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06.밝은 미소는 삶의 모든 것이다. 좋아도 괴로워도 웃는다. 누가 뭐라 하든지 상관없다. 웃음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할 일 없고 무료하면 그냥 웃으며 걸어보자. 고통과 번민은 날아가고 세상이 반겨 주지 않겠는가? 307.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구름이 뭉치고 흩어지는 우렛소리내리는 빗소리, 만물과 부딪치는 빗방울소리스르륵 사르륵 눈 내리는
1독실한 신자인 어머니는 그 후 기도를 못했다 하셨다.50년을 교회와 집밖에 몰랐는데하나님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원망하는 기도를 드리면 천국에 못갈까봐지옥 갈까봐 두려운 게 아니라천국에 가 있을 가영이를 못만나게 될까봐 향린공동체가 추모기도회 해 준다하여 올라오는 길에다시 처음 기도드렸다신다.남은 아들은 만수무강하게 해달라고...엄마가 아들 만수무강을 빌어야 하는 세상이라니... "가영이는 주말이면 서울에서 내려와 교회봉사를 했다.그런데 그 교회에서 아무도 이 분향소 와서 찬송 한 번 불러주지 않는다.그만큼 윤석열 정권을 두려워 한
뒤돌아 보니 눈자국 뿐이었소화정 은빛 공원 파크골프장에 눈이 쌓였다.보행도로는 이미 사람들 통행으로 눈이 녹아서 파크골프장으로 걸었더니 내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와 있었다.산수(傘壽) 를 지나고 나니 문득 눈속에 찍힌 발자국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뒤돌아 보는 기회를 가지라'고 귀띔을 해줬다.그래서 뒤돌아 보는 기회를 가진 1달 동안, 나는 반성과 후회 이런 것들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눈이 약간녹은 상태라 이 사진보다는 새로운 눈이 오면 선명한 사진을 마련하리라 생각하고 한달 이상 미루다 보니 그 이후로 눈이 오지 않았다.(~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역사 등 모든 영역은 결국 利와 理의 종속변수가 아닐까? 특히 정치는 모든 지표의 선행지수이므로 선거에 심혈을 기울어야 하리라. 그런 의미에서 利와 理의 상관을 생각해본다. 利는 實이고 理는 義이다.利를 밝히면 理가 흐려지고理를 앞세우면 利가 얇아진다.利는 현실이고 理는 이상이므로참 인생은 利와 理의 조화이리라. 理에 사느냐 利에 사느냐는각자의 삶에 대한 지표이므로인생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이고청아함과 혼탁함에 대한 선택이리라. 理는 우아하고 품격이 있지만 가난하고 초췌하며利는 저급하고 치졸하지만
작년 12월 초,퇴근 후 지인과 가볍게 저녁 식사와 막걸리 한잔하는 중이었다. 기분 좋게 막걸리 한 모금을 들이켜는데 갑자기 속이 따끔거리며 트림이 나고 체한 듯한 증상이 이어져 일찍 정리하고 집으로 왔다.집으로 오자마자 오한과 함께 몸살 증상이 나타나 바로 쓰러졌다. 다음날 동네 병원에서 몸살약을 처방받았으나 증상이 계속되었다. 나흘 동안 고생하니 겨우 출근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나름 조심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회사 일을 했다. =>단순 몸살로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 담석증 증상 중의 하나였으니 ㅋㅋㅋ약간의 몸살 상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01.어린아이에게 무슨 일을 시키면 왜 하는지 묻지 않는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 힘과 온 정성을 다 한다. 가치와 보람이 따른다. 302.세상이 이런 줄 알았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걸. 아니다. 세상이 이런 줄 몰랐기에 이 정도라도 살았다. 이렇게 죽을 줄 알았더라면 이따위로 살지는 않았을걸. 아니다. 이렇게 죽을 줄 몰랐기에 이따위라도 살 수 있었다
한겨레 온에서 사진 공부를 위해 자주 만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여기에 남겼습니다.온의 편집위원인 양성숙. 객원편집위원인 최성수와 최호진의 짧은 이야기를...짬뽕을 유난히 좋아하는 양성숙위원을 위하여 을지로 4가 영빈루에서 식사를 하였다.식사하러 오면서 양위원이 평양면옥에 들러 만두를 두 봉지 사서 최씨 두사람에게 줄려고 가져왔다.찻집에서 차를 마신 후 헤어지는데 각각 한 봉지씩 주어서 고맙게 가지고 왔다.집에 도착하니 양이 꽤 많아서 고맙다는 인사차 전화를 하였더니 두개가 아니고 한팩씩 주었다고 잘 못되었다고 한다.내용물을 확인
