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가을, 결혼했다. 집안 어른이 어디 가서 날을 봐주셨는데 11월 2일이 좋다고 했다. 남편은 어른 말씀을 듣지 않고 10월 중순을 고집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나는 순한 남편의 은근한 고집을 이기질 못한다. 할 수 없이 10월 중순 ‘한국의집’ 마당에서 전통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 시작 전부터 날이 꾸물꾸물 거리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천막 아래서 결혼식을 진행했는데 비는 점점 거세지다 못해 쏟아 붓듯 내렸다. 그 비 한 번으로 그 해 농사를 다 망쳤다고 할 정도로 어마무시한 비였다.결혼식은 간신히 끝났는데 하늘이
중계동 산 104번지에는 104마을이 있다. 1967년 청계천, 용산 등지에서 쫓겨난 주민들이 천막을 치며 살면서 시작된 마을이다. 불암산 자락 아래 자리잡은 산동네인 이 마을은 아직도 작은 골목을 끼고 허름한 집들이 40년 전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사람도 살고 있다.이 곳도 개발제한구역과 군사보호구역에서 풀리면서 재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마을 2/3는 아파트로, 1/3은 기존 골목과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식으로 개발한다고 한다. 자연과 벗하여 산새소리, 물소리, 나무소리 들어가며 소박하게 오순도순 살고 있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솔체꽃, 두메부추, 층꽃나무... 이렇게 예쁜 꽃이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다.솔체꽃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꽃말처럼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마을에 전염병이 돌았다. 한 소년이 병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깊은 산에 약초를 캐러갔다. 약초는 구하지 못하고 헤매다 쓰러졌는데, 요정이 나타나 소년에게 약초를 주었다. 소년은 이 약초로 마을 사람들을 살렸다. 소년은 요정과 좋은 사이로 지냈지만 다른 소녀와 결혼한다. 요정은 너무나 슬퍼 매일 울다 죽고 말았다. 산신이 이를 불쌍히 여
태백산을 언제 가봤던가? 30년 전일까? 25년 전일까? 젊어서 남편은 수년 동안 직장산악회 등반대장을 했다. 아이 키우는 나를 두고, 한 달에 한번 단체산행을 갔다. 어느 해 겨울, 태백산에 미끄럼 타러 간다고 했다. 철이 덜 들었는지 몸살이 나도록 가고 싶어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따라 갔다. 그 산행은 어디서 시작했는지 어디로 내려왔는지 아무 기억이 없다. 단지 비료포대 타고 생각보다 심한 경사에 무서워하며 내려 온 기억만...이번에 를 따라 태백산 주목을 보러 갔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살아야 한
남편 취미는 예나 지금이나 등산이다. 지금은 좀 가볍게 산을 다니는 편이지만 젊어서는 30kg 이상도 짊어지고 산에 가곤 했다. 결혼 후 남편의 유일한 소비는 등산장비를 사 모으는 것이었다. 87년 2월이었을 거다. 2인용 겨울 텐트를 마련하고는 눈 덮인 지리산에서 야영을 해보자고 했다. 나는 정말 싫었다. 추위를 몹시 타는 나는 대피소에서 자면 가겠다고 애원했지만, 남편은 최신용 텐트라며 춥지 않을 것을 장담하면서 나를 조근조근 설득했다.순한 남편의 고집을 어찌 꺾으랴. 할 수 없이 텐트 바닥에 깔 스티로폼을 잘라 배낭 옆에 매달
남원 시내에서 지리산을 향해 20분 정도 차로 달려가면 ‘제1회 아름다운 숲 대회(2000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뽑힌 숲이 있다. 남원 운봉읍 행정마을에 있는 ‘서어나무숲’이다. 서어나무숲은 200년 전 행정마을 주민들의 허한 기운을 채우기 위해 조성한 비보림으로 마을 논과 밭 사이에 동산같이 동그마하게 솟아 있다.자작나무과에 속한, 회색빛 반들거리는 껍질을 가진 서어나무는 해발 500~1000미터 우리나라 산지 어디서나 잘 자라는 강인한 나무다. 서어나무 껍질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울퉁불퉁 거칠다. 어느 한 부분
