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도 언제나 반겨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보배와 마린이인데, 어머니 댁에 가게 되면 문앞에서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달려드는 녀석들이다. 그러나 조금 지나면 서로 짖어대며 아웅다웅하는 건 여전하다. 이 모습을 보면서 문득 50년 전으로 기억을 되살려본다. 대학 1학년 교양과목으로 오발탄으로 유명한 작가인 이범선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글짓기 과제를 주시며 의미가 있는 이름을 떠올리면서 원고지에 적어오라신다. 며칠을 생각한 끝에 집 마당에서 기르던 강아지 이름을 제목으로 몇 자 끄적거려서 원고지에 옮긴 후에
물 한 방울의 인격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부드러운 인격은 담기는 모양대로 머리를 풀고오늘 아닌 내일을 향해 빛깔 고운 새 옷을 순식간에 갈아입는다 투명한 색깔로자신을 들여다보고오롯이 인격을 비추는 거울로순전한 마음을 고집하며 살아간다 맑은 심정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때로는 아파서 흐르는 오물도 두 손이 모자라 강뚝을 더듬어가며등을 돌리는 악취도 따뜻한 가슴으로 품는다 위의 것을 거들떠보지 않고오로지 아래로만 향하는 너는떨어져 내리는 곳을 가리지 않고가는 길을 끝내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힘이 들면 부딪쳐 쉬어가고막으
얼마 전에 아파트 거실 벽에 붙어있는 전등 스위치가 고장났습니다. 그래서 수리점 아저씨를 불러 새것으로 바꾸었는데요. 아저씨가 가고 난 뒤에 살펴봤더니 직사각형의 스위치가 조금 비뚤어져 있었어요. 미세하지만 상단이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있었습니다. 볼 때마다 신경에 거슬리고 불편합니다.전같으면 끙끙대면서 뜯어내고 기어이 바로 잡았을 겁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비뚤어진 스위치를 면벽하는 수도자처럼 바라봅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그리고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때까지.저는 오랫동안 출판과 언론에서 잉크밥 먹고 살았습니다. 지난
자동차의 엔진이 멈춘 지 한 달, 그것을 폐차한지 3주가 지났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살아볼까?’생각하다가 퍼뜩 놀랐습니다.직장생활을 하다가 육아를 위해서 회사를 그만둔 게 1999년. 그리고 아이가 아장아장 걸을 무렵에 자동차를 처분했습니다. 그때도 ‘이제는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과천시민회관의 녹색가게에서 아이 옷을 구입해 오는 중이었습니다. 다리 아프다고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걷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지요. ‘소나긴가?’하고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처마 밑으로 피했는데 비가
어청도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향긋한 쑥 향기가 해초 냄새 시기하는 곳 백로 떼가 도요새를 친구 삼아 뒹구는 동네 해당화 찔레꽃이 봄을 실어 나르는 섬 그 이름 어청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기일(忌日) 이 기 운 창(窓)에 부딪히는 햇살이 뜨거워커튼을 치다가 생각한다더운 집에 살던 여름날창문에 신문지를 붙이고겨울이면 추운 집낡은 이불을 유리창에 매달던아버지아버지, 하루만 출장 좀 와 보세요 이 세상 만들고 세상보다 크다는 이를 찾다가아버지 기일도 잊어버렸다세상은 추위와 더위가 그치지 않으니늙고 메마른 아버지 손길이 그분의 손이었음을검버섯 가득한 아버지 얼굴이 그이의 얼굴이었음을이제 깨닫게 되네햇빛 가리고 나른한 오후내 안에 일렁이는 고요한 불빛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세상에 거저 생기는 것은 없다' 에서 나온 그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는데.. 해야는데 하곤 하지 못했다. 드디어 인사를 했다.일이 좀 늦게 끝나 아예 이른 저녁을 먹고 6시 30분 넘어 우이천으로 향했다. 7시 넘어 도착해서 열심히 발바닥 마사지를 하고 있으니, 주위가 어둑어둑해졌다. 그분은 벌써 왔다 가셨겠지... 했는데 그분이 오셨다.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시기 전에 얼른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다. " 여기 청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했더니 그분은 수줍은 미소를 띠고 내게 더 고개를 숙이시면서 "고맙습니다" 하셨다. 나는 속으로
올 가을엔 소박한 사람을 만나꾸밈없고 한적한 길을 걷고 싶다많은 얘기 나누지 않고 걸어도이어지는 수풀 보며 웃음 짓는흙 돌멩이 풀들이 뒤섞인 그런 길을새소리 풀벌레소리 들리는 그런 길을 춤추며 낙하하는 낙엽을 눈여겨보고머리에 떨어진 잎을 털지 않고 걸으며알 수 없는 표정 짓는 그를 보고 싶다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림자 밟으며 걷다가돌아서서 얼굴 마주보며 해맑게 웃고 싶다미소 짓는 서로의 눈 속에서 자신을 보며 기품이 없어도 멋지지 않아도 좋다소탈한 그 모습에 심신이 느슨하다애써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소통되는부담 없고 가벼운 그런 사람이
