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고려사람오십만쯤 삶의기록백오십년 고통역사구소련때 일구삼칠스탈린의 강제이주허허벌판 늪과사막고난시련 고단한삶고본질로 성공신화대륙인도 기회오리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남이주는 외로움은혼자있는 고통이고거절당한 소외이니혼자찾는 나다움과자발적인 자기격리나스스로 고독즐겨그무엇도 그누구도이길만큼 자신만만외로움을 고독으로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어릴 적엔 봄이 왔음을 어린 새싹의 연록 세상여름이 왔음을무성한 잎의 푸른 세상가을이 왔음을빨간고 노란 알록달록한 세상겨울이 왔음을눈이 내린 하얀 세상 나이가 들어선봄이 왔음을햇볕이 따스한 세상여름이 왔음을무더움 비지땀 세상가을이 왔음을소슬바람에 서늘한 세상겨울이 왔음을북설 매서운 바람에 무릎 시린 세상------------ *** -------------------------어릴 땐 주변 사물의 변화로 계절의 변화를 알고나이 들면 계절의 변화를 몸이 가장 먼저 알아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슈만은 사건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행복경시대회를 기점으로 하여 다이아나가 사망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슈만이 레이첼에게 싸늘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한 가지만 묻겠소. 혹시 모사드에서 활동한 사실이 있는지, 그것만 말해봐요."레이첼은 뜨끔했다. 모사드에서 활동한 사실을 말하면 다이아나의 죽음에 자신이 관여되었다는 의심은 더욱 굳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슈만에게 거짓을 말하자니 그것도 마음에 걸린다. 언젠가 슈만에게 모든 것을 고백할 날이 오겠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일단 둘러대야 한다. "조나단과 알렉스가 소설을 쓴 거예요.
다비드가 주최한 비상대책회의를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에 레이첼은 발신자 불명의 메시지를 받았다."이 메시지를 받는 즉시 신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긴급 조치를 취하는 게 좋겠습니다. 광기어린 집단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 레이첼을 아끼는 사람으로부터."레이첼은 이 메시지의 중요성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알렉스를 비롯한 무리가 거액의 자산을 노리고 돌발적인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것 정도는 레이첼도 짐작하고 있었다. 레이첼은 폰의 앱을 다시 확인했다. 여차직하면 앱에 깔려있는 비상 버튼을 누르면 위급한 상황을 모면할 수
여행 작가를 사칭하며 레이첼이 다이아나의 죽음에 관여되었다고 주장하던 조나단이 살인범으로 체포되자 슈만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레이첼에게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 상황이 복잡하고 혼미할 때는 명상에 몰입하는 게 좋다. 명상을 하다보면 여러 갈래로 엉크러진 실타래가 풀리며 한순간에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음악 명상보다 명상 호흡법이 더 효과적이다.478 호흡법으로 깊은 명상에 잠긴 슈만은 마음의 평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4초동안 코로 숨을 들이쉬고, 7초동안 숨을 참고, 8초동안 입
내가 6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완도를 찾은 것은 순전히 나의 게으름 탓이다. 완도에 가면 명사십리가 있고 그 명사십리를 걸으며 장보고의 넋을 기리고 싶어했던 건 나의 오래된 숙원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나의 발길은 완도에 이르지 못하고, 매번 목포나 광주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번에도 온전한 나의 의지가 아니라 지인들과 완도에 가기로 한 약속 때문에 방문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나의 게으름을 감추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완도를 이렇게나마 늦게 여행하게 된 것도 어쩌면 영화 '천녀유혼'에 나오는 듯한 어여쁜 여인의 혼령을
다비드와 윤리위원장 사라폰티는 스티브의 정체를 마을 주민들에게 공지하기로 했다. 강간과 사기 전과가 있는 자가 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이 아닌가. 공지문은 다비드와 사라폰티의 공동명의로 발표되었다.- 그동안 메로나 마을에서 말도 안 되는 의혹을 제기하며 메로나 마을을 어지럽히고 소란을 일으켰던 스티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스티브로 행세하는 자는 실제로는 가짜이며 그의 정체는 폭행과 강간을 저지른 전과 5범의 조나단입니다. 스티브와 조나단은 쌍둥이 형제이며 조나단은 그동안 스티브 행세
