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무르익은 사랑이붉으스름 열매 맺는 계절.찬 바람 일찍 부는북에서부터 내려오지만어딘들 제나름으로 피어나는 결실영동의 우거진 수풀 알록달록 타오르고영남땅, 남도땅, 제주도까지노랑빛 빨강빛 상록빛으로대지를 온통 바꿔 놓는다, 혁명을 한다.산하는 이리도 아름다운 결실을 맺고찬란한 혁명을 하건만나라는 대한검국 멧돼지왕, 멧돼지떼 온나라 민가에 출몰하여짓밟힌다.삶의 터전도 잘 자란 곡식도 들판에 곧게 살아가는 초목도개판, 저(猪)* 판이 된다.이제는 용기 낸 사람들이 멧돼지 몰아낼 때.모든 멧돼지 사람사는 땅에서 내쫒고살기좋은 세상
가을이라고다 가을은 아니다.가을 속에도 푸르른 봄 있다. 가을이라고모두 단풍은 아니다.단풍 중에도시퍼런 잎새들 있다. 가을이라도온통 가을은 아니다.봄 여름 겨울그 눈빛 곳곳에 있다. 계절이 가을이라도봄같은 꽃 있고뜨거운 여름같은불꽃이 있다.(2023.10.17)*정영훈: 고 3때 목포에서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래 교육과 사회 개혁을 위해 여러 현장활동 및 시와 글 쓰기 노력/ 촛불완성연대대표, 촛불행동운영위원/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
고향 무정(故鄕無情) -이현 서 지음.”나의 일곱 번째 이름”을 읽고 나서그녀는 자유다. 고향의 정(情)이 남아 있는 이유는 굴레에 대한 향수다.세상은 여행이라는 테마도 있지만, 여행 자체도 사치가 되는 곳도 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최초의 인간이 생존을 위해 떠돌아다니듯이, 떠돌아 다니는 인생은 그 자체가 속박의 끈이다. 누군가의 서사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감성 폭을 넓히는 것은 없다.사람이 사람 답게 산다는 것이 자유라고 하면, 현재의 팔레스타인 땅이나 북한의 땅이나 자유하고는 거리가 멀다.사실은 냉정하다. 냉정한 만큼 비
숨 막힌다. 갇혀 있는 것은 절망이다. 로켓이 날아다니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날뛰고 있다.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수용소 장벽을 아는 자들의 형태가 하는 일은 거대한 장벽을 세우는 일이다. 어리석음이 만리장성보다 더하는 것인가?평화를 깨는 것은 극우의 사명인가보다. 통곡의 벽에서 통곡하는 이유는 잊지 말자고 해서 하는 행위다. 무엇을 잊지 말자고 하는가, 예루살렘의 마지막 성터 흔적이 그들 역사의 평화를 위한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안다.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는 것은 물리적인 힘밖에는 없다. 김구 선생이 일제강점기
별일이다. 나이가 들면 이제는 신경을 덜 써야 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인다.그와는 2살 차이다. 내가 젊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그냥 숫자로 파악할 뿐이다.세상은 신경 쓰지 않아도 변해가는데 변해가는 것을 거부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이번 글은 두 번째 작성이다. 완성된 글을 저장해서 확인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 사라졌다.첫 번째 글을 무엇이라고 작성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때의 감정으로 작성할 뿐이다.고통은 항상 후회를 동반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후회가 나를 찾는 데 있다.처음부터 기대
몇개월 전부터 아내가 거동이 불편하여 취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오늘 반찬을 사오라는 분부가 있어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구입했다.오는 도중 길 옆 모 교회에서 전도활동 중인데 차를 먹고 가라고 하기에 날씨도 춥고해서 갔더니 커피 드실래요? 물어 보길래 '카누'로 달라고 했다. 받아든 종이컵에 Hello Bonjour 라고 쓰여 있었다. 펜화로 스케치된 유럽풍 건물에 매료되었다.맞은편 공원 나무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컵 뒷면을 보니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Something new will always come your way'직