북한산 아래 방학동에서 시작하여 원통사를 거쳐 우이암에 올라 도봉산 입구로 내려왔다. 5시간 코스다.북한산 방학능선 입구 농장에서 무궁화와 프렌치메리골드가 자란다. 이 더위에 살아 피어 있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벌레가 많이 꼬이는 무궁화는 평소에 지저분하다 생각했는데 오늘은 벌레 먹은 잎사귀 위에 살짝 얹힌 꽃봉오리가 참 귀해 보인다. 원통사에 오르면 늘 탁 트이는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저 멀리 수락산과 불암산이 비구름에 가려 운치가 있다. 심지어 수십만
제주도 섭지코지는 유명 관광명소다. 보통 섭지코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바다를 따라 쭉 올라갔다가 등대까지 간 후 돌아온다. 선녀바위와 어우러진 바다 풍광이 멋진 길이라 대부분 바다 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다 온다. 그런데 눈을 반대로 육지 쪽으로 돌리면 은근 아기자기한 제주도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작년에 소개한 글라스하우스, 유민박물관 등 일본 건축학자 안도 다다오 작품 구경도 좋고 바람의 언덕에만 올라가도 좋다. 바람의 언덕 아래 휘닉스 아일랜드로 내려가는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 미로 돌담길을 만난
백제 때 세워진 천년 고찰 선운사(禪雲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워낙 유명한 절이다. 선운산은 선운사의 유명세에 가려지곤 하지만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이 많다. 선운산은 중생대 백악기 후반 8500만 년 융기한 화산이 굳은 화강암 산이다.(주)바위도 멋지지만 4월에는 산 입구에서부터 약 4㎞에 걸쳐 500년 간 조성된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 184호)에서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여름에는 사시사철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울창한 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길을 숲내음 맡으며 걸을 수 있다. 9월이면
지난 주말, 북한산 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산에 올라 능선을 타며 이런저런 몇 봉우리를 보다가 구기탐방지원센터로 내려왔다. 먼저 비봉에 올라 서쪽으로 떨어지는 향로봉을 보고 사모바위와 승가봉을 지나, 문수봉을 거쳐 문수사로 내려오면서 대웅전 앞에서 보현봉을 보고 구기계곡으로 떨어지는 코스다. 모양이 조선시대 문무백관이 착용하던 사모(紗帽) 같다 해서 이름 지어진 사모바위 근처에 갔는데 눈에 번쩍 띄는 아름다운 꽃이 보였다. 향기도 솔솔 났다. ‘수수꽃다리’다. 사모바위 아래 무리지어 피어있다. 수수꽃다
(사)숲과문화연구회에서 5월 숲 탐방지는 계족산성으로 정했다. 5월 19일 계족산성 탐방 안내자는 임주훈(해밀 산림생태 입지연구소장)박사다. 지난 아미산 탐방 안내자 국민대 김기원 교수와 마찬가지로 A4 용지 12쪽에 달하는 안내서를 준비했다. 기필코 우리를 공부시키고야 말겠다는 두 분의 지극 정성에 감복하여 열심히 안내서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계족산성 탐방 후 남간정사와 동춘당도 구경했다.대전 하면 생각나는 산은 계룡산(鷄龍山)이다. 계룡산은 대전 서쪽에 있는 산으로 줄지어 이어진 봉우리가 닭 볏을 쓴 용과 닮아 계룡산이라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서 산철쭉을 꼭 찾아보고 싶었다. 이번엔 4.19탑에서 북한산둘레길로 해서 독립운동가 강재 신숙선생 묘소를 지나 진달래 능선을 타고 대동문까지 갔다가 아카데미하우스로 내려왔다. 산철쭉은 보이지 않았다. 계절이 지나서 찾을 수 없었을까? 아무리 둘레둘레 열심히 찾아보아도 산철쭉 비슷한 색도 볼 수 없었다. 여전히 군데군데 연분홍 철쭉만 피어있었다. 내년에 오면 만날 수 있을라나? 비록 산철쭉은 찾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보석 같은 꽃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