과천의 재개발에 떠밀려서 성남시의 율동공원 앞에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 ‘천당아래 분당’이라는 말을 듣고 헛웃음이 나왔었다. 분당구민들의 대단한 자부심(?)이 만들어낸 말이니까, 성남시는 수정구, 중원구, 분당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성남시는 격이 떨어지니까 분당구를 분리해달라고 요구하니 어찌 우습지 않은가?고양시에 살면서 그것이 분당만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강원도나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전국 어디엘 가도 으레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고양시요.”“……?”다시 또박또박 말해줘도 대부분은 알지 못한다. 대답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우리말은 꽃 우물이다.1990년대 화정동 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기 전에는 자연 촌락으로 골머리(꽃 물리), 찬 우물(냉정), 뱀 골(백양동) 등 3개의 큰 마을 이었다.골머리와 찬 우물 마을에는 유명한 우물이 있어 빨래터와 식수로 사용했다. 옛날 전해오는 말이 없을 수 없지만, 이곳에서도 서삼릉을 만들 때 왕릉 무덤 자리에 계속 물이 나와 유명한 지관을 불러 확인하니 서삼릉에서 10리 떨어진 곳에 우물을 파면 왕릉 자리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화정마을에 우물을 파니 능에서는 물이 빠지고
때때로 아내의 발을 마사지합니다. 발을 맡기고 누워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미안합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아내와 연애를 하고, 가정을 꾸렸는데 어느새 귀밑머리가 하얗습니다. 촉촉하고 보드랍던 피부도 탄력을 잃어서 늘 피곤해보입니다. 발마사지를 시작한 까닭입니다.제대로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몸 살림 사범님’들의 치료를 받고, 또 어깨너머로 배운 것을 흉내 냅니다. 코로나19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발가락 한 마디씩 마사지 하고, 발바닥을 지압하고, 또 종아리랑 허벅지의 뭉친 근육을 풀다보면 한 한 시간이 후딱 지
시댁 집안 중에 ‘수재 집안’이 있다. 시댁 쪽 친척분들이 만나면 그 집안을 그렇게 부르곤 한다. 남편의 친할머니 여동생(이모할머니) 집안이다. 이모할머니는 평양 시내로 시집을 갔다. 일곱 자녀를 두었다. 아들 다섯, 딸 둘이다. 아들 중 위로 넷은 서울대를 나왔다. 맨 위 두 아들은 서울대 의대, 아래 두 아들은 서울대 공대. 그리고 막내(이하 아저씨)는 김일성 정권에서 체코 프라하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시 체코인들을 물리치고 수석 졸업했다니 정말 수재 집안에서도 특출한 수재가 아닐까 생각한다.우리와는 5촌 관계인 아저
지금 시대는인간의 시대 아니라악마의 시대. 군사독재가안기부, 보안사, 검찰, 경찰을 이용악마짓 하던 것이검찰독재로 바뀌었을 뿐. 자신들 부와 권력 위해 사기쳐선량한 사람들 피눈물나게 하고동일체검찰 시커먼 법복으로그 범죄 덮어버린다. 정의로운 검찰은 커녕사람도 아니다. 검찰개혁 사명 받은 샌님장관개혁에 성공하여 대통령 될까역술인에 묻고그를 죽여 대권을 잡아야겠는데그 자신의 죄 불확실하니부인과 딸, 아들까지도륙한 윤썩을 검찰. 참여정부가 그들을 개혁하려 했기에그들은노통을 죽였다.조국도 죽어라 죽어라 했다. 그들이 검찰인가?인간이기라도
이렇게 다시 매월당의 시 설잠(雪岑)을 읊조리며 천왕문을 들어서니 늘어진 소나무 가지 사이로 극락전이 우뚝 서 위용을 자랑한다.극락전은 드물게 볼 수 있는 2층 불전(佛殿)으로 내부는 상 하층의 구분이 없는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으로 당시 목조 건축술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극락전 안을 살펴보니 내부에 거대한 좌불(坐佛) 셋이 안치되어 있는데, 중앙엔 아미타불, 그리고 좌우로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봉안되어 있다.잠시 부처님께 경배하고 왼쪽으로 돌아가니 '雨花宮'이란 현판이 걸린 전각이 보였다.꽃비!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2월 15일 수요일아침 7시 서울을 떠나 부여에 온 우리는 국립 부여박물관 '백제금동대향로'를 보고 서둘러 무량사로 향했다.만수산의 무량사는 부여가 내세우는 가장 아름다운 명찰로 통일 신라 문성왕 때 법일 국사가 창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리고 조선 인조 때 진묵대사에 의해 중수되었다고 한다.이 절의 주불(主佛)은 아미타불인데 아미타(阿彌陀)란 산스크리트(sanskrit)의 아미타유스(무수한 수명을 가짐), 또는 아미타브하(무한한 광명을 가진 것)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한문으로 阿彌陀(아미타)라고 음역하였고, 무량수(無量壽),