동무 생각 김희진 언제나 어렴풋이 가슴 한 모퉁이에다정함이나 그리움이 남아 있는 것은어린 시절 친구들 생각 때문이다.학기 초 청소하다 잘 잘못을 따지다싸우게 됐고 그 뒤로는그 아이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는데어느날 그 아이와 같은 길을걸어가고 있었다.나는 불쾌한 듯이그 아이와 멀리 떨어져걷고 있었고며칠 뒤 그 아이가 우리집 윗 골목에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뒤 우리는 몇 번 더 마주쳤고우정이 있는 친구가 되었다.그 아이는 영화 보기를 좋아 했는데자기 본 영화의 줄거리를그림을 그려가며 자세히 이야기 하곤 했다.내겐 다정한 친구였
가을은 서늘했습니다바람도 서늘했고마음도 서늘했고가슴도 서늘했습니다하지만 사랑은 따뜻했습니다그 가을을 못내 잊을 수 없습니다 한 땐 모든 생명들은 왕성하고 찬란했지요하지만 이젠 가야할 때가 되었습니다잎은 가지에서 떨어졌으니 뒹굴며 그곳으로 가야했고꽃잎도 봉오리에서 떨어졌으니 미련 없이 길을 가야했고열매도 제 소임이 끝났으니 떨어져 씨알이 돼야 했습니다가는 것이 자연과 생명의 이치니까요그러나 그들은 다음 절기를 약속했습니다반드시 다시 오겠다고 와서 우리와 함께 하겠다고 가을하늘은 파랗고 드높았으며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땅은 넓고
기억 속 흑백사진 열 일곱 살 무작정 상경서울역 근처 남산 기슭공원 의자에 앉은 젊은엄마 가슴에 두어 살 아기 굶어눈 감은 걸 본 내 감각은나무 토막처럼 무뎠고 돌맹이 같았을까그러나 지금 인생의 노을녘 바라보며 읽는 책우리가 사는 세상 4부 을 읽으며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린다무작정 상경 시절 보았던엄마 품에 안겼던 그 아기 기억 속 흑백사진 떠올랐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내가 사는 나라도 내 나라내가 태어난 나라도 내 나라며칠 전 내가 차린 남의 나라 식당 안에세 사람의 남의 나라 사람이 찾아왔다나는 생김새만 보고 내가 닮은 건지그들이 나의 누이들을 닮은 건지 알 수 없었다그래서 편한대로 네팔에서 시집온 몽골리안으로 생각했다모모라는 네팔 만두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주방에 아내에게 건네고 나도 주방 일을 거들었다그때 들려온 그녀들 웃음소리가 한없이 부러워 눈물이 났다흔히 말하는 또 다른 신분 다문화 가정을 이룬 여성들이다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시집온 또 다른 조국의
아침에 슈만과 함께 명상 음악을 듣고 커피를 마시던 레이첼은 지난 주에 주문한 책이 생각났다. 이라는 책이었다. 저자는 여행 작가 스티브 E.넬슨 이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아 한나절이면 다 읽을만한 내용이었다. 책의 첫 구절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움은 빛을 타고 흐른다. 사랑하는 님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에 한숨을 쉬기도 하고 영욕의 세월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면서 그리움은 빛을 타고 흘러간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펼쳐져 있는 무수한 별빛을 따라 영원한 미래를 꿈꾸며 거침없이 흐르기도 하고, 달빛에 머물러 애잔
친구야 내 친구야소꼽시절 그때부터언제나 함께였던잊지 못할 내 친구야내 부모님 마지막 길함께 바래 주고이 세상 살기 싫다포기했던 그때도반드시 살아야 한다며어깨를 감싸주던내 생명의 은인지금은 비록 헤어져만날 수 없지만고향 떠난 그 날부터내 마음속에 머물러고향을 기억하게 하는너는 내 영혼의 단짝그때도 지금도앞으로도 영원할 친구내 생의 고운 단짝만약에 다음 생이 있다면그 생에도 나와 함께하는내 친구 되어다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삶에서 가장 고마운 분이 누구이던가제일 은혜로운 사람은 누구던가잊지 못할 빚진 사람은 누구라 생각하는가돈, 집, 직장, 금은보화로 맺은 사람이던가아니더라 밥 한끼 챙겨 준 사람이더라그래서 밥 한술과 밥 한끼는 성스럽더라 삶에서 가장 고마운 분이 누구이던가제일 은혜로운 사람은 누구던가잊지 못할 빚진 사람은 누구라 생각하는가돈, 집, 직장, 금은보화로 맺은 사람이던가아니더라 밥 한끼 챙겨 준 사람이더라그래서 밥 한술과 밥 한끼는 성스럽더라누가 밥 한끼라고 하찮게 폄하하는가한끼라도 굶어 보고 하는 소리인가배고플 때 밥 한끼는 온 세상과
닉과 달콤한 사랑에 빠진 엘리스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을 지니고 있었다. 알렉스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알렉스의 동향을 파악하고 결정적인 단서를 잡기 위해 잠시 결탁하고 있지만 그리 마음이 편치는 않다. 닉과 사랑을 나눈 다음날 마을 오솔길에서 홀로 생각에 잠겨 있는 다비드를 만났다. 제법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의 아침이었다."요즘 마음이 편치 않으시죠?"엘리스의 위로에 다비드가 지그시 미소를 지으며 시를 읊었다."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을 거두지 않
이공이일 일이공이년도날짜 대칭인날희귀하여 참좋은날음력시월 이십팔일히포크라 테스도근생일맞은 참좋은벗태희닮은 부인함께백년해로 이베리코안주함께 참좋은술 편지 : 양성숙 편집위원