시간예술창작소 개소 기념 공연이 화정역 4번출구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장금연주, 송서율창, 에어로폰과 장금, 셋소폰, 대금민요 메들리, 판소리, 민요창등 국가무형문화제 대금산조 이수자 와 전수생, 송강 가사문학보존회 이사장 등이 출연하여 야외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프로그램을 완수 햐였다. 일시: 2023.11.11.(토) 오후 2시30분장 소: 3호선 화정역 4번출구 공연장주최: (사)한국금아대금산조보존협회주관: 시간예술제작소 편집: 최호진객원편집위원
세상을 부드럽고 쉽게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따분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있다.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투자되는 에너지 차이가 큰 것이다. 왜 그럴까? 삶의 기술차일까? 가치관의 차일까? 삶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에 따라 행복지수도 달라진다. 전자는 순리와 이치에 따라 무리하지 않고 살 겠지만, 후자는 자기 뜻과 목표를 세워놓고 그대로 진행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거나 자신을 강박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살아온 경험에 비춰서 쉽고 어려운 세상살이에 대해 간략히 생각해 본다.1. 가장 쉬운 것은 공부다.공부는 모든 것이 정해
이스라엘은 야곱이여호와로 부터 받은 이름이다.야곱은 본의 아니게어머니의 농간으로 아버지로 부터형 에서의 장자 축복권을 탈취하고외갓집으로 도주하였다가결혼하고 부자가 되어형이 원망하며 기다리는고향으로 가까스로 돌아왔다.야곱의 12아들이 흉년을 피해고향을 버리고 막내 요셉을 찾아이집트로 이주하였다가수백 년이 흘러 모세를 따라출애굽 하여 가나안에 입성하여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국가를 세웠다.유대민족이 로마제국에 망하고유럽으로 피신하여피눈물 흘리던 생존의 유랑을 끝내고시오니즘을 외치며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돌아 왔을 때거기에는 이천 년 동안애
저분이 저희의스승님이십니다.저 멋지고 핸섬하신백발의 교수님이저희의 은사님이십니다.감사합니다.그 한마디 말로는다 표현하지 못하여천 번이고 만 번이고드리고 싶은 고마움의 인사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사랑으로 키워주신 제자들이교수님께 드리는 약속은진정성으로 살아가겠다는마음의 약속입니다.북한이 고향인 저희보다더 북한을 사랑하고통일을 염원하시는 교수님께저희 제자들의 아낌없는존경의 인사 드립니다.이 시는 아주대 경영대학원 원장이시며 저희 탈북대학원생들의 아버지이신 박호환 교수님의제2의 인생의 출발을 응원하여 드립니다.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요즘 빈대가 극성인가보다. 오늘 토요판 한겨레 10면 하단에 "사흘 전에 물렸는데...", '방제업체도 못 찾는 빈대' 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으면서, 어릴적 경험한 '빈대'의 추억이 떠올랐다.~ 국민(=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기억한다. (지금처럼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직전, 일요일 어느 날일 것이다.) 그날 아침 먹고 좀 지나서, 모자 쓰고 흰색 수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어떤 아저씨가 물뿌리개 통을 등에 지고 나타났다. 그리고는 대충 정리된 (북아현동 산(山)7번지에 위치한) 전셋집 단칸방과 조그만 다락 곳곳에 흰색 안개같은 약물
풀꽃의 꿈 -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푸른 색깔 사이로 숨을 쉬다가 불현듯황갈색 폭풍우 꼬임에 빠져처연한 삶에 부대끼는 바다 엄마 찾다 지쳐날개 접어버린 까치 저민 가슴으로 품어화석보다 더 깊은 하루를 연다 굵은 눈물 같은 분신 가녀린 이슬처럼 살다가 벌 나비 손님에게 체념이란 명분으로 버텨낸 길 위의 순례자상처가 커 갈수록향기 진동하는 향나무둥지 잃은 딱새를 부둥켜안고 서리 맞은 달개비는 향기로 젖는다 비바람에 가슴 울고 온 밤을 뒤척이던 날 관을 덮는 슬픈 심정으로 웃음 너그럽게 펼쳐 보이는 꽃망울 손잡지 않아도 외
은평구 진관동 우물 골 6단지 경로당( 회장 박소연)에서는 훈훈한 짜장면과 탕수육 파티가 이루어졌다.이 행사는 박소연 회장이 은평문화원(원장 박기륭)에서 지난 10월 18일 개최한 늘푸른 백일장에서 산문 분야 차석으로 입상되어 박 회장이 경로당 회원들에게 한턱내는 파티였다.그 답례로 회원들께서 케이크와 꽃다발을 준비하여 훈훈한 정을 나누는 것이 참 아름다웠다. 오늘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서 수업도 듣고 수업이 끝난 점심시간에 맥주까지 곁들인 어르신들의 작은 향연을 보았다. 늘 푸른 백일장은 은평문화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은평지역 일대