1990년. 민주정의당 노태우와 제2, 제3야당인 통일민주당 김영삼과 신민주공화당 김종필의 야합으로 민주자유당(민자당)이 탄생했다. 이는 1988년 총선의 여소야대 민의를 배신한 것으로 의회주의를 부정한 사건이었다. 특히 박정희·전두환 군부독재에 맞섰던 김영삼에 대한 배신감은 전국을 들끓게 했다.1990년 5월 10일. 3당 야합에 맞선 시위 중에 오른쪽 눈을 다쳤고, 수술대에 세 번이나 올라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실명을 했고,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복지카드를 발급받으려고 처음 안과를 찾았을 때, 스페아가 있어서
평생 다양한 교육을 받지만 근본은 부모님과 학교다. 그 주된 내용을 살펴본다. 정의롭고 바르게 살라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거짓부렁 말고 진실하게 살라했다. 법을 준수하고 사회질서를 지키라 했다. 이웃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이좋게 살라 했다. 자신만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공동체의 선을 위해 살라 했다. 국가와 정부를 믿고 시민들 삶의 향상에 기여하라 했다. 공짜를 바라지 말고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살라 했다. 누구를 탓하지 말고 자신부터 정의롭고 공정하게 살라 했다. 훌륭하고 보람된 삶은 좁고 험하다 했다. 고통스럽고 힘든 길이라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슴에 약간의 통증과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 병원에 가보아야 하는데도 그냥 괜찮아지겠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나중엔 의사도 아닌 사람이 ‘이거 혹시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끝내 안정제를 찾게 되고 청심환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약효가 다 되면 또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그제야 병원에 갔는데, 자기가 뭘 안다고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촬영을 해보았으나 심장에는 아무 이상이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296.한가로움을 즐기는 자가 지극한 사람이다. 그는 창가에서, 물가에서, 나무아래서 초점 잃은 멍한 눈으로 먼 하늘, 먼 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목표도 목적도 없는 느긋한 시간을 갖는다. 297.어제 그 마음이 오늘 이 마음일 수 없고, 오늘 이 마음이 내일 그 마음일 수 없다. 어제에 사는 자는 답답하고, 내일에 사는 자는 허황하리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1월 26일, 목요일.새해 들어 '동우회' 첫 탐방 날이다. 이번 탐방은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을 찾기로 했다.오후 1시,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만난 우리는 자하문 쪽을 향해 걸었다. 약 400m를 가다 보니 왼쪽 골목에 '湧金屋'(용금옥)이란 간판이 보인다. 바로 경산(駉山, 홍형기 회장)이 오늘 점심 장소로 예약한 곳이다.옥호(屋號)가 특이하다. 물 솟아오를 용(湧)자에 쇠금(金), 금이 샘물처럼 솟아오른다는 뜻이다. 들어가 보니 한옥 주택을 리모델링해 개조한 추어탕 전문 식당이다.우리가 학창시절엔 장안의 추어탕 하면 신설동의