철쭉이 화려하게 피어올랐다가 지는 때다. 나는 이상하게 철쭉은 별로 매력이 없다. 한 뿌리에서 나오는 꽃잎 색이 너무 강렬하다. 모두 희거나, 모두 빨갛거나, 모두 자주색이거나, 모두 분홍이다. 꽃잎에 농담도 없어 꼭 조화 같다. 숨 쉬기도 힘들만큼 빽빽하게 핀 꽃이 안쓰럽기도 하다. 사실 공원 등지에서 철쭉이라 하는 것은 산철쭉이거나 철쭉의 개량종인 영산홍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을 붉게 물들인다는 의미인 영산홍은 이름 그대로 군락으로 화려하게 피지만 진짜 철쭉은 수줍은 새색시 같이 나무 사이에 숨어 살
(사)숲과문화연구회는 1년에 국내숲탐방 7회, 해외숲탐방 1회 진행한다. 올해는 첫 숲탐방을 지난 4월 21일, 당진 아미산으로 갔다. 한겨레 주주통신원 박봉우 선생님이 이 연구회 회장이다. 숲 전문가(학자, 관료), 숲 해설가들이 주회원이지만, 숲을 단순히 즐기고 싶은 나 같은 문외한도 언제든 환영해준다. 이 연구회가 진행하는 숲 탐방에 세 번 참가했다. 작년 여름에 홍천 미천골, 가을에 완도군 청산도, 그리고 이번 아미산이다. 숲문화연구회 탐방은 정상을 향해 쉼 없이 내달림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숲 전문가와 해설가들이 이런
하노이는 1010년 베트남 리[李] 왕조가 수도로 정한 뒤, 1802년 베트남 마지막 응우옌 왕조가 수도를 후에로 옮길 때까지 베트남 수도였다. 1902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수도가 되었고, 일본 점령기(1940~45)에도 행정중심지였다. 일본이 패망한 1946년 다시 프랑스 지배를 받기도 했지만, 1954년 프랑스 패배 후 북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다. 이때 호찌민(사이공)시는 남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다. 미국과 20년 전쟁 후 북베트남이 승리하면서 1976년 통일 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다.우리가 하노이에서 묵은 곳은 구시가지 내에 있는
다낭에서 하노이까지 간 것은 순전히 하롱베이를 보고 싶어서였다. 하롱베이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되기도 했지만 하롱베이 사진을 본 순간 죽기 전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롱베이 방문 준비는 허술했다. 호텔 예약 시 메모칸에 ‘하롱베이 1박 2일 관광을 갈 예정이니 소개해 달라’고 쓴 것이 전부였다. ‘하노이에 도착하면 호텔에서 소개받지 뭐‘가 다였던 것이다.하노이 호텔 매니저는 우리를 위해 자리를 잡아 놓았다고 했다. 적정 가격 같아서 바로 구매하려했는데 크루즈 회사로부터 막 자리가 나갔다는
셋째 날은 호이안에 갔다. 호텔에서 호이안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알선하고 있어 편하게 갔다. 왕복 교통비는 1인당 3500원 정도.다낭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호이안이 있다. 호이안은 15세기부터 중국, 일본, 인도, 포르투갈, 프랑스 등 많은 상인들이 머물며 교역하던 국제 무역항이다. 특히 중국, 일본에서 온 상인들이 정착하면서 다양한 목조가옥과 여러 문화가 혼합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19세기 무역항이 다낭으로 이전하면서 호이안은 활기를 잃었다. 하지만 200년 넘는 올드타운을 고스란히 보존하여 유네스코 세계문
다낭 둘째 날은 ‘후에’에 갔다. ‘후에’는 베트남 마지막 봉건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수도다. 응우옌 왕조는 1802년~1945년까지 베트남을 통일하여 다스렸다. 응우옌 왕조는 1858년부터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속하면서 83년간 프랑스 지배를 받았다. 일본이 인도차이나에 진격한 1941년에서 2년 간 일본과 프랑스의 공동 지배를 받기도 했다. 왕조 탄생 56년 이후부터 외세의 침략으로 실권 없이 명맥만 유지하다가 1945년 남북에 두 베트남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사라졌다.‘후에’에서 우리가 구경한 곳은 '티엔무 사원'