그리운 임 싣고 떠난야속한 열차 이제그만 보내려 합니다.슬픔을 걷고 일어나나를 찾아 길을떠나려 합니다.지나간 시간 후회한들돌아오지 않는다면나는 그만하려 합니다.나는 다만내가 되려고 합니다.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일본에서 개최된 “제9차 한일 탈핵 평화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일본 나고야 교구와 센다이 교구의 핵발전소를 방문하고, 그 지역에서 탈핵 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핵발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절규를 들었습니다.후쿠이현의 와카사만에 밀집되어 있는 쓰루가 핵발전소와 미하마 핵발전소, 오이 핵발전소와 다카하마 핵발전소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이 꿈의 원자로라고 말하며 1조 엔 넘게 엄청난 돈을 투입했던 몬주도 방문했습니다. 몬주는 운영도 해 보지 못하고 폐로가 되었습니다. 몬주는 문수보살의 일본식 발음입니다.후쿠시마도 방
식당 이름은 '만남의 광장'(인연있는 사람을 만나는 광장)문에 전라도 사투리 '밀어유'반찬도 8가지 소박한 전라도 음식(먹다가 생각나 찍었어요)양심건국 ~> 양심건강 ㅎㅎ나오는데 문에 전라도 사투리 '댕겨유' 참고 - 저는 전북 전주에 서 가까운 완주군에 살고 있습니다.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달 어두운 밤지구를 비추어발길을 돕는달을 사랑한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다독이는친구가 되자 꿈결에달이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어 언젠가만나서 영혼으로 이야기 나누자 달아 사진.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역사학은 해석학이다. 과거 사료나 문서를 읽어 일반인의 눈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고 의미를 되살리는 구체적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역사학은 무채색의 사료에 역사의 옷을 입혀 선조들의 삶을 살아나게 만들고, 시공을 초월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귀한 학문이다. 그래서 역사학자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안으로 자신의 해석이 역사적 사실을 넘어 진실을 얼마나 담보하는지 끊임없이 경계하고, 밖으로 새로운 사료와 새로운 시각 앞에 겸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봉오동을 무장독립군기지로
너는 꽃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너는 꽃이라 불러주기 전에도너는 마냥 꽃으로 피었다 너는 사랑이라 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이미 사랑으로 피었다 너는 은혜라 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벌써 은혜로 뿌려졌다 너는 선물이라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선물로 세상에 보내졌다 꽃은 꽃피우기 전까지꽃은 아니지만 너는 꽃피우기 전에도 꽃이었다 * 내 고향 11월은 육지배기 단풍꽃이 선운산을 두르는 가을입니다. *고창 선운산 단풍(필자촬영)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어떤 모임이든 마음에 드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으면 그 모임은 즐겁고 유쾌하다. 만약 그 모임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누군가 있어 불편하다해도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참을 수 있다. 억지로 참을 필요도 없다. 