사람들은 나에게말한다.너의 고향은 나쁘고 가난해서상처만 주는 곳이라서기억하지도그리워하지도 말라고….그러나 나는내게 아픈 상처를 남겨 준그곳이라도춥고 가난한 고향이라도그곳이 못 견디게 그립다.부모의 묘소가 있고내 형제가 있는 곳이라서어릴 적 추억이 있는고향이라서그립고 가고 싶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찌륵 찌륵달빛 고요한 방 안에 홀로 누워 듣고 있는풀벌레 울음소리는 왜 이다지도 슬플까? 무슨 고민에 잠 못 들고깊은 밤 지새우냐?나에게 묻고 있는 듯….고요한 방 안에는지독한 외로움만 흐르네. 외로움이 무엇인지고독함이 무엇인지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이 그리워잠 못 드는 내 마음 숨 막히는 정적 속에흘러드는 달빛 보며문득 드는 생각외로움이 친구일까?친구가 외로움일까?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사랑을 꿈꾸는 남녀가 가장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는 사랑을 고백하기 직전의 마음 상태이고, 그보다 더한 긴장은 사랑의 고백을 받아들인다고 말하기 직전이다. 닉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닉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동안 닉의 마음은 애간장이 타고 있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간 윤리위원들이 마음고생 하는 걸 지켜보면서 닉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그 미안함 때문에 거리를 유지하며 가까이 하지 않았다. 이제 닉에게 진심을 전할 때가 되었다.엘리스는 마리앙팡 여사의 초청을 받아 태고 마을에
나무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이 기 운 언어의 슬픔을 달래려고 오리나무 자작나무고요하게 서 있는 숲으로 간다 사람들 가운데 살아가는 외로움을 삭히려고은밀한 햇빛을 찾아 깊은 산에 간다 휘파람새 소리에 마른 잎 떨어지고바람의 손짓 따라 노래하는 나무들 가만히 서서 나도 나무가 된다 말없이 바라보다가 함께 춤추는 세상같이 살자오늘 서로 사랑하다가어느 날 힘이 다할지라도지금 이 순간은 영원의 문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불듯 말듯 샛바람에떨어질듯 말듯 마지막 잎새보일듯 말듯 기러기 떼갈듯 말듯 가을새경계선에 선 사계시간도 세월도 잊었는가올듯 말듯 그대여내 사랑 필듯 말듯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88세 어머니께서는 나 어리던 학생 때부터 작고 큰 병치레가 잦으셨다. 우리 형제자매는 6남2녀로 다복하지만 부모님들께서는 뼈마디가 시린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키워 내셨다. 무난히 길러주신 덕분에 각자의 삶을 그냥그냥하게 살아내고 있지만 가끔씩 고비가 있었고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대로 무난히 나이가 드신 부모님들께서는 모두 건강하신 편이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과거처럼 식사를 잘 못하시니 항상 걱정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더욱 어려움을 겪으시다 얼마전 병원에 입원하셨고 음료를 드시는 것조차 힘들어 하신다는 것이다. 오늘은
누군들 눈 감으면 펼쳐지지 않으랴길은 외줄기 북망산천北邙山川길천 송이 만 송이, 송이송이 마다 일억씩이나 받을 것을놈의 후손들돈 싸 가지고 왔다고 몇 푼이나 받았더냐목구멍이 포도청이더냐, 영정을 감쌀 국화꽃을 팔았더냐가을꽃에 싸여 살인마 전두환도 길을 떠나네평민도 가는 길 따라서 가네 사망 앞에 祝자 붙여도 분이 안 풀리고뒈졌다, 에 방점 찍어도 한이 안 풀리네우리 국민 오천만반세기 다 가도록 경제를 살리고 해바라기 자본 따라가는 동안선인도 악인도 모든 이 가는 길을 따라울긋불긋 단풍 든 숲길에천하악인 중의 악인,
전두환이 죽었다권말선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라도설령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그의 죽음 앞에서는잠시 명복을 빌어주는게우리네 순전한 마음인데살인마, 군부독재자였던90살 놈의 죽음 앞에명복은 커녕 분노를 보낸다왜 죽였느냐왜 끌고갔느냐왜 짓밟았느냐물음에 대답도 없이무릎꿇는 죄닦음도 없이고개를 빳빳이 들고벼락도 맞지 않고왜 지금껏 멀쩡히 살아왔느냐고소리질러 본다화를 내본다왜 저놈을 사면해줬는가마지막 분, 초까지 감옥안에서 살며부끄러움이 뭔지 알게했어야 했는데저것도 인간이라고 경호를 해 주고착취와 은닉의 재산으로 대대로 뻔뻔하게 잘 살게 하느냐고삿