지난 9월 1일 금요일 오전 11시에 제가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종로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종로여가'에서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오랫동안 활동했던 문화사랑협회 회원이신 이윤옥 교수님께서 긴 세월에 걸쳐 쓰신 책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하여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행사를 치렀다.책의 제목에서 보듯이 독립운동가 부부의 행적을 찾아 정리하는 작업이 무척 고된 일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1장에는 를 소개하고 있고, 2장에서는
이어 내리건대, 해의 차례는 계묘년 칠월 신유(辛酉) 초하루, 스무엿샛날 신미(辛未), 이른바 2023년 9월 10일,'광주학생독립운동의 큰 스승' 운인(雲人) 송홍 선생이시여선생께서 태어나신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운월리 굴개마을과 선생을 기리는 추모비를 찾아 ‘광주일고 52회 명찰 답사단' 여러 회원과 참여자가 모여 삼가 아뢰오니,저희는 고등학교 시절 3년간 교문을 들어서면서 광주일고 교정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 1967년 11월 2일 세워진 선생의 흉상을 마주하며 선생의 가르침을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배운 후학이옵니다.1929년
어제 정오(正午) 가까이 되어서의 일이다. 집 거실 소파에서 한겨레 신문을 뒤적이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을 찢는듯한 천둥치는 소음이 하늘에서 들렸다. '쐐~액' 하는 고막을 찢는듯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비행기 지나가는 소음이 천지간에 가득 울려퍼졌다. 나는 그동안의 '남북 분단' 하에서의 수많은 삶의 경험으로, 곧바로 "초음속 전투기 1대가 마하 2~3의 속력으로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이곳 용인시 와 수원 사이를 지나갔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그런데 문제는 전투기 1대로 끝난게 아니라, 이후에도 30초 간격으로 4대
쑥 박 명 수 (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꽃보다 더 꽃같은 향기 그윽한 꽃꽃으로 향기를 드러내지 않는 꽃꽃이 피면 오히려 향기 달아나는 꽃꽃이라는 이름 없고 향기 감추지 않는 꽃꽃으로 향기 낼 수 없지만줄기로 향기내고 잎으로 향내 쏟는건강한 인격을 토하는 향기말라버린 순간까지 향기로 말하는 꽃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집 앞에 있는 북한산 한 자락인 작은 산을 넘어가면 우이천이 나온다. 우이천을 따라 2시간 이상 걸어가면 중랑천과 만난다. 우이천을 따라 걷다가 초안교에서 나와 초안산을 넘어가면 녹천역이 나온다. 우이천을 따라 걷다가 수유역 근처에서 유턴해서 집으로 올 때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이 우이천을 사랑해서 자주 산책하며 이런저런 코스를 즐긴다.얼마 전부터는 우이천에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덕성여대 앞 다리 밑에 고운 모래가 깔린 우이천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이면서부터다. 여름 방학 때는 아이들이
8월 31일, 8월의 끝자락!오늘은 손녀 세라와 은평역사 한옥박물관을 찾기로 했다.지금 그곳에선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 은평구와 협력해 기획전을 열고 있다.이 전시는 분명 한때 존재했지만, 지금은 남겨지지 않은 것을 살핀 것이다.는 제목 '遺事'에서도 알 수 있듯이 '正史'에는 포함되지 않않았지만, 당시 세상에 남아 있는 글과 이야기를 모아 기록한 것이다.유학자의 시각으로 쓴 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이야기와 정치적 비주류였던 불교, 여성에 관한 이야기는 제외했
1923년 9월 1일, 관동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지진 여파로 발생한 대화재로 도쿄와 요코하마를 비롯한 관동 지역은 궤멸하다시피 큰 피해가 생겨났습니다.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14만 명에 이르렀고, 이재민은 340만 명에 달했습니다.일본 제국주의 정부는 대지진의 참변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민심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였습니다. 경찰과 자경단을 이용해서 유언비어를 퍼뜨렸습니다. 그들은 관동대지진을 관동대학살로 몰아갔습니다. 관동대학살 희생자 대부분은 조선인들이었습니다.그들은 폭도로 변한 조선인들이 불을 질렀다고 했