참기는커녕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에게 더 잘보이기 위해 불편한 사람과도 조화롭게 지내는 자신의 지혜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 모임에서 만나는 모두가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그 모임은 더할 나위없이 복되고 은혜로운 만남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 모임에서 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며 해가 지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46.가장 친절하고 진실한 친구는 자연이다. 그럴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은 자신의 어떤 언행과 태도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하지 않고 시시비비도 따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을 사랑하고 가까이 함은 좋으나, 이 또한 이기심의 발로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天雲山風水地木草. 347.독서는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서 해야 자신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얻을 수 있다
현송, 그래 어제 하루 또 잘 보내셨는가?엊그제, 세 친구들 절두산 순교자 성지 걸었네.원래, 이 '절두산'이란 이름은 '蠶頭峰'으로 누에가 머리를 치켜드는 듯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네.조선시대엔 한강의 최고 명승지로 중국의 사신들이 오면 으레 이곳에 와서 놀았다 하네.한데, 고종 3년(1866) 병인 양요때 만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을 붙잡아 이곳에서 머리를 절단한 뒤 이곳 을 '절두산'이라 부르게 됐네.1966년 이곳에 성당과 절두산 천주교 기념관을 세우고 주변 지역을 공원으로 꾸며 현재는 천주교 순교자 성지가 되었네
벌써 3년 전의 일입니다. 봄에 화분갈이를 했는데 두어 달 뒤에 작은 싹이 올라왔지요.'이 아이의 정체는 무엇이지? 풀이 아닌 건 확실한데.' 궁금했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2-3cm 자란 가는 줄기에 새끼손톱 끝같이 달린 잎을 보고서야 은행나무임을 알았습니다. '베란다 화분에서 자란 은행이 겨울에 얼어죽지 않을까?'싶어서 거실로 들여놓았습니다. 작년 겨울에도 그랬고요. 그랬더니 여느 나무들보다 잎을 늦게 떨구고, 또 그만큼 잎을늦게 피워냈습니다. 이제는 한 뼘 크기로 자랐으니 겨울에도 밖에 두려고 합니다. 겨울찬바람을 스스로 이
단풍은 왜 권말선 단풍은 왜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나봄엔 따순 바람이북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지단풍은 선물봄바람 북으로 날아가여름 한 철 같이 뛰놀다손잡고 데려 온 동무알로록달로록고운 단풍 보니봄바람 얼굴도저리 고왔겠구나우리도 너희처럼고운 것 어여쁜 것만서로 나눠야겠네그렇게 살아야겠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81년도 인천에서 근무할 때 면허를 취득하고 42년 만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였다.처음 취득할때 마음 설레였던 기억이 새삼 진한 추억이 생각난다.주민센터에서 면허증을 경찰청에 반납하는 절차를 걸쳐 운전면허 취소 처분 결정통지를 받고 고양페이 10만 원짜리를 받아 들고 돌아서는데 인생이 다 끝난것 처럼 슬퍼졌다. 후회하면서도 필요하면 운전면허를 새로 시험을 치면 된다고 하고 자위하면서 주민센터를 내려왔다.지금 70대는 90대에가서 면허를 반납하시기를 바랍니다. 편집: 최호진객원편집위원
꽃다운 청춘 159혼이 어이없이 쓰러진이태원 참사는청담동 룸싸롱 밀회에서 부터 시작되었다.대통령과 법무장관이법무법인 변호사들의 모임에부적절하게 회동하였다고바이올리니스트가 제보하면서진위공방으로 언론이 시끄러웠고제보자를 겁박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어쩌면 정권의 안위, 도덕성 마저붕괴될 상황에서이러한 뉴스를 덮고 국면전환을 위해법무부에서는 할로윈 축제를 이용하기로 했나?보수 정권의 할로윈 축제에 대한곱지않은 시선과 마약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코로나가 끝나고 10만 인파가 예상된다는할로윈 축제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경찰인력을 대거 마약단