거울 김희진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머리카락을여미며 거울을 본다항상 곁에 가까이 있는손거울을 잡아든다실은 이 손거울은 내 것이 아니다엄마가 소중히 여기던 거울이다엄마는 민낯에 손거울을 들면 잠시 뒤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뀐다.물끄러미 바라보며 엄마의 변화된모습에 순간 감동이 밀려온다.마치 엄마의 부산한 손놀림 없이거울이 엄마에게 마법을 걸어모습을 바꿔 놓은 듯이거울 속 엄마의 모습과실제의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면약간 상기된 엄마의 모습이눈에 들어 온다.거울에 홀린 듯이 엄마의 빠르게 요동치는손놀림을 바라보며 나도 해보고 싶은충동이 밀려온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듯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도 개인에 따라 단체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메로나 마을의 현자 다비드가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매주 윤리위원장과 간담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는 있으나 이번에는 사안이 사안인지라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참석자는 다비드와 윤리위원장 그리고 보안국장과 레이첼이었다. 레이첼은 윤리위원회에서 한시적 입주자를 담당하는 윤리위원이다. 3주일 전에 한시적 입주자인 스티브가 제기한 의혹과 그 이후의 사태에 대한 현안을 협의하기 위한 긴급회의에 레이첼이 빠질 수 없다. 다
나는 대전역 인근에서 네팔인도레스토랑을 하면서 많은 네팔 이주노동자들과 만나고 그들의 희노애락을 접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어려움을 가능한 해결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나 불가항력에 가까운 일들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느끼며 지내고 있다. 때때로 지인들에게 그 불편을 하소연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해서 나의 의지와 무관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한다. 그것은 내가 받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내가 요청한 도움이라 결국 나의 빚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 나날이 빚을 청산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빚을 늘리며 사는
가을 지양산 길에서 김 광 철 참나무 잎들이 깔린 오솔길사람들이 오가며 밟아 윤까지 낸 길두세 달 전은초록 나부끼던 영화는 어딜 가고명성황후 떠난 경복궁 후원 같은 길에 서게 되었나새삼스레 오늘따라불덩이를 함께 안았던 연인도 그립고세상을 함께 도모하고자 했던 도반들도 그립다하나 둘, 훌훌기별도, 소식도 없이 가버린 사람들찾으려면 찾을 수야 없겠냐만떨어진 낙엽 다시 달아맨들무슨 향 나겠소한 인연, 한 인연끈들을 놓으면서결국은 홀로 가는 길함께 걷는 아이들의 희희낙락 거림에도아랑곳없이커다란 잎 떨군떡갈나무 가지가지엔주체할 수 없는 외로
달빛은 단풍 위에 푸르게 비치는데 메로나 마을의 수심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사라폰티의 근심어린 표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안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사라폰티의 반려자 차나드슈였다. 차나드슈는 메로나 마을의 심리상담사이다. 요즘 들어 마을 주민들의 심리상담 요청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최근에 스티브와 알렉스가 마을에 분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일삼으며 불거진 사태와 무관치 않다. 마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아침 햇살을 맞으며 차나드슈가 아유르베다 허브티를 끓이고 있다. 아유르베다(ayurveda)는 '
갱년기 권말선 처음 뵙겠습니다선배 언니들께말씀은 많이 들었어요언제 오실까 어떤 모습일까얼마나 머무르실까두루 궁금했는데막상 뵈니 초면이라 그런지살짝 당황스럽군요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서두르지 말고천천히 친해지면 좋겠어요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때때로 당신 탓을 하더라도또 때로 당신을 외면하더라도너무 서운해 마셔요시나브로 생겨난마음의 여백에 움찔 놀라긴장과 적응을 반복하며익숙해지려 애쓰는 중이랍니다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건즐겁고 뜨겁고 아픈 시간 지나오며나이 오십을 맞은 덕분인 듯해서뿌듯한 마음도 없지 않답니다우습겠지만..., 정
늦가을의 정취를 맛보며 다비드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찬바람에 단풍이 지긴 했지만 나뭇가지에 남아있는 단풍 덕분에 가을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비드는 오랫만에 마하트마 간디의 서적을 읽고 있었다. 행복에 대해 간디가 말한 문구가 오늘 마음에 와닿는다. - '행복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다.'동양의 어떤 사상가는 간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간디는 현대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조명탄이다. 캄캄한 밤에 적전상륙을 하려는 군대가 강한 빛의 조명탄을 쏘아 올리고 공중에서 타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