지하철 2호선을 탔을 때의 일입니다. 내 앞에 젊은이 4명이 나란히 앉아서 자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피곤한 듯 서로 기대어 정신없이 자고 있어서 일행이구나 하고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지독한 방귀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한 청년 A가 눈을 떴습니다. 바로 옆에서 자는 친구 B에게 묻습니다.“너 방귀 뀌었냐?”B는 자다가 깨어 어리벙벙해져서 “아니” 하고 또 잡니다. 다른 쪽 옆 친구 C를 깨워 또 묻습니다. C도 “아니”하고 잡니다. 가장 심각하게 쓰러져 자고 있던 친구 D는 차마 못 깨우겠던지 쓱 보더니 그냥 두고
위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주주 통신원 김혜성 객원편집위원이 근무하는 곳에서 내그림전시회와 한겨레 온 모바일 전시에서 참관한 인연으로 북파에서 바라본 금강산과 내 고향 통천 자주감자밭 수채화 그림 두 점을 기증키로 하여 14일 인도하게 되었다.통일의 염원을 기리는 뜻에서 혼쾌히 기증하게 된 배경이다. 편집: 최호진객원편집위원
새로 이사 오면서 아파트 리 모델링 공사를 한다고 10리터 쓰레기봉투 10매와 과자 두 봉지를 넣어 대문 문고리에 걸어 놓았다.봉투를 열어보니 한 달간 공사를 한다고 양해의 손 글씨 편지를 보기 전에 이미 봉투를 열어서 편지를 읽은 터라 꼼짝없이 자동으로 승인(?)하게 되었다.참 아름다운 모습의 아파트 이웃이 아닌지 새삼 변화를 느낀다. 편집: 최호진 객원편집위원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아 글을 쓴다. 하지만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너무 형편없다. 이게 뭐야, 글 쓰레기잖아? 얼굴을 붉히며 낙담한다. 매번 그렇다. 검토하고 수정 보완하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정도 글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의구심도 갖는다. 절필도 고려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다 부족함의 소산이니 제 글들을 읽을 때 감안하시면 좋겠다. 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을 바보멍청이라 부른다. 어떨 때는 똑똑한 자를 부르는 반의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자기에게 위험과 위협을 가하지 못할 쉽고 약한 상대를 그렇게 부른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 경 주민센터에서 하는 요가 수업이 폐강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다니는 요가 수업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11월 초순에 2022년까지만 하고 그만둔다고 주민센터에 말을 해놨는데 후임 선생님을 구하지 않고 폐강한다고 하셨다.수강생들은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 우리 수업은 등록률 100%이고 참여율도 항상 70% 넘는 열성 요가 팬들이 오는 수업이다. 수강생 의견도 묻지 않고 선생님 그만둔다고 폐강하다니... 이런 일이 어디 있나? 하면서 웅성대다가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해결방안은 없는지 물으러 갔다.담당자
아침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작은형제회 이종한 신부님이었습니다. 날씨도 차가운데 지하철 전포역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식구는 정신없이 허둥지둥 야단이 났습니다. 얼른 뛰어나가 신부님을 집으로 모셨습니다.신부님은 영도 봉래 성당 출신 수사님의 종신 서원에 오셔서 갑자기 저희를 찾아오셨던 것입니다. 신부님은 여행 가방을 풀고 잠시 쉬신 후에 보수동 오래된 책방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치과 예약 등으로 동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에 다시 만난 신부님은 보수동 책방 이야기와 남포동 원산면옥의 냉면 이야기 등을 풀어 놀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291.자기 몸과 마음도 의지대로 못하면서 어찌 타인과 세상이 뜻대로 되기를 원하는가? 어리석은가 모자람인가? 그들보다 자기주제부터 알고 바꾸자. 292.술은 마셔야 취하고, 취하면 흐리멍덩해진다. 흐리멍덩하면 숨김이 없고 솔직해진다. 솔직하면 껍질과 허울을 벗는다. 껍질과 허울 벗으면 흥이 난다. 흥이 나면 삶이 즐겁지 않던가? 흥과 신바람이 행복인생이리라. 293