요새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국가는 베트남이라고 한다. 나도 그 시류에 따라 베트남을 가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다른 여행과 달리 떠나기 전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베트남 사람에게 적어도 3번 사과할 것!!!'베트남 전쟁은 1955년 시작되었다. 미국은 1964년 통킹만 사건(조작으로 밝혀짐)을 빌미로 50만 대군을 이끌고 전면전을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요청(혹은 미군철수 우려에 따른 자발적 파병)에 따라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약 32만 명을 파병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지난 11월 5일 단풍구경하러 운악산을 올랐다. 사실 11월 초순은 운악산 단풍 절정기는 아니다. 10월 중순이후가 절정이다. 그래도 올 마지막 단풍 구경이다 생각하고 갔다.운악산 등산은 4번째다. 운악산은 감악산, 관악산, 송악산,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에 속한다. ‘악’ 소리가 날 정도로 바위가 많고 산세가 험하다. 이전 세 번은 그저 운악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걸었는데... 이젠 내가 힘이 달린 건지... 겁이 많아진 건지... 바위에 박힌 쇠발굽을 밟고 올라가는 길을 쇠줄을 잡고 벌벌 떨면서 갔다. 예전에도 이렇게 무서웠었
난 건축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그런데 이 건물을 보고는 그만 홀딱 반해버렸다. 바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다. 제주 섭지코지에 있다. 유리를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했다는 는 정동향을 바라보는 곳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는 2층 건물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건물 전면에는 지그재그 정원이 있다. 마치 거친 제주 바람과 파도를 달래가며 꽃들이 함께 놀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준 듯 하다.
프라하는 관광 도시답게 늘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한국관광객도 많아 어딜 가나 우리말이 들린다. 프라하성과 카를교, 화약탑과 시민회관, 구시청사와 '얀 후스' 동상이 있는 구시가지 광장 등 볼거리가 몰려있는 프라하 1지구 주변은 늘 사람들로 복잡하다. 이틀 정도 사람 많은 곳에 있다 보면 조용한 장소가 그립다. 사람들에 부대끼지 않고 슬슬 걷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비쉐흐라드(Vyšehrad))다.비쉐흐라드가 프라하 중심가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졌느냐? 아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비쉐흐라
체코 음식은 육식 위주다. 돼지 앞다리를 바베큐한 ‘꼴레노(Kolono)’는 체코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립(돼지고기)도 유명하다. 육식을 즐기면 좋으련만 육식을 그리 즐기지 않는 나는 먹을 게 없다. 우리 식구 모두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편이다. 그런데 체코 음식을 짰다. 가볍게 먹자고 들어간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도 짰고 피자도 짰다.왜 체코 음식은 짤까? 중세 체코에서는 용병들에게 소금을 월급으로 줄 정도로 소금은 아주 중요한 광물자원이었다. 귀족요리에나 소금을 넣을 수 있었다. 소금이 들어간 짭짤한 음식은 귀한 음식이었고
바람이 밀려왔다. 바람의 진원지는 EBS의 ‘세계테마기행’. 이 녀석이 늘 나에게 바람을 잡는다. 2016년 11월 8일 방영된 EBS의 ‘세계테마기행’ 체코편에 나온 ‘보헤미안 스위스 국립공원(혹은 체스케 슈비차르스코 국립공원)의 비경은 내 마음을 빼앗아버렸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고 빌면 이루어지는 건지... 지난 6월 초 드디어 가게 되었다.동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라고 하면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뽑힌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 호수 공원’이다.