목요일(7일)인 어제,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외출했습니다. 코로나 창궐 뒤로 막혔던 외출외박이 9월 1일부터 풀렸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도 외출했지만 병원에 갈 때나, 병원의 허락을 구해서 명절 때 잠깐 다녀간 게 고작이지요.어머니의 휠체어를 밀고, 공원에 갔습니다. 왜 이렇게 멀리 가느냐로 시작해서 병실에서 돌아가신 분, 공기가 좋다, 다향이 출근한다니까 얼른 가서 밥 먹고 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집에 갈 땐 걸어가? 라는 말이 녹음기를 켜놓은 것처럼 반복됐습니다.삼사십 분 산책한 뒤에,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되냐고
동대문에서 낙산에 올랐다. 멀리서 본 동대문이 고고하면서도 초라해 보인다. 주변에 동대문 패션타운 고층 빌딩이 없거나 좀 떨어져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고고한 기풍이 넘치면서도 당당해 보이겠지. 확대해서 보니... 그래도 조금은 당당해 보인다. 성곽길을 걸어 낙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외국인들이 많다.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그리고 알 수 없는 다른 언어도 들린다. 청계천을 걷고, 패션타운에서 옷을 사고, 낙산으로 오르는 길이 인기있는 관광 코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늘과 성곽과 강아지풀.... 가을 정취가 느껴진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힘들어 하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어도 그것이 비난과 원망으로 돌아올 땐 더더욱 상처를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공연히 관심을 가졌구나. 그냥 모른 체할걸!’ 후회하게 됩니다.오래전부터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를 해도 말에는 감정이 실릴 수 있고, 그 순간에 사실과 관계없는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이니까요. ‘당신’이라는 3인칭 존칭이 어감에 따라서 시빗거리가 되기도 하는 것과 같습니다.말의 위험성을 인지한 다음부터는 글(편지)을 사용해서 소통을 꾀하기 시작했습니
지난 주중에 메시지로 받은 편집진의 권유로 '미리 쓰는 부고문(2)'를 써보려고 하니, 여러 생각이 엉켜서 쉽게 구도를 잡기 어려웠다.그래서 한겨레신문의 부고란(=궂긴 소식)에 실린 여러 사람들에 대한 부고문 형식을 일부 참조하고, 나름의 상상력을 덧붙여서 어설프지만 제3자(者)의 시선으로 '미리 쓰는 부고문'을 작성해보았다.----------------------------------------------------------------------------------------~ 지난 주말 북한의 평양 대동강 다리에서 남한의 서
남은삶이 몇년인지그누구도 모르듯이계약연장 불투명한한달짜리 한시교직집근처라 도시락도싸서들고 걷고걸어실험중심 중일수업하루하루 지극정성평생기억 흥분감동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36.삶의 단순화는 주변 환경의 단순화가 우선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적을수록 좋다. 무엇보다 사람의 단순화가 먼저다. 이사람 저사람 마구잡이로 만나면 마구잡이 인생이 된다. 자신을 고집하지 말자. 고집은 멈춤이다. 물이 멈추면 더러워지듯 고집통은 더럽다. 무엇이든 흘러야 맑아진다. 337.한 시대의 현자(똑똑한 놈)라 칭함은 보통 그 시대의 성공한 자다. 하지만
고구마 상처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2층 계단 위 사택 현관앞갉아 먹은 고구마 흔적 어제 온 다람쥐 손님주인을 만나지 못한 서운함에 눈인사 대신 갉아먹고 가노라고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아졌습니다. 눈이 침침해서 책 읽기가 쉽지 않고, 무릎이나 허리도 삐걱거렸지요. 몸에 힘이 빠지는 만큼 삶에 대한 의욕과 열정 또한 줄어들었습니다.‘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을 되돌아보던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아팠습니다. 집안에서는 살살 걸었지만 바깥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조심해서 걸어도 오십 미터쯤 가다가 주저앉아서 쉬기를 반복해야만 했지요.처음 다녔던 정형외과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면서 물리치료를 해주었습니다. 물리치료를 받고 나면 조금 괜찮은 것 같다가 집에 도착
귀가 열린 세상김형효 완전체 귀무슨 소리를 들었을까?동화를 읽으며 나도 아이가 되는 시간이다.아내와 동네한바퀴 참으로 귀하고 귀한 일상이다.환갑을 넘기고도 귀를 막고 사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이 세상에 처음 듣는 소리처음 들리는 소리는어떤 소리여야할까?얼마전 식당을 찾은 무슬림 의사에게 물었다.당신은 어머니에 자식당신들은 여성의 자식그런데 왜 그리 모질고 모질기만 한가?오늘 나는 이 시대를 주도하는이 땅에 사는 이에게 묻고 싶다.당신도 사람의 자식당신도 반도에서 살아온 반도의 자식그런데 왜?이 반도를 저주하고이 반도를 더럽히는가?
