ‘혁명적 노조 운동’(일제 공문서 용어 ‘적색노조운동’)을 시대 배경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쳤던 강혜원 선생님이 발제를 하셨는데 그때 처음으로 『인간 문제』를 쓴 작가 강경애를 접했다.강혜원 선생님은 일찌기 박영신 선생님과 함께 쓴 『교실 밖 국어여행』(1992)을 펴내 국어와 문학사에서
지난 회에 쓴 진시황과 어머니 조희(趙姬)에 이어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가 13년 만에 막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환관 조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진시황의 어머니 조희(趙姬)가 조나라 출신의 여자였듯이 환관 趙高는 조나라 출신의 고씨 성을 가진 왕족 출신으로 봅니다.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권력에 대한 이해나 운용이 탁월한 면을 보아 후대의 학자들도 성장환경이 왕족이었다고 여깁니다.조고가 진시황 가까이에 있을 수 있었던 원인이 환관이면서 법에 능통한 법률가였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이 태어나기 100여 년 전에 변방의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19금 내용이 조희(趙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꽃치고 시들지 않은 꽃 없고, 권력을 탐한 자 말년이 아름다운 꼴 못 봤습니다.‘[대만이야기 121] 주지육림’ 편에서 중국 최초의 왕조 하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었던 요부 말희를 언급했었는데, 중국 역사에서 또 다른 희자를 쓰는 여자가 있습니다. 바로 조희(趙姬)입니다.조희는 정사와 야사, 여러 문학작품 심지어 만화나 중국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색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천하를 통일하고 최초의 황제가 된 진시황의 어머니이기도 하지요. 그렇
최근 대만 수교국에 관한 기사가 한국 언론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지난 4월 25일 한국 언론에, 대만방문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공화국' 굳건히 지지할 것" ...(연합뉴스),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은 형제 국가, 절대적 지지”…中 반발할 듯(동아일보) 등의 제목이 보입니다.현재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고 있지요. 종종 대만 친구들과 여행 중에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심사를 받을 때, 저는 비자 없이 통과하지만 대만 사람들은 비자 심사를 받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대한민국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높아
부모님의 교육원칙은 확고했다. 어릴 땐 공부보다는 밖에서 뛰어노는 것이 더 많이 배운다고 하셨다. 그 흔한 영어학습지조차 시키질 않았다. 나는 알파벳도 몰랐고, 망아지처럼 방과 후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기 바빴다. 그러다 온 가족이 미국에 가게 되었다. 1997년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아버지가 뉴욕에 있는 대학교에 교환과학자 프로그램(Exchange Scientist Program)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첫 외국 여행이 신나기만 했다.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것엔 아무 생각이 없었다.미국에 도착해 바로 학교에 들어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만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1위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사는 남쪽에는 아직 항공편이 원활하지 않아서 체감을 못 하는데, 타이베이에 갔다가 또래 친구들 몇 명이 맛집을 찾는 한국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단체 여행객 말고 친구들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대만이라서 많이 찾는 듯합니다.타이베이의 랜드마크는 101빌딩입니다. 매년 새해 101빌딩에서 벌어지는 불꽃놀이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 유명합니다. 항상 새해를 기다리며 대만 사람들도 그해 어떤 불꽃놀이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함께 카운트 다운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