사카당 산책길을 나와 옌즈커우 산책길을 향해 차로 이동했다. 중간에 산사태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도로를 지나갔다. 대만은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이고 3월부터 10월까지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드는 나라다. 작년 9월 말에도 태풍 메기가 대만 전역을 휩쓸며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한다. 작년 9월 27일 하루 동안 화롄(花蓮)현에는 870㎜, 화롄과 바로 붙은 이란(宜蘭)현에는 1천127㎜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하니 타이루거 협곡도 온전할 리 없겠지...옌즈커우 산책길은 리우강변으로 난 8번 국도를 따라 가면 나온다
딸과 같은 대학을 다닌 친구 2명이 우리 집에 왔다. 한 명은 쉬운 우리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에리카다. 한국에서 영어학원 선생으로 3년 일하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 잠시 우리집에 머물렀다. 다른 한 명은 한국말을 ‘아버님, 어머님,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좋아요, 괜찮아요. 맛있어요.’ 등만 할 줄 아는 밴쿠버에서 사는 데이빗이다. 지난 2월에 한국을 방문하여 일주일간 우리집에 머물렀는데, 한국이 엄청 좋았던지 또 휴가를 내고 두 달 만에 다시 왔다.지난 2월, 데이빗이 왔을 때 휴가내기 어렵다는 딸을 대신해
엄마를 모시고 오랜만에 나들이를 갔다. 벚꽃이 한창인데 집에 있기 답답하실 듯해서다. 엄마는 2년 전 고관절을 다친 후 평지 200m도 단번에 걷기 힘들어 하신다. 나들이가 운동으로 이어지면 정말 좋으련만... 그저 차타고 눈구경 하는데 만족해야한다.이번 나들이는 강릉바우5길로 정했다. 강릉바우길은 대관령에서 시작해서 바닷길로는 북쪽 주문진해변에서 남쪽 옥계해변까지, 산으로는 남쪽 석병산까지 아우르는 17개 구간과 눈꽃마을길, 울트라바우길, 계곡바우길, 국민숲길까지 21개의 코스를 갖고 있는 트레킹 코스다.
일본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대만을 강압통치 했다. 1937년 일본은 대만에 있는 ‘아리샨(아리산) 국립공원’, ‘따둔샨(대둔산) 국립공원‘, ’타이루거(태로각) 국립공원’을 대만에 있는 3대 일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숨겨져 있던 타이루거 계곡은 세상에 드러났다. 일본이 선정한 3대 대만 공원 중 ‘아리샨 국립공원’은 지도에서처럼 대만 중부에 위치하고 있다. 대만 지도를 보면 북에서 남으로 길게 뻗은 산맥이 있다. 3,000m급 높은 봉우리가 133개나 이어지는 종양샨마이(중앙산맥)이다. 종양산
물을 넣어 반죽한 흙에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는 것을 안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점토로 모양을 만들고 불에 구운 토기에 물 등을 넣어 사용했다. 이후 1,300도 이하에서 질그릇을 구우면서 도기(陶器)의 시대가 온다. 도기의 발명은 인류 역사에서 획기적 지표라 할 정도로 인류 문명의 중요한 시작이다. 자기(瓷器)는 순백의 고령토를 빚어 그 위에 유약을 바르고 1,300∼1,500도의 높은 온도에 구워낸 것이다.중국 도자기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가졌다. 당나라 때부터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 원나라 때는 무역 상품으로
타이베이 두 번째 날에 국립고궁박물원(National Palace Museum)에 가기로 했다. 대만에서 제일로 가고 싶었던 곳이다. 고궁박물원은 영국 대영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다. 고궁박물원에는 중국 신석기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송, 원, 명, 청 등 4왕조 황제들이 소장했던 유물과 황실에서 제작한 중화문물 최고 명품들이다. 어떻게 이 유물들이 중국에 있지 않고 대만에 와 있을까?1924년 청나라가 망한 후 청 황실이 자금성에
친구가 대만 타이난(臺南)에 아파트 분양을 받아서 1월 초순에 입주했다고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식구들에게 함께 가겠냐고 넌지시 물어봤다. 딸이야 어딜 가든 따라오는 아이라서 문제가 없지만, 남편은 은근 까다로운 편이라서 거절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함께 가잔다. 대신 낮에는 같이 다니고 잠은 호텔에서 자는 조건으로... 그렇게 하면 초대한 친구가 오히려 불편해할 것 같다며 가지 말자 했더니 아무 말이 없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부인(不人)’이란다. 무서워서(?) 할 수없이 따라간다는 의미다.
완도군은 우리나라 제일 남쪽에 자리하고 있어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완도군의 섬은 265개(유인 55, 무인 210)라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 보길도라고 한다. 오죽하면 고산 윤선도가 제주도로 살러 가려다 풍랑을 만나 잠시 피하려고 들어온 보길도 부용동에 반해 평생을 살았을까?이렇게 아름다운 보길도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완도 노화도항에 9시 50분 배를 탈 생각에 30분 일찍 갔는데 아뿔싸... 승선 차량이 많아 10시 50분 배를 타야한단다. 차를 포기하고 갈 수는 없는 일. 할 수 없이 차안에서 1시간 이상을