새벽 3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 잠이 깨어 일어났다.창밖엔 여전히 비가 내린다.저녁에 충전하기 위해 꽂아둔 폰을 열었다. 송지연! 멀리 스위스 알프스 어느 산골에 산다는 지연이로부터 카톡이 왔다.지연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를 한 달 앞둔 11월24일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그래서 올여름 혼자 사시는 아빠와 함께하기 위해 나왔다가 지난 8월15일 돌아갔다. 지연인 현재 그곳에서 치유사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반가운 마음에 얼른 카톡을 열었다."아저씨, 안녕하세요?"하고 안부를 묻고, "제가 돌아왔을 땐 스위스도 참 더웠는데
인생길은돌아갈 수도 다시 살 수도 없다.고로 삶도 어제처럼 살 수 없고내일은 이 세상에 없을 수 있다.그 날 그날 삶이 마지막인 것이다.매사에 감사하며 충실하게 살자.세상사 가타부타 너무 따지지 말자.그는 그 수준이지 않겠는가? 고통과 슬픔도 삶이요,기쁨과 즐거움도 삶이다.번뇌 번민 없는 자 누구인가?항구여일이 어찌 가능하겠는가?오히려 조령모개가 일반적이다.만사만물을 흔쾌히 수용하고 살자.다시 보지도 만나지도 못할 수 있다.얼마나 귀하고 귀중한 존재들인가? 음식을 대하면 돼지같이 맛나게 먹고일을 할 때는 황소처럼 끈기 있게 하고평시
눈물 흘리는 바다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산허리 밭두렁 가녀린 달래 줄기 모종용 비닐 곽을 비집고 버거워진 흰 목을 꺾은 채 뚫린 울음을 하고 슬픈 바다를 향한다 플라스틱 병뚜껑 아귀 입을 지나어두운 터널 속에서 질긴 원유(原油) 입에 물고 숙명 같은 타액을 유감없이 삼켜간다 식어버린 얼음 조각 핥다 지쳐 헐떡이는 북극곰눈앞에 연어를 목격한 날 끈적이는 아이스크림을 먹다 배앓이하는 아이처럼 힘없이 주저앉는다 곰 등위에 앉은고독한 직박구리실 끈 묶인 발목을 하고 무너진 빙산에 머리를 맞아방향 잃은 항구에서 빛 없는 낮을 보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다만 그때와 장소를 모를 뿐이다. 죽음이 무섭거나 두렵게 느껴진 적은 없다. 어려서부터 늘 죽음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 에 올라온 김미경 필진의 글이 눈에 띄었다. '필진들도 미리 부고를 써보면 어떨까?' 라는 글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부고문을 써보기로 했다.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나의 부고문을 써본다. 너무 늦었다. 진작 죽었어야 했다. 나는 사실 어렸을 때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했다. 나의 어릴 적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국가 구성의 3요소는 영토, 국민, 주권이다.이 3요소 중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국가의 기능을 잃게 되고 국민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 이미 우리는 왜적에게 주권을 뺏겨봤다. 그때의 국민이 당한 수모는 형용하기 어려우며 주권을 되찾고자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들은 정확히 셀 수조차 없는 부지기수 아니던가?해방의 기쁨은 잠시 영토의 허리가 두 동강이 난 분단의 서러움을 70여 년을 겪고 있다. 정치적 야욕으로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우리 국민과 우방국의 희생은 너무나도 많았고 국토는 폐허가 되어 처참한
수원중을 떠나면서차분하고 조근조근참고맙게 잘지냈소 백년역사 사립공학교사학생 똘똘뭉쳐잘해보려 나름열심 고교근무 사십보다참특별한 중교일년중학교사 존경하오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별을딴듯 비유일본청소년을 위한과학축제초대 스무번째도쿄물론 도야마와오사카와 나고야와시즈오카 까지초대처음에는 배우다가차츰차츰 가르치고이젠아예 오랜친구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아시나요 슬픈사연백중둘쯤 삼백만명취업결혼 철저차별들어온놈 북끝남끝험한일꾼 부라쿠민리스트로 세습관리백년이상 싸워와도안달라진 핏줄타령인권존중 언제될꼬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