(리영희 재단 뉴스레터에 미처 싣지 못한 이야기2) 선생님의 한시에 화답합니다.2003년 3월 미국의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하던 날 아침, 리영희샘은 류시춘 등 지인들에게 팩스를 보내셨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찾아온 뇌출혈로 글씨는 삐뚤삐뚤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否氏狂亂 不知其終 (부시의 광란이 그 끝을 알 수 없으니)人類自存 直面危亂 (인류의 생존이 위태롭게 되었다)錦繡疆土 長變火海 (금수강산이 장차 불바다로 변할지니)韓民當呼 反戰平和 (한국민은 마땅히 반전평화를 외쳐야 하리) -‘민주주의 전파’를 구실로 전쟁국가가 되어버린 미국
아내의 발을 닦던 노신사2005년 초여름이던가. 노부부와 나를 포함한 중장년의 여성 등 십여 명은 1박으로 강화도로 여행을 갔다. 저녁에 숙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들이 채근하여 노인은 대야에 담긴 아내의 발을 씻기고 마사지했다. 노인은 결혼 50년 만에 아내의 발을 이렇게 자세히 본 것은 처음이라며 ‘존경한다’는 아내의 발을 오래도록 어루만졌다. 화창한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모두 숙소를 나와 바닷가로 가는 동안 노인, 노인의 아내, 일행 중 젊은 여성과 나 이렇게 넷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게 되었는데 노인과 젊은 여
성공회대 사회학과 김동춘 교수는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정치는 국민의 고통과 자신의 권력을 맞바꿨다”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저는 “눈물에 응답하지 않는 사회”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이태원 참사 이후 세월호 생존자 중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세월호 때도 ‘정치에 이용당한다, 시체팔이를 한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후에도 똑같은 말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이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절망합니다.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창밖에 눈이 펄펄 내린다.함박눈이다.테라스로 올라갔다.앞 모담산에도 뒤 강변에도 눈이 하얗게 쌓였다.장독 앞 눈 위에 '사랑' 이란 두 글자를 써놓고 내려왔다.한데, 왜 그리 가슴이 두근거릴까? 두근대는 가슴을 달랠 길 없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눈은 여전히 내린다. 발걸음을 강변 쪽으로 옮겼다. 나무마다 눈꽃(상고대)으로 장관이다.얼마쯤 가다 뒤를 돌아보니 걸어온 내 발자국이 길게 꾸불꾸불하다.문득,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시가 떠올랐다.踏雪野中去不須胡亂行今日我行跡遂作後人程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어지러이 가지마라!오늘 내가
작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예년에 비해 겨울철 혹한기(酷寒期)가 길어져 눈도 자주 내리고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아침과 낮에도 영하권에 머무는 혹한이 잦아지면서 ‘새들은 이런 혹한기에 어떻게 무얼 먹고 살아갈까?’라는 궁금증이 갑자기 들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집앞의 보도 블록 위에 나무에서 떨어진 것들이 눈에띄어 살펴본 결과,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사진 참조) 새들은 혹한기가 길어져 나무 열매같은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겨울눈(=잎눈과 꽃눈)을 까먹는다는 것을
오로지 식빵만 8년째 만들어 파는 빵 가게가 있다. 우리 동네에서만 6년째다. 테이블도 없는 조그만 가게에서 사장님 혼자 만들고 판다. 그런데 늦은 저녁에 가면 남은 빵이 몇 개 없다. 식빵 가격은 7,000원이라 비싼 편인데 크기도 작다. 한 마디로 품질로 경쟁할 테니 사고 싶은 사람은 사라는 식이다.일반 빵 가게에서 파는 아무것도 안 들어간 식빵은 없고 밤식빵처럼 식빵에 뭔가 맛난 부가물이 들어가 있다. 이것저것 다 사 먹어 봤는데... 나는 팥식빵과 쑥식빵이 제일 맛나고, 남편은 크림치즈 식빵을 좋아한다. 이 식빵 품질은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