해마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손가락이 짧고 손톱도 예쁘지 않지만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어머니가 봉숭아 꽃잎에 백반을 넣어서 콩콩 찧고는 그것을 잠자리에 드는 나와 동생들의 손톱에 묶어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아이의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었습니다. 이제 아이는 봉숭아 물을 들이지 않고, 어머니는 어린아이가 되어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아이, 어머니와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합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그래, 네 열망이 너를 영광의 도가니로 몰아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일순간의 착각이라는 걸 곧 알게 될테지. 거기에 더해 절망과 치욕의 쓴 맛을 보지 말라는 보장도 없지 않겠어? 그러니 더 이상의 열망일랑은 집어치우는 게 어때? 그래. 그 말도 맞아.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삶의 열망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열망이 없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이 없어. 설사 그 열망으로 인해 실망과 좌절을 맛보더라도 말이야. 그러니 앞으로 말을 삼가하도록 해. 열망 자체를 무시하는 언행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그래서 뭐 사과라도 하라
붙박이 배추밭 박명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익어가기 전물로 흘러내린 감고개 떨군 주인은덕장에서 멀어진 후배추밭 포기들만 수군댄다싸리재 넘어새벽 찾은 물까치젖은 실개천에 몸을 씻고감잎 끝 눈물을 찍어꺾인 나뭇가지 노동을 삭혀낸다 걸터앉을 만큼낮게 저민 안개엄마 손 놓친 사슴처럼타는 심장만 저려오고주인 잃은 배추밭에 서성인다 하늘 아래 충렴골녹아내린 감나무응답 없는 전화처럼허공에만 착신되는지끊긴 전화벨은 말 잊은 지 오래다 먹구름 짓누르면해 뜰 날 기다리고세찬 바람 부는 날엔바람 잘 날 찾아온다고음지는 양지된다 햇살이 손 내민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 가는 길이었다. 시청역 지하에서 좀 멀리 앞에 가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특이한 문구가 들어간 검정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얼른 쫓아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그분이 개찰구로 나가면서 계단을 후다닥 올라가 놓쳤다. 좀 재빨랐어야 했는데.... 하고 아쉬워했다. 서울광장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 분향하기 위해 줄을 섰다. 줄이 길어 한참 뒤로 가서 섰다. 그런데 그분도 분향하기 위해 서 있었다. 열 사람 정도 내 앞에 있었다.
오늘도 평소처럼 아침에 kbs FM 라디오를 켜고 주말의 오전 시간을 보내는데, 슬픈 애조(哀調)를 띤 여성 소프라노 곡이 흘러나와 집중해서 들어보았다. 아~, 평소에는 잘 들어보지 못하던 ‘아베마리아’( 카치니/ 블라디미르 바빌로프 작곡) : 이네사 갈란테(Soprano) 노래) 선율이 나의 가슴을 파고들며 슬픔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 내일이 '이태원 참사 1주기' 이니, 이렇게라도 추모의 정을 표하며 비명횡사한 159명의 젊은이들의 영혼을 달래주어야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이러한 대형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않는
며칠 전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관심이 없었겠지만 창업을 생각하다보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메뉴판의 핸드드립커피를 읽다가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한 문장이 불편했습니다. [세련되고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맛] 여성스러운 맛이 도대체 무얼까? 여성스러운 맛이 있다면 남성스러운 맛도 있다는 건데 그 맛이 짐작되지도 않았습니다. ‘가볍고 향기로우며 산미가 좋은 커피’나 ‘쓰고 묵직한 맛이 좋은 커피’라고 표현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여성스러운 맛’이라고 했을까? 모든 걸 성(性)과 연결시키고, 그것을 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