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 7시 30분 출근했다.미화반장이 하소연을 하신다.우리 또 재계약한다네요? 사무실은 그냥 가요?답답하다. 아파트 동대표회의가 지금 청소용역업체와 3개월전 재계약한 아파트란다. 또 똑같은 미화원들이 같은 아파트단지에서 9개월전 재계약한 업체가 다른데 현장은 같은 곳이라니,갑질의 신세계가 열린 것인가? 창조적 갑질의 세계다. 9개월 사이에 같은 업무를 하며 두 차례 업체가 바뀌었고 이제 세 번째 업체의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되며 1년이 되면 얻는 최소한의 보너스 같은 퇴직금과 연차수당의 기대가 번번히 무산되는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생각과 마음 나누기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11.25 00:27
-
-
한송이 꽃을 딴다.지긋이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생각하느라 꽃향기에 다가갈 생각도 못하다가 하루가 간다. 멀고 먼 하늘에서 온 사람들처럼 오늘은 남모르는 걸음으로 도둑맞은 인간들이 사는 곳에서 내가 온 곳으로 떠나야하는 것이다. 어쩌면 저들은 앞날에 세상을 보듬기 위해 몸서리치며 맨발로 걷고 있는지 모르겠다. 흙의 따뜻한 기운을 다 머금고 생명을 잉태한 그들이 알몸과 다름없는 허름한 몸으로 안고 가는 생명이 더없이 고맙다. 꽃, 그리고 사람, 낯선 대지에 이방인은 없다. 모두가 빛나는 숨을 머금고 태양의 자식, 달의 자식으로 이슬을 반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11.15 00:25
-
* * *100원이 보름달보다 커보이던 어린날은 바람따라 어디로 불어가고 주말 아침 출근길에 편의점에서 1,000원 하는 보름달을 들고 둥근 마음으로 나와 싸늘해진 날씨를 다스리기 위해 대전역 플랫폼에서 100원짜리 동전 세 개로 따뜻함을 샀다. 아침 하늘도 티없이 맑고 내 마음도 그렇다. 이 맑은 가을날 아침에 세상은 잠시도 여유롭지 못하니 그것이 바람이 흔든 마음 탓인지? 바람에 흔들린 마음 탓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바람이야 불던 말던 내가 알 바 아니라 살면 되는 것인지? 그렇게 짧은 사색이 어리둥절한 듯 보름달도 다 지고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11.13 00:21
-
-
-
- 투쟁의 날 나도 한 때는 거리의 전사처럼 투쟁했지.이 나라 사람치고 정의감 가져본 사람이라면투쟁 한 번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마는새누리 대표란 자의 단식투쟁을 보면서창조의 세계에 저처럼 코믹한 놈도 드물다 싶어절실함도 고통도 없는 천하태평스런 투쟁을 보며폭소, 실소, 나 태어나 웃어본 다양한 종류의 웃음이해지는 줄 모르고 깊은 겨울날 폭설처럼 쏟아져내 볼기짝만 낯없이 아프다네.나도 한 때는 투쟁의 날밤 새는 줄 모르고밝은 세상을 꿈꾸었다네.눈물로 불을 밝히다 세상을 달리하신투사들에게 면목없는 한 때의 투쟁이이제는 모든 번뇌의 세상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9.27 10:21
-
- 길목에서세상을 살다보면모두가 길목에 서게 된다.누군가는 맞이하며 반갑고누군가는 맞으며 버겁다.누군가는 그저 반갑고누군가는 그저 불편하기도 해서길목마다 갈라치는 것이 사람살이사람의 나이테 따라온 인품도여기 저기 드나들던 인격도길목마다 드러나게 마련이니잘난 사람 못난 사람 없이각양각색 호불호가 있는 것을누구를 가르치나자신이 결격 사유로 말하고누구를 훈계하나자신이 들어야할 소리로 말하나그래서 길목에서 천천히 나아갈 길만 보지말고그래서 갈목에서 지나온 날울 곱씹고 되짚어서멈칫멈칫 두리번 거리듯 우두커니 살펴가며길목마다 자신을 가르칠 일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9.27 00:13
-
- 서로 바라보네 - 쉼 없이 오늘을 바라보네.살아있으니 산 것을 증거하네.서로 서로 자신의 눈에 든 것을 보는 것이라네.나는 나를 보고 아파나는 내 아내 나라 사람을 애달피 보네.나는 내 나라가 아파나는 내 나라를 타박하네.서로 달라서 아웅다운 그래서 산다네.가끔은 죽겠네.가끔은 그 다른 것들 때문에 죽을 것만 같네.살아보니 그래도 사네.달라서 죽겠는 그래도 산다 말일세.가끔은 가진 것 없어 쩔쩔매네만 그래도살아보니 다 살아서 웃고 있는 나를 보네.나는 가끔은 나를 보고 참 미쳤다고 한다네.그런 나를 보고 있으면 나와 달라도 너무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9.24 01:53
-
-
-
-
-
-
-
-
-
지나고 보니 말로 다져지는 진실은 허망하기 일쑤더라지나고 보니가벼운 진수성찬의 말이 시가 된 사람들도 있더라지나고 보니실천과 흉내낸 실천의 입은 다르더라지나고 보니 알게 되는 것이 있더라침묵을 품고 하는 말들이 무겁게 실천하는 진리의 말인 경우참으로 많고 많더라지나고 보니뜻없이 지나친 침묵은 없더라굳게 다물고 눈빛으로 전해온 귀한 인사가 많고 많더라시인들에 심중에 갇힌 말들이 무겁게 날 감싸온다.지나고 보니 덧없이 흐른 세월 속에서 강고히 지켜온 말들이우두커니 날 바라봐주더라내게 말없이 건네는 무거운 말들이 눈빛들이나를 살게하고 나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7.25 15:09
-
-
-
-
-
개와 고양이 나는 때로 개가 되고자 한다.그 날카로운 이로 물어야 할 때물어뜯고 흔들고자 하는 것이다.나는 때로 고양이가 되고자 한다.예지가 있는 고양이 수염으로살짝 헛디딤발을 사뿐히 옮겨 딛고날카로운 이빨로 놈들을, 것들을 물고날렵하게 날선 발톱을 세우는그런 고양이가 되고자 한다.어느 날엔가누가 묻는다왜 물었는가?어느 날엔가누가 묻는다왜 날선 발톱을 세웠는가?그것은 비밀이다.물어야 할 때 무는 것물고, 찍어 물고 흔들어야 할 때날선 발톱으로 할퀴고물고 발톱 세울 때그때를 말하는 것은 비겁이다.미리 말하는 것은,그것은 비밀이다.언젠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7.13 00:51
-
-
나는 빨갱이다 길을 걷다.문득 통일을 떠올리는 것이 불온하다면나는 빨갱이다.내가 북녘땅을 그리워하는 것이북녘동포도 한 민족이라 믿는 것이그것이 불온한 것이라면나는 빨갱이다.일제 잔재를 청산하고미국군이 한반도를 떠나야한다는 사유가참말로 불온한 것이라면나는 빨갱이다.길을 걷다.개성이나 평양으로 가서 백두산을 오르고 싶은그런 사색이 불온한 것이라면나는 빨갱이다.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로 문단에 나왔다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문예마당
김형효 주주통신원
2019.07.09 12:26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